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은 인생을 즐겁고 풍요롭게 해준다. 음악을 듣고, 책을 읽고, 뮤지컬이나 연극을 본다. 하지 않아도 사는데는 문제가 없지만 그러면 삶이 팍팍해질 것이다. 그것들은 사람들과 대화를 나누는데도 훌륭한 이야기거리가 되며, 인간관계를 넓혀주는 매개역할을 하기도 한다. 하지만 그중에서도 그림은 ​조금 다르게 느껴진다. 특별한 지식없이 그림에 대해 논하기도 힘들고 무슨파, 무슨주의에 화가 이름들은 얼마나 어렵던지. 하지만 이 책은 그런 어려운 것을 살짝 옆으로 밀어놓고 비전문가를 위한 이야기를 한 보따리 풀어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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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알고있는 화가가 몇 명 되지 않지만, 책은 내가 이름도 들어보지 못한 화가들에 대해 이야기한다. 명화라고 해서 레오나르도 다빈치, 미켈란젤로, 루벤스 등 당대유명화가의 그림소개가 주를 이룰 것 같았는데 막상 그가 알려준 이름은 카라바조, 렘브란트, 조지프 말로드 윌리엄 터너, 존 컨스터블, 클로드 모네, 피에르 오귀스트 르누아르, 빈센트 반 고흐, 에드가르 드가, 폴 세잔이었다. 빛의 화가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는 렘브란트는 딱 거기까지만 알고 있었고, 고흐는 자화상이라는 그림 하나와 한 쪽 귀가 없다는 것만 알고있었던 다소 무지하다고 볼 수 있는 내 얉은 지식으로도 책을 재미있게 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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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냐면, 정말 이야기하듯 전개되는 책의 방식때문이었다. 그리고 평가를 강요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좋았다. '이 그림 엄청 유명한 그림이고, 굉장히 대단해. 너도 그렇게 생각하지? 그렇게 생각해야 맞는거야. 이 그림의 가치를 몰라보면 그건 니가 이상한거야'같은 일방적이고 오히려 반감만 살 수 있는 접근법이 아니다. '이 사람 기법도 대단하고 후세에 분명 영향을 끼친 화가인건 맞는데, 나도 이 사람 그림이 잘 이해는 안가.'하며 독자에게 친숙하게 다가간다. 그림을 부분으로 뜯어 확대해 보여주며 놓치기 쉬운 곳, 또는 재미있는 곳을 콕 집어 알려준다. 그림이 아닌 그 사람에 대한 이야기 또한 연예인 얘기하듯 흥미로운데, 그래서 미술책을 읽는다기 보다 유명한 사람들의 그림이 실려있고, 그들의 이야기도 함께 있는 그림책을 보는 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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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 큰 그림이 다뤄질 때, 접히는 중간부분이 잘 보이지 않았고, 원래 큰 그림이다 보니 자세하게 보기 힘들었다는 것이다. 아예 브로마이드 식으로 그림은 온전히 펼칠 수 있도록 되었다면 더 크게 감상할 수도 있고 잘리는 부분도 방지할 수 있었을텐데. 그 부분이 아쉬웠고 더 많은 화가를 만나지 못한 것도 아쉬움의 한 가지로 남았다. 명화와 수다 떨기 2로 다른 화가를 만날 수도 있지 않을까.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