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 원낙에도 설문 조사나 통계를 좋아하는 편이라 이 책의 소개글을 보자 마자 읽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왜 통계를 좋아하는 걸까? 그것은 아마도 절대적인 것은 아니겠지만 숫자를 통해 현재를 이해할 수 있기 때문이지 않을까?

1박 2일 보다 패밀리가 떴다의 시청률이 더 좋은 것은, 마냥 신나게 노는 것처럼 보이는 출연자들을 통해 대리 만족을 할 수 있어서 이기도 할 것이고, 예쁘고 도도할 것 같은 두 여자 연예인의 망가지는 모습이 웃기기도 해서일 것이다.

하지만 그 중 시청률이 제일 낮은 우결은 과연 정말로 인기가 없는 것일까?

멤버들의 일거수 일투족이 방송을 하면서 실시간으로 논란이 되기도 하고, 우결 멤버 중의 몇 몇은 비호감 대표 연예인에서 호감 연예인으로 탈바꿈하기도 했었다. 이것이 시청률이라는 것의 한계이지 않을까.

 

하지만 그럼에도 통계가 재밌는 것은, 나와 다른 99명은 얼마나 같은 삶을 살고 얼마나 다른 생각을 할까..에 대해서 생각할 수 있기 때문이지 않을까. 나는 어떤 그룹에 속하며, 몇퍼센트의 삶을 살고 있는 것일까.. 내가 가고 있는 이 길이, 내가 하고 있는 어떤 것이, 일반적으로 많은 사람들이 하고 있고, 살아가는 방식일까. 별것 아닌 것 같지만, 튀지 않고 평범하게 사는 것을 미덕으로 여기는 나는, 내 삶의 지침서가 된다고 생각하고 이런 설문조사나 통계에 목숨을 걸고 있는 것 아닐까.

 

그래서 그런지, 나의 인생에 현재 중요한 이슈들이 더욱 눈에 들어왔다. 결혼. 여가 생활, 직업에 대한 것들.

 

무엇보다 첫번째 나의 호기심을 불러일으켰던 것은, 결혼.

우리 나라 사람들 중에 꼭 결혼을 해야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얼마나 될까?

2002년 통계에서는 69.1%가, 2006년에는 67.7%가 결혼을 꼭 해야한다고 생각한다는 결과가 나왔다. 생각보다 낮은 수치. 어쩌면 결혼을 하지 않을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하는 나를 보며, 내가 별종일까? 라는 생각을 조금은 접을 수 있었던 결과였다.

 

또한 재밌었던 결과는 연상녀-연하남 커플이 2007년에 13%로 10년 전보다 5%이상 증가한 수치를 나타냈다는 것.

특히 2007년 결혼 한 커플 중 초혼녀+초혼남 77.3%, 재혼남+재혼녀 12.1%, 초혼녀+재혼남 4.3%, 재혼녀+초혼남 5.7%였다는 것.

이 결과들은 여성의 사회적 지위가 상승되었다는 것의 단적인 결과일까?

아니면 연상녀-연하남 또는 재혼녀+초혼남이 주인공이었던 인기 드라마가 재밌는 시류를 만든 것일까?

그것도 아니라면, 과잉보호 속 자라온 남성들의 모성 회귀 본능이 발휘되어서일까?

이렇게 된다면, 나도 80년대 후반 출생 소년과 커플이 될 수도 있지 않을까?^^

 

다음은 여가 생활에 대한 설문 조사로, 내 여가생활의 반 이상을 차지하는 독서에 대한 통계였다.

현재 문맹률이 거의 0%인 우리나라의 독서율은 76.7%.

문맹률이 꽤 높은 미국은 73%, 스칸지역의 스웨덴은 87%, 북유럽의 네덜란드는 84%.

낮은 문맹률을 따진다면 독서율은 낮은 편에 속한다는 생각이 들었고,

그 이유는 잦은 술자리 모임이나, 다른 나라에 비해 인터넷을 이용하는 시간이 훨씬 많기 때문일 수도,

또는 유럽 지역보다 직장인들의 근무 시간이 길기 때문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니면, 재밌는 TV가 너무 많아서 이기 때문일까?^^

 

또 재밌는 통계였던 것은,

남성은 한달 평균 책을 사는데 드는 비용과 술을 먹는데 드는 비용의 비율이 1:9였다는 것.

여자는 1:2였지만, 이 수치는 여자가 더 독서를 많이해서는 아닐 것 같다.

상대적으로 여자보다 술자리를 더 많이 갖거나, 술자리에서 돈을 내는 횟수가 남자가 더 많아서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

 

 

이 책에서는 결혼, 사랑, 일, 돈, 여가생활 등 굉장히 많은 분야를 통계를 이용해 설명하고 있었다.

당연하게 여겨지는 통계도, 꽤 놀라운 통계도 존재했지만,

알고 있었던 것이든 의외의 것이든,

여전히 흥미로웠다.

 

숫자를 통해서 나의 위치를 재본다는 것.

비교를 좋아하는 인간의 본성이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