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차 세분화되는 사회가 되어 가다보면 서로에 대한 간섭이나 관심 같은 것에는 등한시 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그러한 것이 보편화 되다보니 서로의 문제에 대해 이러쿵 저러쿵 이야기해 주는 것에 대해서도 불편스러워 하고 때론 그 자체를 불쾌시 하기도 한다. 그러한 관점에서 본다면 율리아가 하인리히에 대한 관심을 갖는 것은 어떤 것일까?  또 하인리히는 어떻게 반응하고 받아들일 수 있을 것인지...... 얼핏 보게 된 하인리히 몸의 상처들, 궁금증일 수도 있고 자신과 다른 것에 대한 충격이었을 것이다.

나도 잘못에 대한 훈육의 방법으로 손바닥을 때리는 적이 있다. 간혹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지 못해 더 큰 벌을 서기도 했지만 때리는 사람이나 맞는 이 모두 가슴이 아프긴 매한가지인데....., 습관적으로 폭력을 행사하는 부모를 둔 아이는 미처 그 마음을 이해할 겨를도 가져보지 못하고 오로지 부모를 증오하며 마주 대할 것이다.  어쩌면 그로인해서 스스로의 잘못이 있을지라도 반성하기보다는 행위 자체만을 경계하고 증오하며 마음을 삭히지 않을까 싶다.  그러한 것이 되풀이 되다보면 성인이 되어서 어느 순간 자신이 경멸하던 그 행동을 똑같이 행하고 있을지도 모르는 불행을 익히는 것인데.......

심심찮게 가정폭력에 대한 것이 언급되어지는 것을 보면 적잖이 벌어지고 있는 사실임에도 나와는 별개의 것, 그 집안의 문제로만  판단해 그것에 대한 관심이나 해결에는 구체적으로 관여하지 않으려 한다. 선생님이 자신의 판단과 시행에 몇번의 좌절을 경험한 것처럼....... 율리아의 생각처럼 서로의 관심과 변혁을 좀 더 일찍 실천했더라면 그렇게 긴급한 상황으로까지 다다르게 되지 않았을 텐데 싶은 아쉬움을 갖게 된다.

비록 더 큰 아픔을 겪게는 되었지만 그것을 마지막으로 해서 하인리히가 정말 행복해졌으면 싶다. 뒤늦게나마 역할의 부족을 깨달은 무지하고 나약했던 엄마나 주위의 모든 사람들처럼 다시는 그러한 아픔을 방관하지 말았으면 한다. 개입하기 귀찮아하던 잠시의 눈 돌림이 얼마나 힘겨운 상황과 맞닥치게 한다는 것을 잊지 말고, 모두가 항상 관심을 갖고 배려해 주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보게 된다. 

그리고 모든 부모된 이들이 다시금 어떠한  큰 것만을 위해 노력하라고 강요만 할 것이 아니라 내 주위에 아픔과 상처도 관심 갖을 수 있는 그런 배려의 마음도 포용토록 가르쳐야 할 것이라 생각된다. 문제가 있거나 그러한 소지가 있다해서 떨어뜨려 놓거나 멀리하게 된다면 나밖에 모르는 부정적인 결과를 가져올 수도 있고 그리고  정작 내가 어려울 때 아무도 함께 하지 못하는 변형된 관계를 가져온다는 단순한 진리를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살아가며 무엇부터 아이들에게 가르치고 익히게 해야 하는지를 되새기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