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살아가면서 세상의 무엇보다 무서운 것은 사람이라는 이야기를 하고

 

는 한다. 그것은 아마도 아무리 가까운 존재라고 해도 그 사람의 생각을 모두

 

아는 것이 불가능하기 때문일 것이다. 불확실한 것을 싫어하는 우리이기에 세

 

상의 어떤 것으로도 분명하게 규정하지 못하는 사람이란 존재는 또다른 공포의

 

주체가 되는 것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그리고 그 공포는 우리에게 익숙한 인간

 

의 모습을 훔친 외계인의 침공이라는 것으로 다시 모습을 바꾸어 우리를 찾아왔

 

다. 모습은 바뀌었지만 그 공포의 핵심은 결국 확실하게 알지 못한다는 것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작품 '시크릿 인베이전'은 바로 그러한 이야기다.

 

  '시크릿 인베이전'은 모습을 바꿀 수 있는 외계종족 '스크럴'의 침략을 다루고

 

있다. 그리고 이 이야기는 직전의 중요한 이벤트였던 '시빌 워'와도 이어진다. '시

 

크릿 인베이전', 즉 '스크럴'의 조용하고 은밀한 침략이 이루어지는 상황에서 그들

 

의 침략에 대항할 수 있는 막강한 힘과 능력을 가진 슈퍼 히어로들은 '시빌 워'의

 

여파로 여전히 분열된 모습을 보이고 있고, 그들의 갈등의 골은 너무나 깊다. 그

 

런 상황에서 이루어진 조용하지만 강력한 침략에 슈퍼 히어로들은 잠시 갈등을

 

미뤄두고 '스크럴'의 침략에 대항하기로 한다. 하지만 여기에 또하나의 문제가 끼

 

어든다. '스크럴'은 모습을 바꿀 수 있고, 슈퍼 히어로들의 모습으로 그들 속에 이

 

미 오래전부터 들어와 있었고, 더구나 완벽한 침투를 위해서 자신이 '스크럴'이라

 

는 것까지 잊고서 침투했다는 것이다. 결국 슈퍼 히어로들도 독자도 누가 '스크럴'

 

이고 누가 진짜 슈퍼 히어로인지 혼란스러운 상황에서 이 거대한 침략을 만나게

 

된다. 그리고 그 아무도 믿지 못한다는 것이 공포가 되어 이 이야기를 지배한다.

 

  이 작품 '시크릿 인베이전'은 '시빌 워'를 정리하고 마무리하는 역할도 하고 있

 

다. '시빌 워'라는 전무후무한 슈퍼 히어로 사이의 전쟁에도 '스크럴'의 음모가

 

숨어있었다는 설정을 통해서 '시빌 워'의 이야기로 혼란에 빠진 독자들을 달래

 

는 모습을 보인다. 자신이 좋아한느 슈퍼 히어로가 악당이 아니었다는 위로를

 

말이다. 하지만 그런 부분보다 더 이 작품 '시크릿 인베이전'이 전하려는 이야기

 

는 아무도 믿을 수 없는 세상, 일명 'X맨'이 판치는 세상에서 느끼는 우리의 불안

 

을 이야기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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