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던 작던 조직을 이끄는 리더들의 가장 큰 관심사이자 고민은, 어떻게 해야 보다 효율적으로 조직원들의 능력을 이끌어내 조직을 성공으로 이끄느냐 하는 것이다. 지금까지 대부분의 리더들은 강한 규제나 높은 목표 설정 같은 채찍과 성과급 지급이나 포상휴가 같은 당근을 적절히 사용해가면서 조직원들을 독려해왔다. 그와 관련한 다양한 리더십 책들도 출간 러시를 이루었다.

그런데 매우 특이한 방법으로 직원들을 이끌어 어려운 회사를 일으켜 세우고, 주위 거래처 및 회사가 위치한 동네의 땅값까지 올려놓은 능력 좋은 분이 계시다. 바로 청소 하나로, 그것도 맨손 변기 청소로 변화를 일으킨 이 책 《머리 청소 마음 청소》의 저자인 가기야마 히데사부로. 그는 일본에서 연간 매출액이 1조 원에 육박하는 대기업의 창업주인데, 전국을 돌며 학교, 공원, 역 등의 화장실을 청소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그는 자전거 1대를 기반으로 작은 회사를 설립했다. 일본 경제의 고도성장으로 일손 부족 현상이 심해지면서 영세기업이 우수한 사원을 채용한다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웠다.  또한 작은 기업이 거래처에서 대접을 받는 것은 그때나 지금이나 매우 어려운 일이다. 그래서 직원들의 언행은 난폭했고, 주의라도 주면 주저 없이 사표를 던졌다. 그 역시 어려운 사정을 충분히 이해했기에 어떻게 하면 직원들의 마음을 편하게 할 수 있을까 궁리하던 끝에 나온 것이 바로 청소이다.

그는 아침에 출근해 맨손으로 화장실 변기와 직원들이 타는 영업용 차량을 깨끗이 닦았다. 직원들에게는 일절 청소를 권하지도 강요하지도 않았다. 보여주기식 행사가 아닌 이상 우리나라의 CEO에게서는 결코(!) 찾아볼 수 없는 모습이다. 그가 10년 동안 청소를 계속하자 1, 2명씩 자발적으로 따라하는 직원이 생기기 시작했다. (이 역시도 우리나라에서는 참 보기 힘든 상황이다. 사장님이 청소하시는데 10년 동안 꿋꿋이 버틴 직원들도 참 대단하다. 여기서 이 에피소드가 진짜인가 살짝 의심이 들었다) 암튼 20년째에 접어들 무렵에는 전 직원이 동참했다. 그리고 참 오지랖 넓게도 거래처도 청소를 해주기 시작했다. 당연히 회사도 성장했다. 그리고 자신의 회사에 그치지 않고 회사가 위치한 지역으로 청소 범위를 넓혀 나갔다. 그러자 지저분하기만 했던 그 지역에 예쁜 상점들이 하나 둘씩 들어서면서 땅값이 올랐다는 것이다. ‘화장실 청소하기’는 기업 경영인들과 자영업자 등을 중심으로 큰 호응을 부르면서 동참자가 10만 명을 넘어섰다. 최근에는 외국으로까지 확산된다고.

그가 말하는 성공의 비결은 정말 그것뿐이다. 꾸준한 청소 습관! CEO의 솔선하는 청소 습관은 우선 청소하는 CEO의 마음을 바꿔놓는다. 엎드려 변기 청소를 하다보면 저 아래에 위치한 직원들의 처지와 형편도 이해가 되겠지. CEO의 이해와 지원을 받는 직원들은 아무래도 의욕이 더 생길 것이다. 그 마음이 직원들을 변화시키고, 회사를 성공으로 이끌었다. 그리고 나아가 거래처와 주변 사회까지 변화시키고 있다.

일반적으로 청소는 아랫사람이 하는 허드렛일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한다면 그건 시간적으로 여유 있을 때나 마음과 머리가 복잡할 때, 새해 초나 계절이 바뀔 때이다. 이때 단기적으로나마 복잡했던 머리와 마음이 정리되는 효과를 본다. 마음도 상쾌해진다.

그런데 저자는 매일 매일의 청소가 가져오는 변화에 주목했다. 매일 매일 하는 청소는 사람의 마음을 차분하게 가라앉히고 온화하게 만든다는 사실을 직접 체험을 통해 깨달았다. 매일 청소를 한다는 것은 작은 일에도 정성을 다하는 마음과 같다. 그 마음은 사물과 사람을 소중히 여긴다.

“중국의 옛말에 ‘아무리 작은 일도 정성을 담아 10년간 꾸준히 하면 큰 힘이 된다’는 말이 있다. 20년을 하면 두려울 만큼 거대한 힘이 되고, 30년을 하면 역사가 된다고 한다. 청소에 딱 들어맞는 말이다. 처음에는 다들 본체만체했지만 청소를 시작한 지 10년이 지나니까 몇몇 사원이 동참하고, 20년이 지나니까 전원이 참여하더라. 강요로 시작된 일은 오래가지 않는다. 사원을 바꾸려면 경영자가 묵묵히 솔선하면 된다.”

“인간의 눈은 우리를 겁쟁이로 만든다. 눈으로 보고 더럽다고 느낀 순간에 주저하는 마음이 생기는 것이다. 더럽다, 더럽다 생각하고 보면 주저하는 마음이 증폭되고 끝끝내 포기하고 만다. 그러나 용기를 내어 화장실 변기에 손을 대면, 지금까지 주저하던 마음이 사라져버린다. 마치 전기가 땅 속으로 빠져나가듯이 사라진다.”

“청소는 모든 것을 포용하는 힘을 가지고 있다. 실로 신비로운 포용력이다. 비록 융합하지 못하고 분열하는 일이 있더라도 그것을 극복해 나갈 힘을 가지고 있다.”

  마음이 복잡한 때일수록, 침울해 있을 때일수록 일부러라도 청소를 하면 마음이 정리되고 풀리면서 온화해진다. 그러면 사람들에게 친절해진다. 또 쓰레기가 떨어져 있으면 즉시 주우면 그만큼 거리가 깨끗해진다. 신발이 흐트러져 있으면 먼저 본 사람이 가지런히 정리하면 다음에 누군가 신발을 신으려 할 때 작으나마 도움을 받게 될 것이다.

모든 사람이 아주 사소해 보이지만 작은 일들을 철저히, 그러나 아무런 대가도 바라지 말고 계속해 나가다보면 그들이 함께하는 공동체는 조금씩 변화해 나간다.

저자가 이 책을 통해 말하고자 하는 바가 바로 그것이다. 평범한 것이 계속되다보면 그 속에서 언젠가 비범한 무엇인가가 태어난다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