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있게 표현된 만화컷과 함께 각 꼭지의 메시지들이 흥미롭다. 특히 어떤 한 가지 질환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고 일상생활에서 흔히 일어나는 질환과 자주 발생하는 응급상황에 대한 전반적인 것을 다루어서 좋았다.

아이를 키우는 입장에서 아이들에게 학업 교육은 엄청나게 신경 쓰고 있지만 살아가는 데 꼭 필요한 기본적인 생활 상식들은 소홀히 하지 않았나 싶다. 그래서 어른이 되어서도 기본적인 건강 상식을 모르는 경우가 많은 듯하다. 실수를 통해 뭔가를 배우는 것도 필요한 일이지만, 건강에 관해서는 한 번 실수가 돌이킬 수 없는 경우를 초래할 수 있다.
물론 TV나 각종 매체에서 수많은 정보를 얻고 있긴 하지만 한꺼번에 스쳐 지나간 정보들은 위급한 상황에서 힘을 발휘할 수 없는 경우가 많다. 당황하게 되면 이미 알고 있던 것들도 새까맣게 잊어버리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러한 건강 상식 책 한 권쯤은 곁에 두는 것도 좋을 듯하다. 온 가족이 돌려 보면서 이미 알고 있던 사실을 되짚어 보고, 혹시 잘못 알고 있었던 부분은 바로잡고, 여기에 없는 내용은 따로 기록해 두는 것도 좋겠다.

속이 불편할 때는 몸의 오른쪽을 아래로 해서 눕는다.

이 책은 이처럼 몰랐던 사실을 짚어주기도 한다. 물론 증세가 심각하다면 병원에 가는 것이 정답이겠지만, 속쓰림은 현대인 누구나 가끔 겪는 일이다. 간단한 실천만으로도 증세를 완화하거나 예방할 수 있다면 병원을 가거나 약을 먹지 않고도 자연치료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바른 습관을 들인다면 큰 질병은 걸리지도 않을 것이다.

아이가 있는 가정뿐만 아니라 연세 드신 분이 있는 가정에도 필요한 책이란 생각이 든다. 특히 어른들은 잘못된 고정관념에 사로잡혀 있는 경우가 많다. 우리 아버지는 아침 저녁으로 먹어야 하는 약을 한 번 건너뛰면 그 다음에 두 번치의 분량을 한꺼번에 드신다. 그러지 말라고 해도 도통 듣지 않으신다. 이 책을 보여드리며 그러지 말라고 말씀드렸더니 알았다 하신다. ^^

또한 코피가 날 때 머리를 뒤로 젖히고 뒷목을 두드리는 일을 당연한 것으로 알고 있었는데, 이 책에서는 오히려 고개를 앞으로 숙여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사실 코피 날 때 머리를 뒤로 젖히라는 내용은 어떤 책에도 나와 있지 않지만 우리는 모두 그렇게 하면서 시큼한 피를 삼켜야 했다. 우리가 잘못 알고 있는 것들이 얼마나 많은지 확인하게 되었다. 물론 아는 내용도 많았지만, 내가 아는 내용이 다른 사람들도 모두 아는 것은 아닐 것이다.

자신의 감기가 다른 사람에게 전염되지 않기 위해 하는 마스크는 무용지물이라고도 말한다.
기침은 초속10m, 전방 50m까지 날아간다.
인플루엔자가 배구공이라면 마스크의 눈금 한 개는 축구 골대 크기.
그러나 예방을 위해서는 꼭 필요하다. 왜냐면 바이러스는 습기에 약하기 때문이다. 마스크를 하면 마스크 안에 습기층이 생기기 때문에 외부의 바이러스가 침투하지 못한다고 한다. 새롭게 알게 된 재미있는 상식이었다.

딸꾹질이 나면 혀에 설탕을 올려놓고 입천장에 비빈다.
이것 또한 새롭게 알게 된 사실이다. 우리 아이가 딸꾹질을 자주 하곤 하는데, 그럴 때마다 절대 효과를 보지 못하는 ‘깜짝 놀래키는’ 응급치료를 해왔다. 이제 이 달콤한 방법을 써먹어봐야겠다.

또 두통이 있을 때 머리에 물수건이나 얼음주머니를 대는 것이 일반적인데, 긴장성 두통의 경우는 어깨나 목을 주물러 근육을 풀어주면 혈액의 흐름이 호전되어 통증이 완화된다고 한다.

심장이 심하게 두근거릴 때는?
눈을 감고 눈꺼풀 위에 손가락을 대고 안구를 지그시 누른다. 검지와 중지를 가지런히 모아 누르면 쉽다. 양 눈을 동시에 누르는 것이 아니라 한쪽 눈만 압박한다. 양쪽 눈을 계속 누르면, 극단적인 경우 맥이 멎을 정도로 위험하므로 한쪽만 누른다.

이렇듯 몰랐지만 모름을 인식하지 못하고 있던 부분, 혹은 잘못 알고 있었던 것을 콕 찝어 준다. 어렴풋이 들어 알고 있다고 생각했지만 제대로 알고 있지 못했던 부분이다. 집집마다 구급상자는 꼭 마련해 두지만, 그 구급상자를 이용할 때 갖고 있어야 할 기본적인 상식들은 알고 있지 못한 부분이 많다.

알코올 분해효소가 적은 사람은 아무리 단련해도 간장 장애를 일으키기 쉽다.
소변의 정상적인 횟수는 하루 다섯에서 아홉 번
물은 한꺼번에 많은 양을 마시지 말고 조금씩 나눠 마신다.
식은땀이 날 때는 허리띠를 졸라맨다.
‘식간’이란 식사가 끝난 2시간 후
반신욕은 팔꿈치를 담그는 것이 좋다

간단한 운동법도 소개하고 있다.
요통 해소를 위해서 허리가 휜 체형에게는 <문 밀기 체조>와 <가랑이 벌리기 체조>,  고양이등인 체형은 <층계 두 단씩 오르기 운동> <장요근 강화 운동> 을 권한다.
허리가 아픈 사람에게는 <무릎 각도 스트레치> <걷기와 달리기 복합 운동>을 권하며 어깨가 결린 사람에게는 <팔꿈치 펴기 체조>를 제안한다. 물론 하는 방법은 그림을 통해 자세하게 나와 있다.
흥미로운 사실은 발이 절일 때 뒤로 계단을 오르는 것이다. ’코에 침을 세 번 바르는’ 내 방법보다 효과가 있을지 한번 해봐야겠다.

만화컷과 함께 간단간단하게 설명하고 있기 때문에 전혀 어렵지 않고 재미있게 읽힌다. 관심 있는 부분만 골라 읽어도 좋다. 뒷부분에는 좋은 의사와 좋은 병원을 찾는 법도 나와 있다. 물론 저자가 일본사람이기에 우리 현실과는 조금 다른 부분이 있을 수 있겠으나 참고가 될 만하다. 많은 환자를 겪어본 의사 입장에서 쓴 책이라서 친절하고 자상하며, 중간중간 환자의 엉뚱한 에피소드들이 웃음을 주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