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혼 초, 음식 못하는 사람들도 가장 쉽게 할 수 있다는 카레라이스에 도전해 본 적이 있어요. 학창시절에, 야영 나갔을 때, 지도 선생님께서 정해주셨던 메뉴이기도 하구요. 나중에 결혼해서도 제일 만들기 쉬운 게 카레라이스니까 이것만 배워서 시집가면 된다고.. 감자, 고기, 당근, 기타 등등 준비해서 끓이고 카레가루도 그럴듯하게 엄마 어깨너머로 본 데로 섞어서 미리 끓인 야채와 섞었지요. 그런데 이게 웬일~ 아무리 해도 카레가 국이 되어버리는 거예요. 그날 저녁 남편과 저는, 맛있는 카레라이스가 아닌 허여 멀건 카레국에 밥을 말아 먹었답니다. 쩝~ 그 뒤로 카레라면 고개부터 젓는 남편이 되었지요. ㅋㅋ

제 요리 솜씨가 이 정도랍니다. 몇 권의 요리책을 사서 따라도 해보고, 친정엄마에게 전화도 해보곤 하지만, 요리라는게 참 맘처럼 안 되는 것이더군요. 정말이지 손맛이라는게 있구나 싶구요.

[중앙m&b 친정엄마네 레시피]는 제목부터가 확 친근감이 들더군요. 친정에서 매일매일 먹어왔던 음식들을 소개하는 책이니, 바로 저의 식단에 적용할 수 있겠구나 싶더라구요.

사실, 궁중요리나 근사한 집들이요리들이 담긴 요리책들도 집에 쌓여 있는데, 그런 음식들은 자주 먹는 것도 아니고, 재료 준비나 만드는 과정도 복잡해서 며칠 보다가 포기했거든요.

그런데 이 책에 있는 음식들은 밑반찬과 국, 찌개가 골고루 있으면서도, 친정엄마의 훈수부분에서 그 음식을 만드는 포인트를 콕콕 짚어주고 있어서 손맛이 없는 저도 맛을 낼 수 있었어요.

친정아버지께서 좋아하시는 애호박새우젓복음을 해서 친정에 슬쩍 가져갔더니, 친정부모님께서 깜짝 놀라시더라구요. 니가 어떻게 이런 걸 만들었냐고, 호박이 무르지도 않고 색도 잘 나왔다면서, 책 속의 훈수대로 했더니 정말 마술같이 되더라구요. 앞으로도 주방에서 항상 비치해두고 많은 음식을 만들어봐야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