멤버들 중 누군가가 세상을 떠난 그룹들의 경우, 그 멤버의 자리를 다른 이들로 채

운다 해도 결코 동일한 그룹으로 다시 돌아가는 것은 불가능하다. 특히나 그 멤버

가 그룹내에서 큰 역할을 하는 이라면 더욱더 그러할 것이다.

그것은 폴 메카트니, 존 레논, 조지 해리슨, 링고 스타가 모인 비틀즈가 진짜 비틀

즈인 것 처럼 말이다. 이제 세상을 떠난 존 레논과 조지 해리슨이 없기에 비틀즈는

이제 오로지 남겨진 음악만으로만 존재하는 것처럼 앨리스 인 체인스도 또한 레인

스탤리의 갑작스런 죽음으로 더이상 새로운 멤버가 들어와 다시 구성된다 해도 더

이상 팬들에게는 앨리스 인 체인스가 아닌 것과 같은 것일 것이다.

이름이 같다하여도 그들은 더이상 과거의 그 앨리스 인 체인스가 아닌 것이다.

그렇게 레인 스탤리의 죽음이후 활동하는 모습을 만날 수 없는 앨리스 인 체인스의

이 베스트 음반은 그래도 조금이나만 그들에 대한 목마름을 아주 약간 가시게 해준

다. 그리고 더해서 앨리스 인 체인스를 알아가려고 하는 이들에게는 그들과 첫인사

를 할 수 있는 음반이기도 하다.

사실 다른 장르의 가수들의 음반들도 마찬가지 이겠지만, 특히나 락음악의 경우에

는 이러한 베스트 음반들은 여러가지로 아쉬움을 갖게 한다.

그것은 사실상 싱글이 더욱더 중요시될 수 있는 다른 장르에 비해서 락음악의 경우

에는 기본적으로 싱글보다는 전체 음반의 구성과 긴 시간을 준비하여 하나의 영화

나 소설을 만들듯이 오랜 준비를 통해서 만들어내는 것이며, 한곡 한곡의 개별적인

곡들보다는 분명 앨범 전체가 보여주는 집합적인 음악이 분명 더욱더 확실하게 전

하려는 메세지를 분명히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이러한 베스트 음반들은 나름 분명 역할을 하고 있다.

앨범들에서 뽑은 곡들을 통해서 그들이 자신들의 음악에 대한 생각을 조금은 추측

해 볼 수 있는 기회가 되기도 하며, 전체 앨범에서 벗어나 한곡 한곡에 집중할 수

있는 기회도 주기 때문이다.

더구나 이렇게 멤버가 운명을 달리해 더이상 예전의 모습을 볼 수 없게된 그룹들의

음악을 이렇게 베스트 음반으로 만나게 된다면, 팬들에게는 분명 그를 기념하고 다

시 한번 기억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레인 스탤리는 어느 순간 훌쩍 우리의 곁을 떠나버렸다.

그리고 앨리스 인 체인스는 멤버를 교체해 이름을 유지하고 있지만, 더이상 그때의

앨리스 인 체인스는 될 수 없다.

시간이 지나 조금씩 잊혀질 레인을 기억하면서... 한번쯤은 그의 목소리를 만나는

것도 과거의 그때 그의 목소리로 사람들을 위로한 그에게 할 수 있는 남겨진 팬들

의 감사 표현이 될 수 있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