렛 미 인은 두 가지 영화가 존재한다. 하나의 원작을 갖고 만들어진 이 두 영화는 유

 

럽과 미국의 문화적 차이를 보여준다. 하지만 미국판 렛 미 인을 만든 매트 리브스 감

 

독이 이 영화를 책을 기본으로 완전히 처음부터 만들었다고 말했지만, 불행히도 그 말

 

을 믿을 수 없는 것은 바로 이 미국판 렛 미 인은 자잘한 설정들을 바꾸었지만 유럽판

 

렛 미 인을 그대로 가져온 영화라는 것이다. 그럼에도 이 렛 미 인 미국판은 아쉽게도

 

유럽판에 비해서 조금은 부족한 영화를 보여준다. 그것은 어쩌면 같은 이야기를 보고

 

도 다르게 느끼는 미국인과 유럽인의 시각차를 보여주는 것일지도 모른다.

 

  이 렛 미 인의 미국판에서도 그 이야기는 조금도 다르지 않다. 기본적인 내용에서부

 

터 원작이 이야기를 살짝 바꾼 후반부의 이야기까지 그대로 유럽판의 이야기를 옮겨

 

다 만들었다는 것을 깊이 생각할 것 없이 금방 알 수 있다. 물론 인상적인 것은 역시 뱀

 

파이어라는 배역에 너무나 잘 어울리는 외모를 갖고 있는 클로에 모레츠의 이미지이기

 

는 하지만 그것을 제외하고는 상당히 많은 부분에서 아쉬움이 더 큰 것이 이 미국판 렛

 

미 인이다. 그것은 역시 같은 이야기를 다르게 느끼는 미국과 유럽의 시각차처럼 느껴

 

지기도 하지만 또 하나 인상적인 것은 어쩌면 영화에서 움직이는 이들을 바라보는 시

 

선의 차이가 아닐까 생각하게 된다. 카메라를 통해서 영화를 보는 우리의 시선의 유럽

 

판과 미국판의 결정적인 차이를 보여준다. 그것은 살짝 마치 연극을 보는 것처럼 한걸

 

음 물러나서 보게 되는 유럽판은 개인적인 감정이입을 하지 않고 영화속의 그들의 사

 

랑을 만나게 되지만, 미국판은 그들 속으로 들어간 카메라 시선으로 2인칭의 시선으로

 

그들을 만나게 된다. 그것이 바로 미국판과 유럽판의 차이를 만들어낸 것이 아닐까 한

 

다. 결국 그때문에 미국판은 조금 더 애절하게 그들의 사랑을 보고, 왕따 소년 오웬에

 

게 감정이입하게 되지만, 어느 순간 그것이 지나쳐 렛 미 인을 사랑 이야기가 아닌 단

 

순한 공포물로 바꿔어버린다. 결국 긴 시간을 견뎌야 하는 일이 남은 그들의 사랑이 유

 

럽판에 비해서 미국판은 그렇게 힘겹지 않게 느껴진다는 것이다. 그래서 이 미국판 렛

 

미 인은 조금 가벼워져 버린 느낌을 받지 않을 수 없다.

 

  또 하나의 차이점은 집을 떠나는 오웬이 집에 갖는 감정이 유럽과 미국이 다르다는 것

 

이다. 미국판 오웬의 집은 어머니의 광신적인 종교관이 이야기를 더욱 종교적으로 이끌

 

어 들인다. 더불어 미국판의 배경으로 펼쳐지는 레이건 시대의 미국이 배경이 되어 가족

 

의 해체와 미국이라는 나라의 영화들이 갖고 있는 종교와 가족에 대한 맹목적인 이끌림

 

을 그대로 갖고 있다. 반면에 유럽판의 오스칼의 가족은 이혼을 한 가족이기는 하지만

 

여전히 오스칼은 아버지와 연결을 갖고 있고, 어머니는 최대한 따뜻하게 오스칼을 보듬

 

는다. 그것이 결정적으로 오웬과 오스칼이 집을 떠나는 상황의 차이를 만들어냈다. 오웬

 

은 세상만큼 냉냉한 집을 떠나는 것이지만, 오스칼은 힘겨운 세상에서 자신을 지켜주던

 

따뜻한 집을 떠나는 것이기에 그들의 마지막 모습의 느낌은 달라지는 것일지도 모른다.

 

그리고 그것이 결국 미국판과 유럽판의 차이를 만들어낸 것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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