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의 저자 ’이지유’님에 대해 알게 된 것은 그리 오래지 않았다.
얼마 전에 읽은 『그림책 사냥을 떠나자』를 통해 처음 알게 되었고, 그 인연으로 이 책을 고르게 되었다.
『그림책 사냥을 떠나자』를 너무도 재미있게 읽었기에 천문학을 전공한 저자가 들려주는 우주 이야기에 믿음이 갔다.

오늘, 이 책을 정말 재미나고 맛나게 읽었다.
어쩜 이리도 쉽고 재미나게 우주 이야기를 풀어냈을까 감탄하면서 보았다.
어려운 이야기, 잘 와닿지 않는 이야기를 저자는 아주 쉽고 재미나게 일상처럼 와닿도록 풀어내는 재주가 있었다.
아이들을 사랑하고, 그림책을 좋아해서일까?
저자는 재미난 그림책을 읽듯 그렇게 우주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었다.

우주에 대한 여러 사실들을 쉽게 설명해 놓았고, 재미난 사실들도 알려주고 있어 쉽게 책에서 손이 떨어지지 않았다.
뿐만아니라 이 책 마지막 장에는 도움이 될 만한 알찬 정보도 실어 놓았다.
여러 인터넷 사이트를 소개해 놓아 직접 찾아보는 재미도 알려 주고 있고, 국내에 있는 천문대 정보도 친절히 소개해 놓았다.
그리고 우주 이야기를 담은 그림책 소개도 해 주고, 더불어 좀 더 깊이있게 다룬 책도 안내해 두었다.
책을 가까이 하지 않는다면 영화로 우주에 좀 더 쉽고 재미있게 다가가도록 친절한 영화 소개도 함께 하고 있다.

마지막을 장식하고 있는 천문학의 역사 또한 천문학의 발전을 쉽게 정리할 수 있도록 굵직한 사건 중심으로 정리해 주어 천문학 공부에도 도움이 많이되는 자료라 생각한다.

이런 여러 요소도 재미있지만, 무엇보다 가장 내 맘에 든 것은 작가의 유연한 태도였다.
지금은 진실이라 알려진 것들도 미래에는 모두 바뀌어 있을지도 모른다는 것이다.
현재는 사실이지만 미래의 또 어떤 과학적 사실의 발견으로 인해 언제든지 바뀔 수도 있다는 것이다.
그러니 반드시 그렇다라고 생각하기 보다는 좀 더 유연한 사고로 우주를 바라보는 점, 우주 뿐만 아니라 우리 삶도 그렇다라고 이야기하는 점이 많이 와 닿았다.

별의 진화를 설명하며 인간을 비유해 놓은 점은 정말 이 책의 절정이라 생각한다.

	태양도, 지구도, 지구 위에 살고 있는 모든 생물들도 다 별이 남겨 놓은 찌꺼기에서 생겨난 거예요. (중략) 별들이 죽고 사는 이런 과정은 인간의 모습과도 너무 많이 닮았어요. 부모의 세대와 나의 세대가 다른것, 그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이죠.  태어나는 것, 자라는 것이 모두 다른 환경에서 이루어지기 때문이에요.  먼저 살다 간 사람들이 좋은 환경을 이루어 놓으면, 다음에 살 사람들은 좋은 환경에서 살게 되겠죠?  하지만 먼저 살던 사람들이 너무 욕심을 부리고 자연의 질서를 파괴하면, 다음 세대 사람들은 어렵게 살 수밖에 없을 거예요.    별과 인간은 많이 닮았지만 분명히 다른 것도 있어요.  별은 절대 인간처럼 욕심을 부리지 않아요.  주어진 대로 열심히 살다가 다음에 태어날 별들을 위해 자신의 몸을 기꺼이 내놓고 가죠.
페이지 : 158~160

그동안 전문 용어 투성이의 우주 이야기만 접하다 저자가 그 말의 뜻을 이해하기 쉽도록 설명해 놓은 이 책을 접하며 나 또한 잘 정립이 되지 않던 용어들이 단 번에 정립이 되는 경험을 했다.

재미난 사실이 또 하나 있다.
바로 북한의 천문 용어와 우리가 사용하는 천문 용어를 알려주고 있는 장에서다.
’자전’을 북한에서는 ’제돌이’, ’공전’을 ’남돌이’라 부른다고 한다.
말 그대로 스스로 돌기 때문에 ’제돌이’, 남을 돈다는 뜻에서 ’남돌이’라 부른다고 한다.
또 ’산개 성단’은 ’널린 별떼’, ’구상 성단’ 은 ’둥근 별떼’라 부른다고 한다.
어려운 한자어 보다 더 쉽고 빨리 이해가 되는 말이라 생각한다.
’유성’을 부르는 말에서는 깜짝 놀랐다.  왜냐하면 별의 찌꺼기란 뜻으로 ’별찌’라고 부르기 때문이다.
요즘 젊은 세보고 어찌 놀라지 않겠는가?
특히 ’유성우’를 ’별찌비’라고 부른다는 대목에서는 정말 예쁜 이름이라 어려운 한자어 말고 우리도 이렇게 부르면 좋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작가가 소개해 놓은 다른 여러 책들도 꼭 읽어봐야 겠다는 생각이 절로 들게 한다.

시골에서 맑은 밤 하늘의 별과 은하수를 보며 꿈을 키웠던 나로서는 별 이야기, 우주 이야기에 늘 고파했었다.
하지만 마음껏 그 고픔을 채우지 못한 아쉬움이 지금도 남아 있다.
혼자서 교과서를 통해 여러 별자리를 찾고, 별자리 이야기를 찾아 읽고....
지금은 천체망원경까지 준비해 놓고 있지만, 아직 생각한대로 별을 관찰하지 못했다.

그래도 이런 좋은 환경에서 맘껏 밤하늘의 별을 보았기에 지금 딸에게 별자리도 알려줄 수 있을 정도가 되었다.

가족과 함께 볕 좋은 날 고향에서 별을 보는 어릴적 소망을 이루고 싶다.
그리고, 그 옆에 이 책이 함께하면 마냥 행복할 듯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