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혹 아이들을 가르치다 보면 잘 알고 있을 것이라 생각한 것들 중에 의외로 모르고 지나친 것들이 있어서 설명을 할 때가 있다. 그러다보면 자꾸만 목소리가 커지면서 아이만을 힐책할 때가 있다. 제대로 확인하지 못한 책임도 있지만 도대체 설명을 하는데도 알아 듣지 못할 때면 다른 것들은 어떻게 하고 있나 싶어 의문스러운 눈치를 주게 된다. 그러한 눈치를 늘상 달고 지내는 카짱은 남다른 생각을 할 수 있는 독특한 아이임에도 불구하고 그 모두를 노력해서 분발 하기보다는 당연스레 받아들이는 것에 익숙해지고 만다. 그래서 지적인 부족함을 보충하기 위해 해바라기반을 다니는 명랑하고 밝은 아이다.

그런데 이사를 가게 된 카짱에게 변화가 생겨날 것이라 생각하지 못했는데 모리타 선생님과의 2주간의 만남은 큰 감동을 가져오는 기회가 된다. 그동안의 부족한 학습량을 몰아붙이기 식의 소나기 공부가 아닌 기본학습과 어우러진 체육활동을 통해 아이의 새로운 면을 개발해 주신 것이다. 어찌보면 통상적으로 내세우는 학습 이전의 인간적인 발달을 이야기하며 반듯한 사람으로 커 가야 함을 강조한 것인데 정말로 효과가 생겨난 것이다.

모든 면에서 주눅들고 자신감 없던 카짱에게 틀린 것에 대한 질책과 윽박지르기 보다는 나름의 이해와 맞장구를 쳐 주며 잘하고 있다라는 암시를 주었기 때문에 자신이 하고 있는 것에 대한 관심과 집중을 하게 한다. 제 때 배워야 할 것을 시간이 지난 뒤에 배운다는 것이 창피하고 어색할 수 있는데 그동안 모르고 지내온 것들에 대한 관심과 반성을 두루 하게 되면서 정말로 알고 싶다라는 마음을 갖게 한 것이 아닌지...... 그러했기에 스스로 어떻게 해야 하는 것인지도 깨우치게 되고, 다시금 해보려고 하는 용기도 솟아나게 된 것인지 모른다.

자전거를 처음 배울때 뒤에서 균형을 잡아주며 독려해 주던 아빠의 손길이 슬쩍 사라져 버린 줄도 모르고 열심히 페달을 밟아 불안스런 혼자만의 출발을 할 수 있었던 것처럼, 카짱은 그러한 과정의 즐거움을 맛보게 된 것이다. 그러했기에 카짱은 감격스런 졸업사를 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낸다. 스스로에 대한 대견함과 뿌듯함도 있었겠지만 무엇보다도 중요하고 고마운 모리타 선생님에 대한 감사를 할 수 있어서 행복했을 것이다. 아이를 통해 자신의 열정과 노력의 결과를 확인할 수 있었던 선생님은 물론 주위 모든 이들도 깨닫게 되는 것이 있었을 것이다.

다소 처지고 부족함에 대한 보충을 해주기 보다는 지레 포기하고 존중하지 않는 부분에 대해서 그리고 그 아이들의 미래에 대해서도 중요하게 생각하고 노력해야 할 것이 많다라는 것을...... 각자의 개성과 인격을 존중하고 이해해 간다면 어느 누구도 모자람이 없는 존재라는 사실을 알고 성급히 재촉하거나 면박 주는 경우의 일들을 하지 말아야 할 것이며, 드러나는 결과치만으로 그 아이의 삶이 결정되는 것이 아니기에 더 많은 다독임과 노력의 기회를 제공하여야 한다는 것을 다시금 확인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