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 무척이나 힘이 들었던 적이 있었다.

 

앞이 보이지 않았고, 무엇을 해야 할지, 무엇을 하고 싶은지, 그리고 왜 살아야 하

 

는 지까지 모든 것이 불분명하고 어렵기만 하던 때가 있었다. 그리고 그때 만났던

 

것이 바로 '에반게리온'의 TV 시리즈였다.

 

그곳에는 나와 같은 고민을 하는 소년이 있었다.

 

'신지'라는 그 소년은 왜 살아가야 하는 지도, 무엇을 해야하고, 왜 해야 하는 지

 

도 몰랐다. 그리고 그는 하고 싶은 일 조차도 없는 소년이었다. 그렇게 당시의 나

 

의 모습과 겹쳐진 그 소년의 여정을 따라 3일동안 너무나도 열심히 '에반게리온'을

 

보았다. 그리고 TV판의 마지막 장면을 보면서 나는 다시 세상으로 나아가 다시 살

 

아야 한다는 것을, 그 결심을 할 수 있었다.

 

그리고 긴 시간이 흘러 다시 '에반게리온'이 돌아왔다.

 

첫번째 '서'에서 여전히 신지는 예전의 그모습 그대로의 소년이었다.

 

그리고 다시 한번 그때의 신지와 같은 모습으로 돌아가 있던 나에게는 오래된 친구

 

를 만난듯 아련하게 슬프면서도 반가운 만남이었다. 그리고 이번 두번째의 신극장

 

판 '파'로 돌아온 '신지' 변화하기 시작했다.

 

고민하고 힘들어 하면서 자신의 속에서 숨어있던 신지가 스스로의 선택으로 일어선

 

다. 그리고 너무나도 인간적이 않은 인물 '아야나미 레이'는 스스로 인간이 되는

 

선택을 시작한다.

 

그렇게 '에반게리온 두번째 신극장판 : 파'는 과거의 '에반게리온'을 파괴하면서

 

새로운 이야기를 들려주기 시작한다. 그리고 그 이야기는 긴시간을 지나 과거의 이

 

야기에서 힘을 얻었던 이들에게 다시 한번 일어설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준다.

 

다음에 어떠한 이야기로 어떠한 메세지를 풀어낼지 아직은 알 수 없지만, 에반게리

 

온에서 얻을 수 있는 최고의 선물인 '다시 일어나야 한다는 마음'을 얻은 에반게리

 

온의 과거의 친구중 한명인 나에게는 이번 '파'는 최고의 친구와의 재회였다.

 

그리고 아직도 한번더 이 친구와 만날 기회가 있음이 기쁠 뿐이다.

 

사실 영화를 판단하는 별표가 '에반게리온'에게 무슨 소용이 있을까.

 

'에반게리온'은 스스로 찾아내야할 수많은 메세지로 채워져 있는 작품인데 말이다.

 

 

 

딱하나 아쉬운 것은 자막에서 '레이'를 모두 '레이'로 통일해 버린 것이다.

 

대한민국이 통일이 빨리 이루어졌으면 하는 마음에서 한 통일일지도 모르겠지만,

 

분명한 것은 일본에서의 상대방과의 호칭에서 이름과 성, 각각을 부름으로해서 생

 

기는 그 미묘한 늬앙스를 잃어버린 번역이었던 것 같아 아쉬울 뿐이다.

 

스포일지도 모르지만, 왜 신지가 마지막에 '나의 '아야나미'를 돌려줘'라고 외쳤는

 

지를 그냥 모두 통일해 버리면 느끼지 못하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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