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고를 때 제목이 눈에 딱 들어올 때가 있다.   '나는 뻔뻔하게 살기로 했다'도 역시  도저히 그냥 지나치지 못할 정도로 와 닿는 제목이었다.    적어도 나는 사회생활에서 먼저 양보하는 편이고 늘 주눅 들어있어서 스스로도 참 슬펐다.   직장도 옮겨다니다보니 일명 텃세에 시달리는건 꼬박 꼬박 월급을 받듯이 당연한 일이 되어버렸다.

어쩌면 나의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일지 몰라도, 나는 뻔뻔하고는 거리가 멀어서 늘 당당한 인간들이 부럽기까지 했다. 욕을 먹더라고 당당하게 큰 소리 치고 남들이 나를 업신여기지 않게 그렇게 '똑'소리 나게 살고 싶었다.  

 

또, 하나 이 책이 저자가 상담한 여러 환자 사례를 들었다길래 현실적으로 나에게도 적용시킬 수 있겠구나 싶어서 지름신이 일어난게 사실이었다.   결코 길지 않은 생각보다는 얇은 분량으로 어쩌면 작가가 상담한 많은 사람들 중에서 그래도 성공한 사람들의 사례만 엮었는지, 그들의 용감한 결정 뒤에는 해피엔딩이 기다리고 있었다.  결혼생활만 해도 그렇다.  해도 후회, 안 해도 후회라는 게 결혼인데 이미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타인에 의해서, 눈치가 보여서 마치 못해서 적당히 결혼한 경우, 물론 그런 사례도 분명 많이 있을것이다.   하지만, 누가 감히 그 결혼을 깨고서 새로운 결정을 내리고 또 행복까지 거머쥘 수 있을까...

 

하지만, 이 책에서는 그런 용감한 사례가 등장해서 솔직히 깜짝 놀랐다.   어른으로 살아가면서 가장 힘든 게 자신이 모든 걸 결정해야한다는 부담감이다.  그렇다고 온전히 결정권이 나한테만 달린 것도 아닌, 최후의 결정은 자신의 몫이지만 타인의 시선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게 우리가 가긴 딜레마다.  그럼에도 남의 눈치를 봤던 말던 선택의 최종 책임은 자신의 짐이다.   그래서 세상이 참 냉정하다. 

뭐든 도가 지나치면 좋을게 없듯이, 자기애가 너무 강해도 남에게 부담을 줄 수 있고 자신의 틀에 갇히고 말 것이다.   요즘 많이 들리는 '자존감'은 참 좋은 단어겠지만, 그 도를 지키면서 자존감도 지키고 남에게도 피해 주지 않고 사는 건 정말 어렵다.  그렇기에 바로 이런 유의 책이 필요한 것이고 책에서나마 그 해답을 얻을 수 있다는 게 어쩌면 다행이다.  

 

그렇다.  늘 그랬다.  이런 유의 자기 계발서는 자신에게 적용시키는 게 어렵다.  잘만 하만 약이지만 자신에게 맞추기 위해서는 많은 노력이 뒤따라야할것이다  그 노력이라는 표현이 추상적이지만 다른 뭐로 또 대처하기엔 나의 내공이 부족하다.   잠시 잠깐의 위로를 위로가 필요하다면 굳이 이런 책을 고를 이유는 없다.  예쁜 시나 그림으로도 잠시의 힐링은 가능하니깐.   나도 경력단절로 있다가 시작한 직장생활이다보니 하루 하루 줄타기하듯이 힘들게 버티고 있다.    몇 년 전에는 갑자기 회사에서 일명 잘린다는 건 무척 큰 아픔이었지만 지금은 간이 부은 건지 어떤 마음에 여유가 생긴다.  인생이라는 게 내가 생각한 것보다 거 포괄적이고 희망적이라는 걸 어렴풋이 깨닫고 있다.   상처받지 않고 사는 법을 배우고 싶다.  기대만큼 대단하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뭐 하나는 건진 것 같은 그런 느낌의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