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영희 교수님에 대해서는 여러 매체를 통해 들은 바가 있다.
하지만 타고난 수필가라 칭송받는 그녀의 작품을 사후에 뒤늦게 만나게 되었음이 참으로 아타까울 따름이다.
왜 진작 그녀의 수필을 만나지 못했을까?

술술 잘도 읽히는 이 책을 통해 참 많은 것을 새롭게 보는 눈이 생겼다.
특히 그녀가 말하는 장애에 대한 이야기는 잊혀지지 않는다.
아마도 얼마전 열심히 읽었던 '장애'를 주제로 다룬 동화들을 보았기에 이 부분이 선명하게 새겨진 것 같다.
동화를 읽으며, 아이에게 동화책을 읽어주며 나는 편견이 없이 무차별적으로 동화를 접했었다.
그러다 동화에 새롭게 눈을 뜨기 시작한 것은 불과 얼마 전 부터이다.
동화 속에 그려진 작은 부분 하나도 그냥 지나칠 수 없음에 점점 동화의 매력에 빨려들어가기 시작했다.
그런데 이런 나도 간과한 부분은 장영희 교수님 콕 짚어 주고 있었다.
어쩌면 그녀 자신이 장애를 가졌기에 동화속 그런 부분만 더욱 부각되어 보였을 수도 있다고 본다.
나같은 일반인들의 경우 그냥 지나치고 아무 의미를 부여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그렇다 하더라도 그녀가 짚어 놓은 부분에 대해서는 최소한 한번 쯤 짚고 넘어갈만하다는 생각이다.

그 외에도 그녀의 고전이라 불리우는 주옥같은 작품들을 소개하며, 그녀의 주변 이야기와 잘 버무려 놓았음을 발견할 수 있다.
그것은 특별히 화사하게 치장하지 않았음에도 빛이나는 그런 것이었다.
뛰어난 기교가 없음에도 그녀의 글에 빨려드는 것은 아마도 쉽게 읽히는 문장들과 편안함이 주는 것이 아닌가 싶다.

장영희 교수의 이 작품을 시작으로 이와 비슷한 류의 책이 쏟아져 나온 것이 아닌가 싶은 생각도 들었다.
지금 이 책과 더불어 함께 읽고 있는 다른 작가의 작품 또한 문학작품 이야기와 함께 생활속 이야기를 접목해 놓은 책이다.
하지만 두 작품은 비슷한 듯 뚜렷하게 구분되는 점을 발견할 수 있었다.
그것은 편안함과 쉬움이라는 것이다.
쉽게 술술 익히며 가슴으로 와 닿고 머리 속에 쏙쏙 기억이 되는 것이 장영희 교수님의 『문학의 숲을 거닐다』라고 한다면, 또 다른 작품은 좀 지루하고 고루하다는 생각이 드는 것이 개인적 생각이다.
어쩜 같은 시간대에 두 작품을 동시에 읽다보니 더 그러하게 느껴졌는지도 모르겠다.

두 작품 모두 주옥같은 문학 작품들을 만날 수 있다는 점에서는 좋다는 생각이다.
읽었으되 잊고 있던 작품 및 전혀 몰랐던 작품, 편견을 갖고 읽지 않았던 작품 등을 다시 내 삶 속으로 끌어들일 수 있는 계기를 제공했다는 점에서 즐거운 일이라 생각한다.

문학의 숲을 맘껏 신나게 거닐고 보니 이제는 허기가 진다.
문학에 대한 허기, 읽기 싶은 욕망에 대한 허기 말이다.
이 허기를 채우기 위해 다시 나는 책을 손에 들고 빠르게 그러면서도 꼭꼭 씹어 먹기 시작한다.
이 허기의 끝은 과연 어디일지....
진정코 허기를 채울 수 있을지는 여전히 미지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