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씽크(Rethink)라는 책을 한 문장으로 정리해보면 저자가 프롤로그에서 밝힌 다음 문장이라고 생각한다. “재고와 재발견의 기술은 권위, 지식, 판단, 옳고 그름 그리고 생각 자체의 절차에 대한 우리의 생각에 의문을 제기하는데 있다.” 사람들은 더 나은 삶을 살아가기 위해 기존의 틀을 깨려고 노력한다. 그 틀을 깨기 위해 우리는 재고(再考)를 해야 하며, ‘재고하지 않으면 제대로 사고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저자는 말한다. 재고는 즉, 이전의 생각을 다시 하는 리씽크인 것이다.

 

 

본 책은 크게 3부로 구성되어 있으며, 명제(Thesis), 반명제(Antithesis), 예측(Prognosis)으로 나뉜다.  또한, 각각의 큰 주제를 세부적인 주제로 나누어 실제 사례를 들면서 큰 주제에 맞는 근거를 제시하는 방식으로 이 책은 구성되어 있다. 실제 사례를 드는 것 중 철학적인 내용이 나오는데 철학이 낯선 독자들에게는 분명 쉽게 이해되지 않는 부분이 있지만, 대체로 짧은 단락으로 구성되어 있어 전체 이책의 문맥을 이해하는데 큰 어려움은 없을 것이다. 다만, 나는 이 책을 읽으며 각각의 주제인 단어의 의미를 이해해야 저자의 집필 의도를 정확히 이해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제1부 주제인 명제(Thesis) 단어의 정확한 의미를 알면 나머지 단어인 반명제와 예측인데 반명제는 명제의 반대말로, 예측은 영어의 뜻 그대로 이해하면 되기에 다루지 않았다. Thesis라는 단어를 영영 사전을 통해 찾아 보면, 의미는 ‘논쟁의 여지가 있거나 입증되거나 이의 제기에 반대하여 유지되어야 할 사항’이라고 나오며, 이 책에서 번역한 ‘명제(命題)’라는 단어는 국어사전에서 ‘논리학적으로 뜻이 분명한 문장을 말한다. 즉, 어떤 말을 딱 본 순간 '참' 혹은 '거짓'을 대번에 알 수 있는 말을 말한다.’ 책을 읽으면서 내린 나만의 결론은 한글 명제라고 이해하는 것이 아니라, 영어 단어 자체인 ‘Thesis’로 이해해야 책의 본 내용을 제대로 이해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제1부 Thesis(명제)는 오래된 생각이 현대에 와서 우리 실생활에 활용되거나 도움을 주는 내용으로 리씽크를 정리해주었다. 분명 오래된 생각이 과거에 유용했을 수도 있고 그렇지 않았을 수도 있지만, 그 생각을 활용함으로써 현재 풀기 어려운 숙제를 풀어주는 것은 참 아이러니하다. 아프가니스탄 전쟁에서 최첨단을 자랑하는 미특공대원이 오래전에 사용했던 전술 중 하나인 기마대를 작전에 투입하고 이동할 때 사용했던 점, 개에 물려 귀를 뜯긴 5세 소년의 귀를 접합하고 응고된 피를 의료용 거머리를 사용하여 현대 의술로서 해결하지 못한 것을 해결해 주는 점, 중국의 약리학자 투유유는 말라리아 치료제로 개사철쑥의 추출물을 이용해 노벨 의학상을 받은 점, 다윈보다 50년 더 앞선 진화론을 주장한 라마르크, 전자담배가 발명된 후에도 결국 재발견되기 전까지 수십년 동안 많은 사람들이 암으로 죽었던 점,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병법서인 ‘손자병법’이 아직도 매우 유용한 전략서인 점 등을 자세히 설명한다. 병법서인 ‘손자병법’의 경우는 전쟁에 필요한 전략을 활용하는 곳에만 활용되지 않고, 기업에서 경영에 필요한 전략을 계획하는 등 거의 모든 분야에서 활용되고 있다. 이미 많은 서적이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될 수 있게 나와 있는데, 이 또한 저자가 말하는 리씽크라고 생각한다.

 

제2부 Antithesis(반명제)는 실제 생활에 적용되는 것 보다는 이론을 중심으로 설명하며, 좋은 방향인지 아닌지는 현재로서 판단이 서지 않지만 어쨌든 예전의 생각이나 사상이 다시 생겨나는 것을 정리해 주었다. 만물에 영혼이 깃들어 있다고 생각하는 범신론, 아이디어의 유용성은 옳고 그름에 대한 판단을 넘어서는 좋은 이유가 될 수 있는 점, 범신론과 목적론은 우리가 가진 이해의 한계를 계속 건드리고 다시 생각하고 정의하게 돕는 점, 좀비 아이디어가 역설적으로 사회에 긍정적인 효과를 미칠 수 있어 무조건 억누르는 것이 답이 아니라고 밝히는 점, 지구 평면론이 다시 부각되고 있는데 그로 인해 ‘지구가 둥글다’는 근거를 제시하여 사람들로 하여금 당연하게 여겨왔던 생각을 리씽크하게 만드는 점 등이다.

 

이중 논문에 대한 평가를 자세히 다루면, 작성된 논문을 학회지에 제출하면 다른 연구자들이 판단해서 학회지에 출판을 허락할지 말지를 결정한다. 하지만, 그 연구자들이 판단하는 기준이 과연 옳은 것일까? <사이언티픽 아메리칸>은 2011년 “근래에 동료평가를 거친 과학 연구에서 긍정 오류와 과장된 결과가 급격하게 늘었다.”고 밝혔다. 이런 동료의 평가가 오히려 새로운 연구 결과를 막아 새로운 생각을 하지 못하게 막는 역할을 할 수 있는 것이다. 우리는 항상 틀릴 것이며, 지금도 틀리고 있다. 이를 통해 틀릴 수 있다는 전제하에 생각해야 나와 다른 생각, 기존의 생각과 다른 생각이 맞을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제3부 Prognosis(예측)은 오래된 생각을 통해 앞으로의 삶과 세상을 바꾸고 개선할 수 있는지에 대해 자세히 다룬다. ‘기본소득’에 대해 모두가 가지고 있던 부정적인 시각이 실제 실험결과 그렇지 않다는 점이다. 아프리카의 가난한 나라에서 단순히 돈을 지급하는 것만으로 생각과 생활이 바뀌는 것 등이 예를 들어 설명해 준다. 몇 년 전 많은 인기를 끌었던 토마 피케티의 ‘21세기 자본’이라는 책을 보면 갈수록 벌어지는 빈부격차의 해결책으로 부의 재분배를 설명한다. 즉, 못사는 사람들에게 ‘기본소득’과 같은 돈을 지급함으로써 부를 재분배하자는 것이다.

또한, 우리가 지극히 정상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후손들에게는 등골이 오싹하게 만들 관행은 얼마나 될까 생각해 보자.

 

옳은 것과 틀린 것의 기준이 과연 있을까? 현재의 기준으로는 있을 수 있지만, 시간이 지나면 반드시 예전의 기준이 옳지 않을 수 있다. 즉, 틀린 것은 틀린 것이 아니라 다를 뿐이다. 이러한 옳고 그름의 기준을 미리 판단해서 고정화된 생각을 하는 것보다는 그에 대한 믿음을 보류하면 발견과 재발견을 이루는데 필요한 강력한 동력원으로 사용할 수 있을 것이다. 생각의 다양성을 존중해주고 이해해주고 포용해준다면 분명 지금보다 나은 세상을 살아갈 수 있게 해주는 원동력이 될 것이고 그것이 우리가 할 수 있고 가질 수 있는 가장 강력한 무기가 아닐까 생각한다. 지금의 자동차가 후손들에게는 지구 온난화의 주범이고 효율성이 거의 바닥인 전혀 이해가 되지 않는 이동수단이라고 생각할 수 있는 것처럼…. 틀을 깨는 다양한 생각이 바로 리씽크가 아닐까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