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프터 스쿨'은 그 시작부터 참 특별한 그룹이었다.

  일종의 틈새시장을 잘 개척한 그룹이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녀들이 처음 데뷔했을 때는 '소녀시대'와 '카라'가 제대로 자리를 잡고 그러한

스타일의 그룹들이 바로 여성 아이돌 그룹의 대표적인 성공 사례로 생각되던 시기

였다. '소녀'다운 감성과 '소녀'다운 모습에 '소녀'다운 음악을 들려주는 그룹들이

바로 성공의 조건이었던 것이다.

  그런 상황에서 등장한 '애프터 스쿨'은 조금은 특별했다.

  '소녀'들의 아이돌 그룹이라는 공식을 깨고, 조금은 유행이 지난 것 같은 한 동안

유행했지만, 또한 그렇게 큰 인상을 남기지 못하고 살라진 '언니들 그룹'의 모습이

었기 때문이다. 거기다가 리더인 '가희'의 나이와 경력이 알려지면서 그러한 느낌

은 더욱 강했다. 분명 더 멤버들이 평균 나이와 음악적으로 더 강한 느낌을 주는 

'브라운 아이드 걸스'가 있었음에도 '애프터 스쿨'은 꽤 나이든 그룹이라는 느낌을

주었다. 그리고 사실상 '베이비 복스' 이후로 그러한 스타일의 여성 그룹이 성공하

지 못했기에 그녀들의 앞날은 더욱 험난하게 보였다.

  하지만 지금 보는 것처럼 그녀들은 성공적인 길을 걸어오고 있다. 많은 멤버들과

새롭게 투입되는 멤버들, 그리고 다양한 유닛 활동에 솔로 활동까지 어떤 의미에서

'애프터 스쿨'은 '애프터 스쿨'이라는 그룹으로는 '걸 그룹'의 틈새 시장을 공략하고

많은 숫자의 멤버들을 잘 활용해서 그룹으로서도 멤버 각자의 경우에도 더욱 오랫

동안 생존할 수 있는 방법을 만들어내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이 앨범은 꽤 재미있다. 그리고 꽤 특별하다.

  사회적인 상황에 밀려 그렇게 좋은 성적을 보이지 못했던 '뱅'을 다시 만날 수 있

고, 지금 활동하는 곡인 'Shampoo'의 경우에는 기존의 '애프터 스쿨'의 음악적으

로는 조금 차이가 있는 차라리 '소녀적인 감성'의 그룹들에 더욱 어울리는 것처럼

보이지만, 그녀들의 장점인 퍼포먼스까지 더해지면서 '그녀들의 노래'로 변하는 것

을 볼 수 있다. 분명 '애프터 스쿨'은 그렇게 '노래'와 '퍼포먼스'를 너무나도 잘 접

목시킨 멋진 그룹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Virgin'이라는 이 타이틀처럼 그녀들의 정규 1집을 보면서 이 처녀작에서 앞으로

더욱 그녀들만의 매력을 보여주는 노래들과 퍼포먼스를 만날 수 있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