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부터 아이에게 재미있는 책을 골라주는 것이 나의 일과 중 하나가 되었다.
이 책도 그렇게 발견했다.

이 책을 알게 된 건 작년 가을이었다.
아이가 다니는 학교에 도서 봉사를 갔더니 사서선생님께서 이 책이 신간으로 들어왔는데 연필이 함께 있었다며 이 책을 대출해 가는 아이들에게 페니 연필을 한 자루씩 선물로 주고 계셨다.
책을 샀는데 연필도 주다니 정말 재미있다고 생각하며 그렇게 내 머리 속에 요술 연필 페니가 각인되었다.
하지만, 당시 초등 1학년이던 아이가 읽기에는 무리가 있을 것 같아 조금 더 있다가 구매해야지 라고 생각했다.

그렇게 6개월이 지난 이달 초, 요술 연필 페니 세트 행사가 있는 것을 보고 아무런 망설임 없이 구매를 했다.
책이 도착해서 살펴보니 세트 도서 각 권마다 서로 다른 페니 연필이 함께 있었다.
아이는 연필을 살펴보며 책마다 페니 연필이 다르다며 신나 했다.

올해 초등 2학년이 되었지만, 책을 받아보니 아직도 아이에게 조금 먼 듯한 느낌이 들어 우선 나부터 읽어야겠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리고 아이가 자주 볼 수 있도록 방 바닥에 페니 책을 두었다.
택배 상자 채로....
방 한 쪽에 시위하듯 그렇게 아이가 오고 가며 페니와 친해지도록 그냥 두었다.
그랬더니 역시 아이는 페니를 읽기 시작했다.
재미있다고 말하며, 물론 쉬엄쉬엄 읽고 있지만 그래도 재미있다고 읽기 시작했다는 것에 고마울 따름이다.
나름대로 방 바닥 시위가 효과를 보는 순간이다.
방 바닥 시위보다는 방 바닥 전시효과가 더 맞는 말이라 생각한다.
아이의 눈에 띄도록 책 표지가 잘 보이게 전시를 해 놓았기에 책꽂이에 꽂혀 책등만 보이는 것보다 훨씬 빨리 아이의 시선을 잡아 끌었다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아이에게 뒤질세라 나도 읽기 시작했다.
책을 잡고 뚝딱 재미있게 읽었다.

책을 읽기전에는 『요술 연필 페니』라는 제목만으로 페니란 연필이 디즈니 만화영화 알라딘에 나오는 램프의 요정 지니처럼 아주 굉장한 요술을 부릴 줄 아는 연필일 거라 상상했다.
그런데, 먼저 책을 읽기 시작한 아이가 알려주기를 페니 연필를 사용하면 받아쓰기도 100점, 수학 시험도 100점을 맞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요술 연필이라는 것이다.
상상했던 것 보다 대단치 않은 요술을 부릴 줄 아는 연필이 뭐 그리 신기할까? 생각하며 제발 이 보다 더 커다란 요술을 부린다면 좋을텐데... 하고 생각했다.

하지만 요술 연필 페니편에서는 적어도 나의 기대는 완전히 빗나갔다.
그러나 그 보다 흥미로운 이야기가 담겨 있었다.
이야기 흐름을 따라 가다 보니 디즈니 만화 영화 토이스토리가 생각났다.
이야기 구조가 토이스토리와 흡사한 면이 아주 많았다.
그렇기에 이 책을 읽을 아이들이 만화영화를 떠올리며 재미나게 읽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또한, 이 책에서만큼은 적어도 페니의 역할보다는 수정액의 역할이 더 커보였다.
사건을 해결하는 모습을 보면 그렇다.

페니의 주인인 랄프의 역할 또한 그다지 커보이지는 않았다.
랄프는 페니가 요술 연필이라는 사실을 모르는 상태로 시리즈 중 첫 권의 이야기가 끝난다.
아직 나머지 3권의 시리즈를 읽지않아서 다/span>랄프가 페니가 요술 연필이란 사실을 알게 되는지는 모르겠다.

요술 연필 페니의 주제 또한 빼놓을 수 없다.

작가는 이 책을 읽을 아이들에게 왕따와 집단 문화, 그리고 그 속에서 정의가 어떻게 실현되는지를 보여주고 알려주고자 했던 것 같다.
또한 정직이 얼마나 중요한 가치 덕목인지, 진정한 용기는 무엇인지를 알려주고 있다.

요즘 아이들의 집단 따돌림, 집단 폭행이 문제가 되고 있는데, 이 책을 통해 아이들이 옳은 행동을 배우고 생각했으면 하는 마음이 커졌다.

요술 연필 페니의 활약이 많이 기대된다.

그런데, 자꾸 페니를 쓰다보년 짧아져서 몽땅 연필이 될텐데, 그 때는 어떻게 될까?
그것이 걱정되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