이제 우리에게 좀비는 전혀 낯선 단어가 아니다. 영화로 드라마로 그리고 많은   다른 형태의 이야기로 좀비는 우리에게 알려졌고 익숙해졌다. 그리고 그 좀비를   소재로 많은 이야기들을 새롭게 만들어지고 있다. 어쩌면 뱀파이어 등의 다른 존   재들보다 좀비는 훨씬 빠르게 우리에게 익숙해지고 녹아들었다고 할 수 있다. 좀   비가 그렇게 빠르게 익숙해진 것은 사실 놀라운 일이라고 할 수 있다. 흡혈귀의   경우에는 실제로 우리에게도 그 비슷한 전설이 존재할 정도로 그렇게 낯설지는   않지만 좀비는 그 자체로 너무나 낯선 형태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좀비가 우리   에게 익숙해진 것은 좀비라는 존재가 갖고 있는 묘한 확장성과 그 확장된 이미지   가 우리가 지금 살고 있는 세상을 잘 담아내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대학로 좀비   습격사건도 바로 좀비라는 소재를 통해서 우리가 사는 세상을 담아낸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좀비의 가장 특별한 부분은 바로 그 시작부터 다양하게 설정해야 하는 존재라는   것이다. 어느날 갑자기 나타났다거나 전설상의 어떤 존재라는 설정이 설득력을 갖   지 못하는 것은 그만큼 좀비라는 것이 낯선 존재이고 새롭게 우리에게 알려진 소재   이기 때문일 것이다. 그래서 많은 좀비 이야기들은 그 시작부터 다양하게 설정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그리고 그러한 좀비 이야기의 보편적인 모습을 이 작품 대학로 좀   비 습격사건에서도 우리는 잘 만날 수 있다. 군부와 정치가들의 야합과 음모로 만들   어진 좀비는 하지만 그 좀비를 만든 과학자의 어긋난 사랑으로 인해서 세상에 풀려나   게 된다. 물론 그 모체가 풀려난 것이 아니라 그 모체에서 감염된 인간들이 좀비가   되고, 그 좀비들은 다시 모체의 지배를 받으면서 다시 감염을 반복하는 모습을 보이   지만 말이다. 하지만 그렇게 세상에 풀려난 좀비들의 이야기는 다시 보통의 다른 좀   비들의 이야기처럼 좀비와 인간의 추격전과 사랑하는 사람을 구하려는 조금은 무모   한 도전, 그리고 나름의 이유로 사건을 해결하려는 형사와 그 모든 사건의 원흉이 되   는 이들의 각자의 사정이 더해져 엄청난 속도로 달려가기 시작한다. 아무도 제어하지   못하는 그 사건 속으로 말이다.   이 대학로 좀비 습격사건의 가장 흥미로운 부분은 이 이야기에서 좀비는 가해자이   면서도 피해자의 양면성을 다른 좀비 이야기보다 더 분명하게 보여준다는 부분이   아닐까 한다. 그것은 좀비가 된 존재들의 각각의 사정을 설명하는 작가의 시선이 묘   하게 따뜻한 것에서 느낄 수 있다. 그리고 그 좀비들이 습격하는 존재들이 공권력의   상징인 군인들이라는 것에서 더욱 그러한 생각을 갖게 한다. 그것은 이 대학로 좀비   습격사건이 담아내고 싶었던 것은 바로 우리 사회 모순과 그 사회의 모순으로 사회에   서 밀려난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가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한다. 그래서 그   좀비들이 국가 권력을 상징하는 존재들에게 공격을 가하는 장면에서 조금은 미묘한   양면적인 감정을 느끼게 되는 것이 아닐까 한다. 하지만 역시 아직은 국민이 제대로   주인이 되지 못하는 우리 사회의 모습을 그대로 담아내는 것처럼 대학로 좀비 습격   사건의 결말은 상당히 씁쓸하다. 그 험난한 장애를 겨우 견디고 빠져나온 두 명의 청   춘 남녀, 그다지 희망을 기대하지 못하는 세상을 견디며 살았던 두 명에게 남겨진 미   래는 여전히 암울하기 때문이다. 결코 해피엔딩은 아니지만 그럼에도 슬픈 결말이라   고만 말할 수도 없는 대학로 좀비 습격사건의 결말은 어쩌면 아무런 생각없이 좀비처   럼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행복하냐고 물어오는 것 같다고 하겠다.

대학로좀비습격사건, 좀비, 우리가만든세상, 대학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