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지 모건스턴의 작품을 읽으면 항상 즐겁다.
그래서 그녀의 작품을 늘 찾아 읽게 되는 것 같다.

이 작품에 대해서는 어떠한 사전 정보도 없었다.
아, 아니지 작가가 누구인지는 알고 있었다.
책 뒤에 이 책에 대한 짧막한 소개글도 읽어보지 않았다.
이 글을 읽으면 이 책에 대한 기대가 반감될 것 같기 때문이다.
그렇게 이 책을 읽기 시작했다.

우선 이 책에 끌린 이유를 생각했다.
첫째는 작가다.  
둘째는 바로 주제인 박물관에 있다.
요즘 부모들은 너나 할 것 없이 쉬는 날에는 여러 문화생활을 즐기고 있다.
체험학습이라는 이름하에 이른 나이부터 미술관, 박물과, 연극 관람, 체험 활동을 함께 하고 있다.
이 부분에 있어서는 나도 그렇다.
아이와 함께 다양한 문화 생활을 하고 있다.
이런 문화 체험 활동을 하며 내가 느낀 점이 몇 있다.
하나는 바로 올바른 관람 문화와 예절 교육에 있다.
단지 부모의 욕심만을 내세워 아이들을 끌고 다니다 보면 아이들에게 남는 것은 힘든 일정 밖에 없다.
이 부분은 이 책에서도 언급이 되어 있다.
물론 이런 것들이 쌓이고 쌓여 나중에 아이는 저절로 그 문화에 젖어 있음을 발견할 수 있다.
하지만, 작가도 말하고 있듯 질서 교육을 제대로 받지 않은 상태로 박물관이나 전시회를 가게 되면 다른 관람객들에게 피해를 주는 언행을 할 수도 있다.
그래서 너무 이른 나이 보다는 예절에 대해 아는 나이가 되었을 때가 가장 적당하다고 생각한다.

이런 생각에서 작가가 이 책을 쓰지 않았나 싶다.
부모의 욕심으로 너무 어린 나이의 아이를 박물관에 데리고 다니며 많은 것을 보여주려 하는 것, 이런 모습을 보고 이 책을 쓰게 되지 않았나 싶다.
사실 나 또한 아이와 함께 여러 곳을 다니며 이런 생각을 가장 많이 하게 되었기 때문이다.

내가 두번째로 느낀 것은 바로 관람하는 방법에 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관람에만 의의를 두고 있는 듯 해 보였다.
많은 관람객들로 붐비는 전시장을 되도록이면 빠른 속도의 눈도장 찍는 정도로 관람을 끝마치는 경우를 보았다.
아이들은 그저 한 번 보았다는 것 이외에 그 전시회에서 무엇을 기억할 지 의문이 생긴다.
정반대의 경우도 있다.
아이들이 저마다 손에 작은 수첩과 연필을 들고 각 전시품에 쓰여진 문구를 그대로 옮겨 적는 것을 볼 수 있다.
이런 경우는 아이들에게 공부의 연장선이 되고 있는 전시관람으로 밖에 보여지지 않는다.

요즘 신 풍속도는 바로 디지털 카메라의 보급과 함께 개인 블로그 등의 활성화로 인한 사진 찍는 모습이다.
이건 전시를 보러 온 건지 사진 찍어 올리기 위해 온건지 구분이 가지 않는다.
한 전시회에서 있었던 일이다.
당시 아이는 7살이 막 되었고, 전시 경험이 3년정도 되다보니 꼼꼼히 전시를 살피고 즐기기 시작한 때였다.
그런데, 등 뒤에서 한 엄마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아이엑 여기에 서 볼래?  저기도 서 봐.  라고 하며 계속 사진을 찍는데 열중하는 모습이었다.
아이의 시선은 전시에 있지 않았다.
그저 엄마가 시키는 대로 카메라 앞에 서서 포즈만 취할 뿐이었다.
그 엄마 또한 열심히 전시물을 카메라에 담기에 여념이 없었다.

이런 모습도 있다.
원화전이나 미술전등의 경우 카메라 촬영이 금지되어 있다.
물론 기타 전시회등도 일반적으로는 카메라 촬영 금지라는 푯말이 붙어 있다.
하지만 이런 것을 무시하며 사진을 열심히 찍는 모습을 아주 흔하게 볼 수 있다.
안타까운 현실이다.
이럴 땐 최소한의 예의를 지켜주었으면 하는 마음이 간절하다.

과연 아이들이 전시를 어떻게 생각할지, 무엇을 기억할 지 의문이다.
그렇다고 우리 아이만은 아주 잘한다고 말할 수도 없다.
아이는 아이이기 때문이다.

결론은 그 장소를 사진찍는 장소나 학습의 연장선상에 있는 장소가 아닌 즐거운 장소로 오래도록 기억했으면 하는 것이다.

이런 여러 면을 살펴보면 나와 작가가 통하는 부분이 많은 듯 하다.

작가는 아이들의 시선에서 문제점을 지적하고 있다.
그리고 작가는 대 반전을 보여준다.
작가의 재치에 감탄사가 터져 나오는 부분이다.

언제나 작가는 이렇게 마무리 짓는다.
모든 문제를 한 번에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하거나, 그것이 잘못되었다고 비판하지 않는다.
작가는 반전을 통해 또 다른 재미를 주고 생각거리를 던져 놓을 뿐이다.
그래서 작가의 작품에 열광하게 되는 것 같다.

이 작품 또한 아이들과 부모에 함께 읽기를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