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이 책을 아이 학교 도서실에 가서 읽어주었다.
한 달에 한 번 1-2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30분간 책을 읽어주는데, 아직 홍보도 많이 되지 않았고, 방과후다 보니 아이들의 대부분은 방과후 수업을 들으러 갔거나, 학원에 바로 가는 아이들이 많아 적은 인원의 아이들을 데리고 책을 읽어준다.

아이들에게 책을 읽어줄 때 제일 우선으로 생각하는 것은 바로 '재미'이다.
아이들이 재미있다고 생각될 정도의 책을 골라 먼저 읽어준 후, 다음에 이어 감동을 주는 책으로 마무리를 한다.

오늘은 이 책을 골랐다.
초등학생 아이들에게 무슨 이런 책을 읽어주나? 라고 생각할지도 모르지만, 글줄의 양은 상관이없다고 생각하기에 그냥 내 주관대로 선택했다.

이 책을 고른 이유는 앞서도 언급했지만, 이 외에도 여러 이유가 있다.

첫째, 웃으며 읽을 수 있는 책이니까.
둘째, 재미있고 유익한 정보를 주니까.
셋째, 오래 기억될 수 있을 법한 이야기니까.
넷째, 짧은 문장을 통해 아이들이 지루해 하지 않을 수 있으니까.
다섯째, 아이들이 한 번도 읽어보지 않았을 법한 책이니까.
이런 이유로 고른 책을 들고 아이들 앞에 앉았다.

이 책을 보여주며, 이 책을 읽은 아이들이 있는지부터 물어보았다.

그런데, 우리 아이를 제외하고 한 명도 없었다.
10명이 넘는 아이들 중 아무도 없다니...좀 놀랐다.
물론, 책을 읽어주는 입장에서는 다행스러운 일이지만 그래도 이렇게 읽어본 아이가 없을 줄은 몰랐다.
사실, 이 책을 고른 다섯가지 이유 중 마지막 다섯번째에 해당되기는 하지만, 그래도 이렇게 없을 줄이야...

그렇게 이야기를 시작했다.
아이들에게 왜 방귀가 나올까? 라고 물으며, 아이들을 생각을 들어본 후 이야기에 들어갔다.
제목부터 웃기다 보니, 아이들은 한바탕 크게 웃었다.
그러면서 방귀에 대한 이미지를 이야기 할 때는 '더럽다', '냄새가 난다' 등의 부정적 생각을 많이 하고 있었다.

방귀가 왜 생기는지에 대해서도 묻고, 방귀를 참으면 왜 안되는지 등 아이들과 본격적으로 책을 읽기 전 주위 환기와 책에 더 집중하도록 유도하기 위해 일단 재미있게 시작을 했는데, 오히려 아이들은 더욱 산만하게 다른 이야기로 흘러 안타깝기만 했다.

하지만, 처음 이 책을 접하다보니 아이들이 이 책이 전달하는 내용은 한 번에 확실히 기억해 내는 모습도 볼 수 있었다.

왜 방귀가 생기는지, 방귀와 트림은 어떤 것인지, 왜 냄새가 나는지, 왜 방귀를 참으면 안되는지, 하루에 보통 사람들은 몇 번이나, 그리고 얼만큼의 방귀를 뀌는지 등 정말 재미있는 정보를 재미나게 그리고 있어 즐거운 책읽어주는 시간이 되었다.

짧은 글 속에 많은 정보를 제공하면서, 재미있는 그림이 아이들의 눈을 사로잡았다.

초등학교 저학년 학생들의 반응이 과히 폭발적이었고, 도서실에서 이 책의 제목을 들은 고학년 학생들도 박장대소를 할 정도였다.

물론, 엉뚱한 생각을 이야기하는 아이들이 대답도 재미를 더했다.

혼자읽기 보다 여럿이 함께 읽는 책읽기의 맛이 어떤 것인지를 오늘 더 크게 느끼게 해 준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