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서 사실상 전멸 직전의 상태를 보여주는 장르 소설 시장에서 특히나 단

편들을 만나는 것은 너무나 어려운 상황에서 무크지 파우스트는 장르 소설에 대한,

특히나 실험적인 단편 장르 소설을 만날 수 있는 너무나 좋은 기회를 준다.

조금은 지났지만 적어도 현재의 장르 소설의 흐름, 특히나 우리나라에서는 사실상

전멸한 장르 소설의 대체재 역할을 하는 일본의 장르 소설의 흐름에 대해서 알아볼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각각 살펴보면...

아웃랜도스의 사랑 + 포르셰식 야그트티거 - 카도노 코헤이

우리에게는 '부기팝 시리즈'를 통해서 유명한 카도노 코헤이의 단편들인 이 두편의

단편은 시간과 공간을 넘나드는 카도노 코헤이의 특성을 잘 살린 작품이다. 같은

시간 같은 공간에서 각각의 이야기의 중요인물들의 각자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이

두편의 단편들은 무척이나 감성적이다. 카도노 코헤이의 작품들에서 공통적으로 나

오는 통화기구와 합성인간, 그리고 이세상에 뚝 떨어진 특별한 능력을 갖고 있는

인간의 이야기인 이 두편의 단편에서 카도노 코헤이는 이런 소재와는 동떨어져 보

이는 사랑이야기를 너무나 그다운 스타일로 감동적으로 풀어낸다.

작은 말한마디, 행동의 묘사로 그에 섞인 많은 이야기를 끌어내는 카도노 코헤이의

멋진 단편을 만날 수 있는 것만으로도 이번 파우스트는 너무나 훌륭한 책이라고 할

수 있다.

이상한 사람들 - 와타나베 코지

히키코모리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는 이 이상한 사람들 연작은 여전히 독특한 모

습을 보여준다. 특히나 마지막 예상을 깨는 독특한 반전은 히키코모리라는 어두운

소재로도 충분히 재기발랄한 이야기가 나올 수 있다는 것을 알려준다.

나인 스토리즈 - 사토 유야

너무나 독특한 분위기의 가족들의 이야기처럼보이는 이 3편의 단편들은 너무나 독

특한 하지만 친구들과 수다떠는 재미를 느낄 수 있다.

주머니에 너와 아메리카를 달고 + 당신과 여기에 있다는 것 - 우라가 카즈히로

암울한 미래에 대한 두편의 SF물은 충분히 끝을 예상할 수 있지만, 첫번째의 너무

나 쉽게 생각할 수 있는 결말이 두번째편의 독특한 결말로 이어지면서 하나의 이야

기가 되면서 이야기가 완성이 되는 것을 볼 수 있다.

신본격 마법소녀 리스카 - 니시오 이신

첫번째 파우스트부터 이어져오는 리스카 연재는 이번편에서 이야기가 급진전된다.

하지만 조금은 분량이 줄면서 클라이막스로 향해 달려가기 시작한 것이 아닐까 하

는 생각을 들게 해준다. 특히나 다른 두명의 주인공들의 비중이 확 줄어 다음편이

기대가 되지만, 과연 만날 수 있을지...

경성탐정록 - 한동진

셜록 홈즈에 대한 오마쥬로 만들어진 이 탐정소설은 고풍스럽지만, 다음이 기대된

다.

화염소녀 - 김미리, 첫 출근 - 장은호

한국 장르 소설에 대한 희망을 갖게 된다.

앞으로도 발전해서 많이 만날 수 있기를 바래본다.

파우스트는 분명 편식하게 만드는 우리의 출판 문화에서 조금은 그러한 편식을 줄

여주는 그리고 풍부하게 해주는 음식과 같다. 아무리 힘들어도 한쪽으로 치우치는

것은 결국 사람들을 피폐하게 하니 이렇게나마 다양한 장르 소설들을 만날 수 있었

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