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아마도 마케팅이 아닐까 싶다. 이제 마케팅은 단순히 ‘상품을 판다’는 개념에서 멈추지 않는다. 상품을 넘어서 한 개인이 가지고 있는 능력(그것이 외모이든, 능력이든, 혹은 내가 만들어낼 수 있는 무한한 가능성이든)을 얼마나 더 높이 평가받느냐가 현대 사회 개인의 성공을 결정짓는 요소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나를 파는 마케팅’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 나는 ‘말발’이라고 생각한다. 바로 ‘먹히는 말하기’다. 요즘 같은 무한자기PR시대에서 ‘나’를 자신 있게 표현할 수 있다는 것은 어찌 보면 성공의 지름길이 될 수도 있다. 성공까지는 아니라 해도 유쾌한 대화로 상대방에게 좋은 첫인상을 남길 수 있다면 가능성의 시작을 알리는 것이다.

성공의 진리는 이처럼 간단하다. 말하기? 이게 뭐 어렵다고. 그런데 세상에는 자신 있게 자기주장을 내세우고 원하는 것을 쟁취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생각이나 불만이 있어도 제대로 말하지 못해 늘 손해만 본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 후자가 훨씬 많다. 이들은 말하기가 두렵다. 사람도 무섭다. 자연히 인간관계도 어렵고 사회생활은 말할 필요도 없다. 그래서 좌절한다. 그리고 ’능력도 없이 말발 서는’ 선택받은 그들을 부러워한다. 하지만 그들은 결코 능력이 없는 것이 아니다. 유쾌하고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말하기는 분명 매우 큰 능력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저자는 말하기는 결코 타고나는 것이 아니라고 이야기한다. 이것은 이 저자뿐만이 아니라 모든 대화법을 말하는 대화전문가들이 공통적으로 하는 말이다. 말하기는 우선 자신의 문제점을 파악한 후 꾸준한 훈련과 연습을 통해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 배우고 익히면 우리도 완벽해질 수 있다!

그 가운데 이 책은 그런 두려움에 떨고 있는 사람들에게 매뉴얼과 같은 책이다. 물론 앞서 나온 첫 번째 책이 가장 기본서인 것은 맞다. 첫 번째 책 《돌아서서 후회하지 않는 유쾌한 대화법 78》은 사회생활을 시작하는, 혹은 하고 있는 직장인들을 위한 완벽한(!) 대화법 사전과도 같다. 그 책에서 미처 다루지 못한 부분, 그리고 오래전 상황과는 현저히 달라진 2008년 현재 환경에 맞추어 추가된 내용들이 두 번째 책에 들어 있다.

이 책의 강점은 첨부되어 있는 체크리스트이다. 먼저 첨부되어 있는 체크리스트를 통해 자신의 문제점을 찾아낸다. 문제점 파악이 끝나면 그 문제에 대한 처방이 담긴 장을 찾아 읽고 제시된 상황을 연습해 보면 된다. 그렇게만 활용해도 이 책은 충분한 값어치가 있지만, 이외에도 우리가 살아가며 접하게 되는 다양한 상황, 공감되는 상황들이 들어 있어 모든 사람들을 위한 맞춤 해결서나 다름없다. 어떤 부분은 정말 무릎을 치고 싶었다. 그리고 지나간 나의 과거가 눈앞에 흐르면서 ’이렇게 말했어야 했구나’ 싶었다.

사람들은 ‘모른다’고 말하는 것을 부끄럽게 생각한다. 그래서 ‘모른다고 말하면 바보 취급하지 않을까?’ ‘그 정도도 모른다고 하면 나를 무능하게 보겠지?’라는 생각이 들어 웬만하면 모른다는 말을 하지 않는다. 그러다 보니 정확히 몰라도 아는 것처럼 느껴지면 안다고 말한다. 모르는 것을 모른다고 말하는 것은 죄가 아니다. 모르는 것을 안다고 말하는 것이 죄이다. 그 말이 거짓말이 되기도 하고, 본의 아니게 상대방을 곤경에 빠뜨릴 수 있다.
- 11. 안다고 생각하는 것이 꼭 아는 것은 아니다

그렇다면 그 모든 솔루션을 외워야 하나 조금 걱정이 된다. 78가지나 된다니. 그런데 다양한 상황을 전개하는 저자가 이야기하는 '말하기 비결'은 의외로 아주 간단하다. 바로 그가 나와 다른 사람임을 인정하라는 것이다. 상대방 앞에서 잘난 체를 한다거나 목소리를 높여서 그를 제압하는 것이 아니라, 같은 상황을 맞닥뜨렸더라도 상대방은 나와는 충분히 다르게 받아들일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염두에 두라는 말이다. 물론 상대방이 아주 악의적으로 나를 몰아세울 때도 있겠지만, 대부분의 경우에는 나와 다른 생각을 가진 경우가 많다. 이때 전개되는 말도 안 되는 모욕적인 상황이나 억지를 우선 인정하고, 그가 어떻게 다르게 보고 있는지를 파악한 후 서로에게 이익이 되는 방향에서 매우 논리적으로 해결해놓았다. 상대방이 충분히 납득할 수 있을 만한 대처방안인지라 뒤끝이 발생할 확률은 아주 낮다.

대화는 타인은 나와 다름을 인정하는 데서부터 시자가해야 한다. "왜 말귀를 못 알아듣지?"라고 화를 내기 전에 연인 또는 배우자가 당신과 다른 이성이라는 것, 상사 또는 부하직원이 당신과 다른 위치라는 것, 친구 또는 동료가 당신과 다른 입장이라는 것을 인정해야 대화가 쉬워진다. 상대방도 나와 똑같아야 한다고 기대하면 같은 공간에서 평생을 지내도 대화가 막히고 갈등이 일어난다.
- 14. 다름을 인정해야 말이 통한다

단순히 문제를 해결하는 솔루션만 들어 있는 것이 아니라, 문제의 소지가 될 만한 상황을 사전에 막을 수 있는 커뮤니케이션의 기본까지 소개가 되어 있어 인간관계, 직장생활, 사회생활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느낀다면 꼭 읽어야 할 책이다. 뒤쪽으로 갈수록 우리가 매우 상식적으로 생각해 신경쓰지 않았던 전화통화나 메일 사용법에 관한 에티켓이 나와 참 좋았다.

하지만 책만 읽는다고 말을 잘하게 되는 것은 분명 아니다. 모든 자기계발서가 그러하듯이 책을 얼마나 잘 활용해서 내것으로 실천해내느냐가 관건이 아닐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