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가운 얼굴을 만났다. 하지만 알아보지 못하는 그 사람을 보면서 조금 서운한

마음이 들었다. 나도 마찬가지로 아는 누군가를 알아보고도 아는 척을 하지 않은

적이 있었던 것이 생각났다. 어쩌면 그 반가운 이도 마찬가지로 나를 보면서 알아

보았지만 아는 척하고 싶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나는 반가워도 상대방은 반갑지 않

은 경우가 있기에 그 사람도 내가 반갑지 않았는지도 모른다.

  서운한 마음... 서운해 하는 것 자체가 어쩌면 아무런 이유도 없는 것일지도 모

른다. 그럼에도 내가 누군가를 기억하고 있지만 그 사람은 나를 기억하지 못하는

것에서 서운함을 느끼는 것은 우리가 우리의 시간을 살아가면서 가장 마지막까지

포기하고 싶지 않은 것은 나를 기억해주는 누군가가 있기를 바라는 마음 때문일지

도 모른다. 그리고 그 기억들을 통해서 우리의 삶은 가치있는 것일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