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아는 서양 사람들은 모두 호박을 좋아하였다. 그리고 호박 요리를 좋아했다. 내가 호주에 여행갔다가 호박 파이를 먹을 기회가 있었는데 도저히 내 입에 맞지 않는 맛이었다. 세상에서 제일 맛있는 호박 파이를 먹는다더니 웩!

  제이미는 호박 씨 하나를 심었다. 그리고 그 호박씨는 호박 새싹을 틔웠다. 그리고 그 호박 새싹은 호박 식물로 자랐다. 그리고 그 호박 식물은 호박 꽃을 키웠다. 그리고 그 호박 식물은 호박 하나를 키웠다. 그리고 그 호박은 자라고... 자라고... 자라서...마침내 제이미가 그것을 땄다. 제이미는 호박 속을 파내고 호박 얼굴을 새겼다. 그리고 그것을 창문에 놓았다. 그러나 그는 봄에 그것을 심기 위해 6개의 호박 씨를 남겨두었다.

  부드러운 연보라 파스텔 색조의 바탕에 파스텔로 그림을 그렸다. 제이미의 붉은 색 스웨터도 붉은 색 뺨도 붉지만 연하다. 호박도 호박잎도, 제이미의 웃음도 순하고 부드럽다. 커다란 호박도 커다란 바구니도 커다란 거위도 너무나도 사랑스럽고 부드럽다. 호박을 수확하여 활짝 웃으며 끌고가는 제이미의 커다란 웃음은 보는 사람도 흐뭇하게 만든다. 제이미는 할로윈을 위해 호박 등을 만들고 또 내년에 심을 호박씨 6개를 고운 손 위에 가지고 있다.

  사실 어린 아이들의 책은 별 내용이 없다, 어른이 보기에는. 하지만 그것은 순전히 어른들의 시각이고 이 책은 아이들을 위한 베이비 북이다. 나의 아이디도 미미펌프킨인 것처럼 서양에서는 '우리 똥강아지' 대신에 'my dear, my pumpkin' 이라는 애칭을 사용하는 것 같다, 애인이나 아내나 사랑스런 자녀한테. 우리 애기 아빠도 처음 나를 펌프킨이라고 불렀었다. 그래서 나의 아이디가 펌프킨이다. 이 책은 그런 마음으로 읽으면 좋을 책이다. 사랑스럽고 푸근한 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