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행성이 궤도에 진입해 지구와 충돌하기 6개월 전, 

사람들은 직장을 그만두고 버킷리스트를 실천하고, 두려움에 못이긴 사람들은 자살을 선택한다. 

그래서 붙은 별명아닌 별명이 "목매다는 도시" 

 

그런 도시에서 목 매단 시체 한 구가 발견되고, 자살이라 단정짓는 동료 형사들과 상사들과 달리,

타살을 의심하는 한 형사(우리의 주인공이다)가 고군분투하며 수사를 해가는 내용이다.

 

삶이 6개월 남짓 남은 상태에서 사람들은 혼돈에 빠진다. 

이왕 이렇게 된거 이제껏 해보지 못한 것(차마 할 수 없었거나, 참고 있었던 것)을 맘껏 하고 죽겠다.

혹은 마지막 날까지 나의 사명을 완수하겠다는 흔들림 없는 강한 정신을 가진 사람들이나,

하루하루 죽음이 가까워지는 것을 견디지 못하고 자살하는 사람. 

 

맥도날드에서 목매단 채 죽어있는 한 구의 시신을 어쩐지 꺼림칙하게 느낀다. 

집, 가족, 회사, 친구,취미 등과 그가 살았던 모든 흔적들을 찾으며 수사를 해나간다. 

 

세상은 망해가고 있었고, 그들의 시계는 급박하게 돌아갔지만, 

이 형사의 시간은 그런것쯤은 아무것도 아니라는 듯. 

평소와 같이 흘러간다. 

 

이 부분이 가장 인상깊었다. 세상과는 단절된 듯한 주인공 형사의 

어쩌면 느긋한 시간의 흐름이. 

아니, 실제로는 긴박하게 흘렀을지는 모르나, 적어도 내 느낌은 그랬다. 

심지어는 정말 자살인가 생각이 들어 사건이 종결되려나 싶었을 때도, 시간은 느리게 흘러갔다. 

그저 묵묵히 새로운 단서가 나올때마다 그 단서로 이제까지의 정보와 조합하고, 추리하고,

다시 조사할 뿐. 결국 그 꿋꿋함의 승리인지. 사건은 해결되었지만.

여전히 그는 내일도 사건이 일어나면 이것과 똑같이 수사하겠지.. 

 

추리 소설이긴 하지만, 한 편의 사회소설을 읽은 듯한 기분이 들었다. 

사람의 인생을 파헤치는 과정이 점점 어두워지고 있는 우리네 사회와 많이 닮아있는 느낌이라.. 

내 욕망을 위해 태연하게 다른 사람을 헤치는 것 또한.. 

지금 어디선가는 행해지고 있을 법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