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마녀사냥이라는 말이 공공연하게 사용되고 있다. 이슈가 된 누군가의 신상을 탈탈 털며 집중적으로 공격하는 것이 중세시대의 마녀사냥을 떠오​르게 하기 때문일까. 마녀사냥이 중세유럽에서 실제 일어났던 일이고, 죄 업는 사람들이 마녀취급을 당해 죽임을 당했다는 것은 알고 있지만, 두루뭉실한 지식이라 마녀사냥에 대해 정확하게 알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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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녀사냥은 그리스도교가 등장한 중세유럽에서 시작되었다. 그리스도교가 들어오면서 세력을 확장하기 위해 그들이 숭배하고 있던 전통미신 등을 철저하게 배제하고 파괴했는데, 이를 거부했던 사람들은 남녀노소 할 것 없이 마녀로 몰았다. 그들은 병에 걸린 사람, 마음이 아픈사람, 멀쩡한 사람까지 마귀가 깃들었다고 했다. 성경을 자신의 입맛에 맞춰 해석했고, 마귀가 깃든 마녀들은 모조리 잡아 죽여야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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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녀라고 하면 여자를 생각하기 쉬운데, 남자와 어린아이도 있었다. 다만, 여자의 수가 훨씬 많았을 뿐이다. 마녀로 점찍히면 살기 어렵다. 마녀가 아니라는 것을 증명하는 시험을 받아야 했는데, 온 몸을 묶어 물에 넣은 후, 가라앉으면 마녀가 아니고, 뜨면 마녀라 생각했다. 팔팔 끓는 물에 손을 넣어서 물건을 꺼내야 했고, 불타는 석탄 위를 걸어야 했다. 마녀재판도 지금 생각해보면 이게 뭐 하는 짓거린가 싶을 정도로 어처구니 없고 상식적으로 이해가지 않는다. 마녀로 잡혀온 사람이 마녀라는 자백을 받기 위해, 추를 발에 달아 온몸의 뼈를 늘리고, 뾰족한 철가시가 전체에 심어져 있는 의자에 앉아야 했고, 사지를 비트는 등의 고문을 했다. 고문에 지친 사람들은 자신이 마녀라 거짓 자백을 했고, 자백도 그들이 원하는 대답을 들어야했으므르, 사람들은 동물로 변할 수 있으며 빗자루를 타고, 집회를 열어 춤을 추는 등의 판타지 소설을 지어내야만 했다. 자백을 하면 마녀라며 사형에 처해졌다. 결백을 주장해도 고문을 당하다 죽고, 거짓자백을 해도 죽는다. 이래도 죽고, 저래도 죽는다. 고문 끝에 마녀라 자백한 한 아버지는 자신의 심정을 절절히 고백한 편지를 매수한 옥졸을 통해 딸에게 보냈고, 그 편지로 얼마나 억울한 일을 당했는지 알 수 있었다. 또 한 가지 황당했던 점은 재판과 사형을 당하는 것도 모자라 그 비용까지 지불해야만 했다는 것이다. 그래서 기득권들은 마녀사냥을 자신의 정치와 종교에 반하는 사람들의 목숨과 재산을 빼앗는 용도로 사용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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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전, 독일에서 한 작가가 사형집행인을 주인공으로 한 역시 미스터리 소설을 세상에 내놨다. 그는 자신을 사형집행인의 후손이라고 했고, 책 안에서 사형집행인은 고문과 사형, 길거리 청소 등의 일을 한 최하층의 신분으로 나온다. 그래서 책에서 사형집행인을 발견했을 때 아는 사람을 만난 것 같아 조금 반가웠다. 사형집행인이 기록해놓은 일기에는 죄를 지은 사람의 이름, 죄질, 날짜, 집행방법까지 나왔는데, 사기범이나 도둑도 사형을 당한것을 보면 지금과 비교해 중세의 형벌이 무거웠다는 걸 알 수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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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녀사냥이 횡횡하던 시절에도 반대의 움직임은 있었다. 그들의 목숨을 건 용기로 마녀재판을 금지한 곳도 있었고, 그 수가 눈에띄게 줄어든 곳도 있었다. 하지만 많은 사람이 정당한 이유없이 죽었다는 것은 변하지 않는 사실이다. 신을 외쳤던 사람들은 기독교인이 아니라도 알고있는 '네 이웃을 사랑하라'던가, '사람을 죽이지 말라'던가 하는 구절은 성경에서 찾지 못한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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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가 흘러 중세시대를 지나 학살과 고문의 시절은 지나왔지만, 사람들은 여전히 잘 알지도 못하는 누군가를 물어뜯고, 짓밟는다. 한 명이 운을 띄우면 하나 둘씩 가세한다. 진실이 아닌 말은 마치 진실처럼 퍼져나가고, 진실이 밝혀져도 사람들의 인식은 변하지 않는다. 잘못된 판결로 살인자가 된 사람이 후에 누명을 벗어도 이미 사람들은 그를 살인자로 밖에 보지 않는다. 진실은 너무 가벼워졌다. 마녀사냥은 인터넷을 등에 업고 전 세계적으로 퍼져나간다. 마녀사냥은 멈추지 않을 것이다. 시대가 바뀌어도 사람이 바뀌지 않는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