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의 사람들은 누군가가 한마디 말과 행동으로 자신을 구해줄 것이라는 희망을 갖고 살아가지만 결국 자신을 바꿀 수 있는 건 본인밖에 없다.’ -p182

 

사실 <나는 이기적으로 살기로 했다>를 읽게 된 동기도 그러했다. 나약함을 강하게 바꿔 줄 다른 사람의 말이 필요했다. 목차를 읽다보면 충분히 해결책이 되어주고도 남을 것 같았기 때문에 이 책을 읽어야만 한다고 생각했다. 남에게 고마운 존재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했는데 고마운 존재가 아닌 필요한 존재가 되라고 하고, 이기적인 사람이 매력적이라고, 인생의 목적지는 자기 자신이라고, 그리고 눈치 보지 않고 당당하게 사는 법을 알려주겠다고, 행복을 위한 가장 이기적인 방법을 말하겠노라고 하니 읽을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책의 끝머리에도 나오듯이 책을 읽고 나서도 내가 변하지 않으니 난 그대로였다. 결국 독서의 시간은 내 자신을 바꿀 수 있는 건 나뿐이라는 것을 다시 한 번 확인 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내가 그대로라고 해서 책이 무의미한 것은 아니다. <나는 이기적으로 살기로 했다>에서는 자신의 정신에 긍정적일 수 있는 한 가지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수많은 자기계발서가 살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해주고 있는데, 이 책 역시 살아가야 할 방향 중 이기적으로 잘 사는 방법을 말하고 있다. 내가 이 도서가 필요했던 이유는 이기적으로 살아보지 않았기 때문에 이기적으로 잘 사는 방법을 알고 싶었기 때문이다. 때로는 온전히 나만 생각하고 싶었지만 한순간도 그러지 못했고, 이기적인데도 잘 살 수 있다는 건 아예 머릿속에 없던 공식이었다. 책을 읽다보니 나름 일리가 있고, 머리 아프고 복잡하게 사는 삶보다 책에서 말하는 이기적으로 사는 삶이 훨씬 매력적으로 느껴지기도 했다.

 

이 책에서 말하는 ‘이기적’은 내가 기존에 가지고 있던 나쁜 의미의 이기적과는 약간 다르다. 어렸을 적부터 ‘이기적임’이란 나만 생각해서 남에게 피해를 주는 것이라고 교육을 받았다. 그러나 사실 ‘이기적’은 나를 중심으로 생각하는 거지, 그게 남에게 무조건 피해를 주는 것은 아니다. 내가 나를 위해 남의 부탁을 거절하는 이기적인 행동을 보였다고 해서 그게 남에게 피해를 주는 건 아니라는 것이다. 생각해보면 남이 곤란할 줄 알면서도 그런 부탁을 하는 사람이 우리가 기존에 알고 있던 이기적인 사람에 더 가깝지 않을까? 그런데도 거절 하면 타인을 생각할 줄 모르는 이기적인 사람이 된다는 사람에 사로잡혀 거절도 못하고 스트레스 받은 순간이 많은 것은 나뿐만이 아닐 것이다. 책에서 이기적으로 사는 많은 방법을 말하고 있지만 사실 그 방법들은 내가 나이가 한 살 더 먹어감에 따라 점차 안하고 있는 그런 행동들이었다. 책 속에서 말하는 이기적인 사람은 어찌 보면 나에겐 이상적으로 느껴졌다. 타협하지 않고, 남을 의식하지 않으며, 하기 싫은 걸 억지로 하지 않는 게 방법이라고 한다. 물론 읽기는 간단하지만 행동하기 어려운 것들이다. 그러나 이런 사람들이 매력적이고, 이렇게 사는 게 속편할 것 같다는 건 부정할 수 없었다.

 

<나는 이기적으로 살기로 했다>에 예시로 나온 이기적인 사람들은 매력이 있긴 있으나, 도덕적으로 결함이 있는 사람도 꽤 많이 등장한다. 매력적이지만 그렇게 극단적이고 싶지는 않다. 특히 사기꾼도 이기적이고 매력적인 사람의 예시로 등장하는데 그런 사람에게 배울 점을 찾아가면서까지 극단적으로 이기적이고 싶은 마음은 없다. ‘나답게 사는 것’이 이기적과 맞는지는 잘 모르겠다. 그러나 내 정신을 혹사하지 않을 또 한 가지 방법은 알게 되었다. 내가 이기적으로 변할지, 변하지 않을지 모르고 오히려 변하는 게 정신을 더욱 혹사하게 되는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생각보다 이기적으로 보이는 게 나쁘지 않을 것 같다는 건 확신했다. 남을 생각할 시간에 나를 한 번 더 생각하게 하는 촉매제로 작용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