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들의 이유로 인해 아이가 받게 될 많은 상처들 중 하나가 이 경우일 것이다. 급선회되어 버린 생활에 어른들도 휘둘리기 십상인데 아이는 얼마나 필사적인 심정인지를 알 수 있었다.  사회적인 변화의 한 모습으로  싱글맘, 싱글대디들의 삶은 이젠 흔치 않은 우리 가정의 모습 중 하나이다.  이별과 그 후의 삶 그리고 그리움과 아쉬움들도 아이들의 성장에 있어서 당연한 과정일 뿐이라고 여겨지는 일상이 되어 가고 있는 것이다. 얼마나 가슴아픈 일인지.......

 " 만약 내가 요군의 엄마다" 라는 가정아래의 생각만으로도 암담하다. 내게는 열정적인 무엇도, 세상이 그리 호락호락하지 않다는 걸 아는 나이이기 때문에......, 한마디로 잣대가 너무 많다는 것이다. 또한 난 "기계치"이다.  겁없이 몰아대던 그 시절은 추억이 되었으니....,  그래서 울 아이는 요군보다 더 반대가 심할 것이 분명하다. 이러한 개인적인 성향보다  더 큰 문제는 그 작은 가슴속에 말 못할 아픔을 부여잡고 커야 하는 아이들이 대견스럽기도 하겠지만 안쓰러움이  더 클 것이라는 것이다. 어쩌면 요군이 나나를 빗대어 표현하는 것들 모두 그 아이의 전부일텐데......

부모의 음성, 습관, 기척임등 모두를 잡아 두고 싶어 귀를 쫑끗 세우려 했던 마음을 들키려 들지 않으려 하는 모습 모두가 가슴을 짠하게 만든다.  그러한 억누름같은 마음이 이노우에와의 사건에서 표출이 된 것이 아니었을까. " 인생은 혼자 가는 고독한 길" 이라는 아이답지 않은 표현과 우리집의 남자로서의 역할을 해야 한다는 식의 " 장어덮밥의 선택"은 요군을  더욱 표현의 고수로 만드는 것 같았다.

그러나 그들에게는 노란 코끼리가 있었다. 만약 노란 코끼리가 없었다면 아이와 엄마 서로간에 잔잔한 충돌과 화해는 없이 계속 상처만 덧붙이는 결과가 있었을 것이다.   다행히 용감한 우리의 엄마와 아들 , 딸은 과감히 이러한 것을 떨쳐 버리고 자립해 가는 모습을 애잔하게 보여주고 있다. 뭇 시선으로 얽힌 잡다한 경험들이 그들을 훼방 놓고  헝클어 놓더라도 말이다.

" 아리모도리데"로의 긴 여행에서 노란 코끼리는 그 임무의 확실한 마침표를 다하게 되지만  이들에게는 결속과 희망으로 다짐된 새로운 도전을 할 수 있게 되어 희망적이었다. 그래서 노란색이 아니었나 싶은....... 분명 또 다시 역경이 올지라도 버텨낼 수 있을 거라는 암시를 주는 온기 가득한 내용에 가슴이 뿌듯해왔다.

우리들의 삶도 이렇듯 깊은 문제와 모순을 깨우쳐가며 성장해 가는 것이리라. 각자 보고 싶은 시각의 차이가 있는 것이고 , 도달 하고자 하는 목표가 다르듯...., 좌절하지 않고 일어서는 모습을 지켜 볼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행복하다고 되뇌이며,  이 가정의 일원들이 자신만의 세계를 획득하기를 진심으로 바라는 마음 가득하다.  내게 있어서의 아이와  그림자처럼 붙어 버린 남편의 존재를 다시금  곱씹는  반성의 기회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