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한 모든 것을 해로 여김은 내 주 그리스도 예수를 아는 지식이 가장 고상하기 때문이라 내가 그를 위하여 모든 것을 잃어버리고 배설물로 여김은 그리스도를 얻고(빌3:8)

 

사도바울은 로마의 시민권자이며, 유대인으로서는 유대인들로부터 존경받는 가말리엘의 제자였다. 그는 자신을 이렇게 소개하고 있다.

“나는 팔일 만에 할례를 받고 이스라엘 족속이요 베냐민 지파요 히브리인 중의 히브리인이요 율법으로는 바리새인이요 열심으로는 교회를 박해하고 율법의 의로는 흠이 없는 자라”

당시 배경으로는 완벽한 ‘엄친아’였던 그가 이 모든 것을 그리스도를 위해 배설물로 생각했다.

 

‘역시 사도바울 이야’라는 감탄사가 나온다.

그러나 이 존경의 말 한편에는 ‘이러한 고백은 사도 바울이기 때문에...’ 혹은 ‘사도 바울만이 할 수 있는 고백’이며 다른 사람은 할 수 없다라는 자조적인 의미가 숨겨져 있다.

 

얼마 전에 한겨레에서 ‘10대 청소년들, 기성세대보다 돈, 권력 중요시’라는 기사를 본적이 있다.

조사 결과, 이들은 공동체보다 경제적 효용을 우선시했다.

진보 성향이 강하지만 투표에는 소극적이고, 일자리(직업)에 관심이 많지만 거시경제 흐름에는 무관심한 이중적인(?) 태도를 보인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그러나 이중적인 태도는 비단 이들만의 이야기는 아니었다. 10대~60대까지의 조사 대상자대다수가 대한민국을 자랑스러워하면서도 한국 사회에 대해서는 부정적이었고, 재벌을 비판하면서도 의존적인 태도를 보였다.

자기 모순적인 인간의 행태가 그대로 드러난 조사결과였다.

 

사도바울의 고백을 듣고 그렇게 살아야 한다. 혹은 그렇게 살고 싶다라는 고백은 할 수 있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누구나 더 가지고 싶어하는 것이 인간의 욕심이다.

어느 누구가 자신이 가진 어마어마한 기득권을 순순히 내려놓을까?

 

여기에 그런 사람이 있었다.

“윌리엄 와이팅 보든”

그는 억만장자 가문에서 태어났다. 예일대학교과 프린스턴신학대학원을 졸업했다.

누구나 살던 평범한 삶을 선택한다고 해서 누구도 그를 손가락질 할 수 없었을 것이다.

아니 ‘보든’은 그렇게 사는 것이 순리라고 많은 사람들이 생각했을 것이다.

만약 그가 평범함 삶을 살았다면 그는 그 많은 재산을 상속 받고 부귀영화를 누릴 수 있었다.

그러나 그는 그러한 삶을 선택하지 않았다.

바울이 그랬듯, 그는 그가 가진 모든 것을 배설물로 여겼다.

 

가장 충격적인 것은 그는 선교사역을 위해 준비하던 도중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았다는 점이다. 만약 그가 선교사역에 있어 많은 사람들을 회심케 하였다면, 놀라운 업적을 쌓았다면 어땠을까? 그의 이름은 빛났을 것이다.

그리고 대중들은 그를 성공한 사역자로 기억했을 것이다.

‘보든, 억만장자의 삶을 버리고 하나님의 나라를 개척하다’

 

그러나 하나님께서는 ‘억만장자를 버리고 얻은 성공한 선교사’라는 명예를 그에게 허락하지 않았다. 왜냐하면 그 또한 대중들에겐 또 하나의 성공의 우상이 될 수 있었기 때문이다.

(하나님께서는 우리에게 모세의 믿음과 그 발자취는 허락하였으나 그의 지팡이가 지금까지 남아있는 것을 허락하지 않은 이유와 같을 것이다.)

 

‘보든’은 세상적인 개념에서 태어났을 때는 부귀하였으나 죽었을 때는 초라했다.

그러나 하나님의 나라에서의 ‘보든’은 평범하게 태어났으나 죽을 때는 위대한 사역의 부르심을 받았다.

이것이 우리가 바라보아야 할 ‘네 시작은 미약하였으나 나중은 창대하리라’라는 진정한 가치가 아닐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