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몇년의 경향이라 말할 정도는 아니지만, 일본 작가의 작품이 영상으로 만들어

 

져 우리를 찾아왔다. 그리고 그 작품들은 명작까지는 아니라 해도 어느 정도 사람들

 

의 사랑과 인정을 받았다. 그 종류도 다양해 현재 일본의 가장 주목받는 작가들에게

 

과거의 대작가의 소설까지 다양하게 만들어졌다. 물론 우리의 입장에서는 우리의 작

 

가들이 쓴 작품이 아니라는 부분에서 살짝 아쉽지만, 그것은 또한 우리 문학에서 잃

 

어버린 한 영역에 대한 독자들의 갈증을 일본 작가들이 풀어주고 있어서일 것이다.

 

그렇게 우리를 찾아오고 영상화된 작품이 바로 이 '미야베 미유키'의 '화차'다.

 

  현재의 일본 작가들은 사실 장르적으로 구분이 되지 않는다. 장르가 섞였다는 것보

 

다는 그 벽이 없어졌다고 할 수 있는 모습을 보여준다. 그것에는 다양한 이름의 '상'

 

이 만들어져 독자들의 지지 속에서 성장하고 그러면서 순수 문학과 장르 문학이라는

 

그 벽이 없어진 것도 영향을 주었다 할 수 있다. 그리고 그렇게 성장한 작가들 중에서

 

대표적인 작가가 바로 '미야베 미유키'라고 할 수 있다. 그녀의 이 작품 '화차'는 상당

 

히 흥미로운 시작을 보여준다. 결혼을 앞 둔 여자가 갑자기 사라지고, 그녀의 흔적을

 

쫓아보지만 그동안 알고 있었던 모든 것이 가짜인 상황에서의 추적이 사회적 이슈와

 

맞물려 흥미롭게 독자를 이야기 속으로 끌어들인다. 그리고 독자는 어느새 500페이지

 

가까운 책을 단숨에 읽게 된다. 그 이유는 역시 사라진 여자와 얽히는 직접적으로 우

 

리가 현실에서 마주치는 문제들이 너무나 선명하게 그 이야기에 녹아있기 때문일 것

 

이다.

 

  이 작품은 많은 부분을 '신용 카드'와 '대출', 그리고 '파산' 등을 이야기하는 것에

 

사용한다. 그런 부분에서 이 작품을 '사회파 추리 소설'이라 말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단순하게 그런 식으로 하는 분류가 아쉬운 작품이기도 하다. 그것은 여러 사건

 

으로 마지막까지 몰린 사람의 이야기를 이 작품 '화차'에서 만날 수 있기 때문이다. 더

 

불어 작품 속의 상황은 '버블기'의 마지막 일본의 모습과 닮아있는 우리의 모습이 바

 

로 이 작품 '화차'에 그대로 담겨있고, 그 시절 일본의 마지막을 향해 달려가는 우리의

 

모습이 닮아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들과 닮은 우리 이웃이 너무나 현실적으로 우리

 

에게 다가오기 때문이다. 잔인하도록 닮은 모습으로 말이다.

 

  이 책은 이미 영화로 만들어져 개봉을 기다리고 있다. 책과 영화, 일본과 한국의 차

 

이로 많이 바뀌고 재구성되었을 것이다. 하지만 책에 담겨진 극한의 상황까지 내몰린

 

사람의 이야기는 제대로 담아주었으면 하고 바라게 된다. 그것이 바로 가장 이 책이

 

독자에게 전하려 했던 것과 이어질 것이기에...

화차, 미야베미유키, 사라진여자, 개인파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