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비는 기원전 3세기 초에 한나라 왕 안의 아들로 태어났다.

그는 왕족이었으나 서열이 매우 낮았고, 그의 조국인 한나라는 당시 전국 7웅 가운데서 국토가 가장 작은 나라였기에 왕족으로서 특별한 권리를 누리지는 못했다.

당시 한나라는 지리적으로 중국 전체의 중앙에 위치해 있어 인근 주변국으로부터 끊임없는 압박에 시달렸다.

특히 기원 전 4세기, 중국에서는 진나라가 급속히 세력을 넓혀 주위의 국가들을 하나둘씩 흡수하고 있는 상황이었다.

한비는 약소국인 자신의 한나라를 보면서 현실에 대한 개탄과 아쉬움 속에 조국의 부국강병을 꿈꾸며 이 책을 짓는다.

흔히 한비를 ‘군주론’의 저자인 마키아벨리와 많이 비교를 하는데, 그 생애가 비슷하기 때문이다.

아무리 뛰어난 학자라 하더라도 당시의 세력가에서 발탁을 받지 않으면 그 지식은 무용지물이 될 수 밖에 없다.

마키아벨리가 ‘군주론’을 쓴 것은 책을 통해 자신의 능력을 선보임으로써 당시의 유력가문인 메디치에 발탁되고자 하는 목적이 있었으나 결국 그 뜻은 이루지 못하고 불우한 생애를 보낸 것처럼, 한비 역시 자신의 능력을 보이고자 ‘한비자’를 썼지만 크게 발탁되는 기회를 잡진 못했음은 물론 옥중에서 독약을 받음으로 불우하게 생애를 마감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마키아벨리는 ‘군주론’을 통해 국가는 미덕으로만 다스릴 수 없으며, 나라를 지키기 위해선 때론 양심을 파는 일도 가차 없이 선택해야 한다고 말한다. 다시 말하자면 ‘할 수 있다면 착해져라. 하지만 필요할 때는 주저 없이 사악해져라.’라는 점을 강조한다.

한비는 ‘한비자’를 통해 정치는 인간을 상대로 하는 것이고, 군주는 이를 위해 신하를 조종해야 한다. 신하와 임금간의 관계가 ‘인의’등으로 다스려지면 가장 훌륭하겠으나 그것만 가지고는 한계가 있음을 설법하는 동시에 이를 위해 ‘상’과 ‘벌’을 강력하게 도입해야 함을 말한다.

군주라면 누구나 어진임금, 즉 ‘선하고 착한 것’과 ‘인의’를 통한 정치를 누리고 싶어하나 그것은 모두 한계성을 가지고 있음을 뼈저리게 지적한다.

한비자 속에는 인간의 내면에서 시작되는 ‘이기적인 사고’에 대한 내용이 가득하다. 그리고 그것을 극복하고 부국강병을 이루기 위해 지켜야할 원칙들을 내세운다.

개인적인 삶을 더욱 추구하는 요즘 사회일수록 사람들의 기본적인 욕망에 대한 탐구와 다스림이 필요한 시기임을 누구도 부인할 수 없다. ‘한비자’를 통해 선조들의 지혜를 배웠으면 한다.  

이 책은 특히, 만화로 쉽게 읽을 수 있게 되어 있어 이해도에 관한 점에는 흡수가 매우 빠르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