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이라는 감정을 되돌아 보게 했던 유지니님의 <내게 남은 사랑은>.
역시나 하는 느낌을 받으며 글 속에 빠져들었던 시간이었다. 소희와 유빈, 인하 세 인물을 중심으로 만들어 가는 이야기 속에서 사랑에는 여러 가지 색깔이 있고 사랑하는 방법은 달라도 그 어떤 사랑이든 소중하며 아름다운 것이라는 것을 느끼게 해줬던 소설이었다. 책을 덮으면서 미소가 머금어 지는 그런 소설이었고 또 다른 결말을 상상하게 만들어 보는 시간이었다.

 
 어린 나이에 부모님을 여의고 아버지의 친구였던 인하아버지집에서 살게 된 소희.
인하와 인하부모님에게 예쁨과 사랑을 받으며 자라난 소희는 자신을 위해주고 지켜주는 자상한 인하의 보호 속에서 사랑을 받으며 그의 짝이 되는 것을 자연스레 받아들이며 인하와 미래를 약속한다. 그렇게 자신의 짝은 인하라고 막연히 생각하며 자라왔던 소희 앞에 나타난 중,고등학교 동창 유빈. 부드럽고 자상한 인하와는 달리 거칠고 유혹적인 유빈의 모습에 흔들리는 소희는 이성으로는 안된다고 생각하면서도 결국 그녀의 마음이 원하는 대로 유빈을 사랑하고자 한다.
 
 솔직히 소희의 마음이 유빈에게 가는 것을 보면서 처음 들었던 생각은 소희가 제 복을 찬다는 기분이었다. 소희만을 생각하고 자신이 사랑하는 여자를 위할 줄 아는 완소남 인하를 두고 제멋대로 사는 위험한 남자인 유빈에게 끌리다니! 물론 여자들이 나쁜 남자에 약하다는 것을 알지만 이성적으로 생각했을 때나 아무리 감정적으로 생각해봐도 나는 인하에게 마음이 기울었다. 유빈을 사랑하게 되는 소희와 달리...
 
 물론 소희가 인하를 이성적으로 사랑했다는 것보다 오빠와 같은 감정으로 바라봤었고 유빈을 통해 자신의 감정을 깨닫고 사랑하는 유빈을 택한 것을 탓하는 바는 아니다. 하지만 그녀만을 지켜보며 사랑해왔던 인하를 생각하면 안쓰럽고 안타까운 마음밖에 들지 않았다. 무엇보다 자신에게 상처를 주며 유빈을 택하는 소희의 행복을 빌어주는 그를 보면서 인하를 향한 내 마음은 더 커졌다고나 할까! 이런 된 남자가 있을 줄이야! 하는 감탄을 느낄 수 밖에 없었다.
 
 소희를 사랑했지만 보내줘야만 했던 인하. 이 녀석이 사랑하는 방법을 지켜보면서 들었던 생각은 참 진국이고 아름다운 사람이는 것이었다. 사랑을 진정으로 아는 사람! 처음 소희가 자신의 집으로 왔을 때는 귀여운 동생으로 생각했지만 그녀에게 호감이 있었고 숙녀가 된 소희의 모습에 사랑의 감정을 느꼈던 인하는 자신의 감정에 솔직했고 최선을 다했다. 비록 그 마음이 보답받지 못했지만 말이다. 사랑하는 사람의 행복을 빌며 쿨하게 물러설 수 아는 그의 사랑이 정말 멋졌고 인상적이었다.
 
 반면 초기에 나의 미움을 받아야만 했던 전형적인 나쁜 남자 유빈. 이 녀석은 여자도 사랑도 믿지 않고 유희를 즐기는 자유로운 남자였다. 애초에 나이트클럽에서 소희에게 끌려 다가갔을 때만 해도 그의 마음은 전과 다를 바 없었다. 그저 가벼운 마음에서 시작된...그런 그가 소희의 밝은 모습에 매료되고 여느 여자들과 다른 소희의 순수함과 맹목적인 모습에 조금씩 사랑의 감정을 알아간다. 뭐, 소희를 통해서 진정한 사랑을 알아가는 모습에서는 이 녀석 또한 내 애정을 듬뿍 받았다. 물론 그 전적이 마음에 들지 않고 소희를 함부로 대하는 느낌을 받을 때는 못마땅하기도 했지만 왠지 모르게 모성애를 자극하는 이 녀석! 소희가 데리고 살면서 멋진 완소남으로 거듭나길 바랐다고나 할까! 남주이지만 남주답게 사랑해주지 못해서, 남조였던 인하에게 더 많은 애정을 줘서 미안할 뿐이다.
 
 <내게 남은 사랑은>이 전해주는 사랑이야기는 소희를 축으로 전혀 다른 스타일인 인하와 유빈의 모습을 통해 흔들리는 여심을 보여준다. 현실적으로 봤을 때도 있을 법한 이야기이고 멋진 두 남자를 비교해보는 재미에 빠져들어 읽게 되었던 것 같다. 서로 다른 색깔로 사랑을 하지만 각자의 사랑이 예쁘게 다가왔고 소중하게 느껴졌다. 결과적으로는 소희와 유빈이 이루어졌지만 어떻게 보면 당연한 귀결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인하를 통해 사랑을 받으면서 사랑하는 법을 터득했던 소희의 사라을 통해 사랑하는 법을 깨닫는 유빈. 그러한 사랑에 박수치는 인하. 자신의 감정에 용기를 내고 최선을 다한 세 사람에게 박수를 쳐주고 싶다.
 
 애정에는 다소의 차이가 있겠지만 모두 예뻤던 소희와 유빈, 인하. 이 세 사람의 사랑을 통해 즐겁기도 했고 사랑이라는 감정을 되돌아 보기도 했던 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