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바꾼 위대한 책벌레들 1』을 재미나게 읽은 터라 2권에 대한 기대를 갖고 선택했다.
1권과 마찬가지로 2권의 형식도 동일했다.
주인공이 이야기를 진행하고, 아이들이 질문하는 형태 그대로였다.
1권을 읽을 때 미처 생각지 못했던 작가의 이런 구성에 대해서 2권을 읽으며 작가의 의도를 알 수 있었다.
작가는 독서를 좋아한 여러 인물들을 통해 그들의 다양한 독서 방법과 그로 인해 어떤 인물이 될 수 있었는지를 어린 아이들에게 알려주고 희망을 심어주기 위해 이러한 구성을 선택한 것이다.
1권을 읽을 때는 그저 재미난 전개 형식이란 생각만 들었는데, 2권을 읽으며 동일한 전개 형식을 접하다 보니 이런 생각에 까지 미치게 되었다.

1권에 이어 2권에서도 7명의 책벌레가 소개되어 있다.
’정조대왕’, ’이황’, ’서경덕’, ’벤저민 프랭클린’, ’뉴턴’, ’처칠’, ’헤르만 헤세’가 바로 그들이다.
그러고 보니 짧은 시간 동안 ’정조대왕’을 다시 만나게 되었다.
이렇게 여러 다양한 류의 책을 통해 같은 인물을 만나는 것도 책 읽기의 재미라 생각한다.

7명의 책벌레들의 독서 비법을 마지막 장에 정리를 해 두었는데, 특별히 밑줄 귿고 읽지 않아도 한 눈에 정리를 해주고 있어 이것도 아이들에게 좋은 영향을 미칠 것 같다는 생각이다.  
개인적으로 나에게도 다시 한 번 읽은 내용을 더듬어 보는 계기가 되는 장이다.

	정조대왕 - 이 아비는 <독서기>라는 책을 만들어 어려서부터 읽었던 모든 책을 경·사·자·집이라는 분야별로 나누어 상세히 기록했어.  그런 다음 책의 제목과 지은이를 적고, 의심나는 곳이 있으면 자세하게 주를 달고, 끝에는 읽은 날짜와 감상을 적어 두었지.  그러곤 한가할 때 그걸 펼쳐 보면서 반성의 기회로 삼았단다.  이렇게 하면 책 내용을 자세하게 살피고, 또렷하게 생각하는 게 몸에 배게 될 거야. 이황 - 책을 읽을 땐 자세를 바르게 하고 앉아서 정성을 쏟아야 해요.  그러고는 그 속에 담겨 있는 참된 뜻을 완전히 깨우칠 때까지 정밀하게 되풀이해서 읽어야 해요. 그래야만 그 글이 자기 몸에 배고 마음속에 길이 남게 되거든요.  그때 옛성인을 본받아 올바르게 살 수 있게 되죠. 뉴턴 - 나는 체계적으로 독서를 했어요.  읽어야 할 책을 순서대로 정해 놓고 독서를 했으니까요.  특히 똑같은 사물이나 현상에 대해 설명하는 지은이들 간의 차이점에 주목했어요.  그래서 서로 다른 의견을 낸 이들의 이론과 내 생각을 비교하면서 책을 읽었죠.  의문이 생기는 부분에 질문 내용을 적고, 내 생각과 다른 부분에는 반대 의견을 적으면서 읽은 거예요. 서경덕 - 난 우리 주변을 가득 채우고 있는 기운이 모든 사물의 근원이라 생각하고 있단다.  그래서 온 세상이 만들어지고 변화하는 이치를 궁리해왔지.  그런데 많은 선비들은 책을 읽으면서 그 글자에만 매달려서 자연의 이치에는 관심이 없었지 뭐냐.  그거야말로 아무 의미없는 뜬 구름 같은 독서인데 말이다.  책은 모르는 것을 알려주고, 세상의 이치를 탐구하는데 도움이 된다.  그러므로 책을 많이 읽고 깊이 생각하면 세상을 다스릴 힘도 얻을 수 있지. 벤저민 플랭클린 - 난 책을 읽으면서도 내 생각을 하면서 읽었던 거야.  나쁜 버릇이지.  그런데 이제는 지은이의 생각에 우선 귀를 기울이고, 그 다음에 의문을 품으면서 다시 생각하는 식으로 독서한 거야.  그리고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끼리 모여서 독서 토론하는 모임을 만들었지.  매주 만나 철학, 윤리, 정치, 물리학, 수학 등에 대해 토론했어.  덕분에 온갖 분야의 책들을 엄청 읽었지.  백과사전에 나오는 만큼은 아니지만, 그런 독서 덕에 난 여러 방면의 전문가가 되었지. 처칠 - 같은 책이라도 여러 번 반복해 읽으면서 암기했어요.  좋은 단어와 문장을 많이 외워두면 생각하는 힘과 표현하는 힘이 길러지거든요.  좋은 글을 많이 읽어야 좋은 글을 쓸 수 있다는 게 바로 그런 이치죠.  또 책을 읽다가 좋은 아이디어가 떠오르면 그 자리에서 메모했어요. 헤르만 헤세 - 책은 아는 것부터 자연스럽게, 그리고 마음에 드는 책부터 읽어야 해요.  꼭 읽어야 할 책 같은 건 없어요.  자기가 읽어서 만족스럽고 기쁘고 행복하다면그걸로 된 거에요.  각자 그런 책을 찾아 읽고, 그 책들과 친구가 되는 게 중요하죠.
페이지 : 158-159

위에 정리해 놓은 것을 읽어보면 일맥상통하는 부분도 있고, 정 반대의 생각을 가진 경우도 찾아 볼 수 있다.
이런 것이 또 이 책을 읽는 재미가 아닌가 싶다.

나의 독서법과 비교해 보는 시간을 가져 보았다.
우선, 정조대왕처럼 난 초등 4학년부터 누구의 지시도 없이 그저 내 의지대로 독서록을 작성했었다.
책 제목, 지은이, 읽은 날짜, 출판사를 적고 독후감을 쓰는 형식이었다.
그저 나만을 위해 썼던 것이다.  이 습관은 상당히 오래도록 계속되었고, 내가 책을 읽고 글을 쓰는 데 많은 도움이 되었다.

이황 선생님의 말처럼 나는 책을 바른 자세로 읽는 편이 못된다.
편한 자세로 읽는다.
또한 모르는 내용이 나오면 이해가 될 때 까지 읽기 보다는 일단 글자만이라도 읽고 지나간다.
지금은 그렇다.
하지만, 얼마전까지만 해도  알 때까지 그 부분만 또는 처음부터 다시 반복해서 읽는 독서 방법을 고수 했었었다.

뉴턴처럼 나도 읽을 책 목록을 써 놓고 순서대로 책을 읽었었다.  
또한 유아동 도서 전집의 리뷰를 쓸 때는 내 생각과 지은이의 생각의 차이점이나 잘못됐다는 것에 대한 나의 반론을 포스트잍에 메모해 가며 읽었었다.
그러면서 유아동 도서를 읽는데 나름의 눈이 띄는 계기가 되었다.
지금도 읽은 목록을 만들기는 해도 읽을 순서를 정해 두지는 않고 그저 그 목록안에서 그때 그때 읽고 싶은 책을 골라 읽고 있다.

서경덕 선생의 이야기에서 주목되는 점은 바로 책을 읽으면서 글자에만 매달린다는 부분이다.
요즘 어린 유아들이 일찍 한글을 깨치고 책을 읽는 모습을 흔히 볼 수 있다.
그런데, 이 때 가장 크게 주의할 점이 바로 글을 이해하며 읽는지, 아니면 단순히 글자만 읽는지에 있다.
후자의 경우처럼, 글자만 읽는 경우는 깊이있게 글을 읽는데 장애가 된다.
많이 반복하다 보면 저절로 그 뜻을 알게 된다는 의견도 있다.
이 의견이 완전히 틀렸다고는 할 수 없으나, 글자만 읽는 아이들의 경우 그림책의 그림을 자세히 보지 않는다거나, 나무만 보고 숲은 보지 못하는 독서를 하는 경우를 종종 보았기에 하는 이야기다.
유아들의 경우 그림책을 통해 다양한 상상력을 기르고, 감성을 키우는 것이 나중에 독서에 있어 아주 큰 밑거름이 된다고 생각한다.

처칠의 말처럼 같은 책을 반복해서 읽고, 좋은 글은 외워두면 나중에 이것이 모여 글쓰기에 큰 도움이 된다.
아침편지의 ’고도원’ 님을 예로 들면, 아버지의 반강제적인 독서 영향으로 인해 지금은 머릿속에 좋은 글들이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이 저장이 되어 있다고 한다.  그리고 이것이 재산이 되어 나중에는 대통령 연설문 담당 일도 하게 되었다고 한다.
이처럼 좋은 책의 좋은 글을 알아두는 것은 좋은 글을 쓰는데 가장 큰 힘이 된다고 생각한다.

헤르만 헤세는 작가답게 독서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바로 마음에 드는 책부터 읽어야 한다는 말이 그것을 잘 말해 주고 있다.
또한 반드시 읽어야 할 책은 없다는 말에도 나 또한 동의한다.
요즘은 학교 필독서, 여러 협회 추천도서 등 다양한 책 목록이 넘쳐 나고 있다.
이런 책을 읽어야 하는 대상인 아이들보다도 그 부모들이 어떤 책을 아이들에게 읽혀야 하는지 헷갈릴 정도가 되었다.
도서관을 가 보면 필독서 목록을 적어와 책을 찾는 모습이 일반적이다.
그런데, 이 보다는 아이들이 좋아하는 책을 자유롭게 읽게 해 주는 것이 가장 좋다고 생각한다.
책읽기는 우선 즐거움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즐거움이 되어야 자연스럽게 아이들이 책을 읽게 되고, 어떠한 간섭도 없이 늘상 책과 친하게 지내는 아이들의 모습을 볼 수 있다고 생각한다.

1권과 2권의 책을 읽으며 내린 결론은 바로 독서는 즐거워야 한다는 것이다.
학업 성적을 위한 책읽기가 아니라 즐거움에서 스스로 찾는 독서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 책은 아이들보다도 부모님들이 먼저 읽고 반성해 보는 시간을 갖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