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의 기억은 일정한 시기까지 계속 채워지고

 

어느 시점을 정점으로 새로운 기억과 간직한 기억을

 

선택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마치 가득 채워진 컴퓨터의

 

하드 디스크를 비워내듯이 말이다

 

때로는 하드 디스크에 담긴 자료들을

 

다른 메모리 카드나 CD나 DVD로 옮기는 것처럼

 

일기를 쓰거나 메모를 해서 남기는 것일지도 모른다

 

가끔 책상을 정리하다 오래전의 일기장을 펼친다

 

조금은 부끄러운 그 일기장에 담긴 내용들을 보면서

 

그 일기장에 쓰여진 이름들이 나를

 

오래전 잠시 잊고 있던 시간으로 데리고 간다

 

그 시간들이 그리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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