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악하악?
이게 도대체 무슨 뜻을 지닌 말이지?

이 물음이 나의 첫 궁금증이었다.
이외수님의 하악하악이 출간되었음을 알면서도, 책 제목의 의미조차 찾아보지 않았었다.
그저 "하악하악? 재미있는 제목이네, 읽어보고 싶다." 정도였다.
그러면서도 책 소개글이나 독자리뷰 한 건도 읽어보지 않았다.
읽고 싶은 책인데, 미리 알면 그 감동이 반감되지..하는 우려 때문이었다.

그러던, 지난 주말.
이 책이 우리 집으로 왔다.
바로 돌잔치 답례품으로...
돌잔치 답례품으로 책을 준 사람이 없었기에, 그것도 이외수님의 작품을 선물하다니, 정말 신선한 충격이었고, 기쁨이었다.

그렇게 이 책을 들었다.
책에서 손이 떠나지 않았다.
짧은 글 속에 내포하는바가 컸고, 또한 얼굴에 미소가 번졌으며, 고개가 절로 끄덕여졌다.

그래서 뒤늦게 이 책에 대한 소개를 찾아봤다.
사실, 하악하악이란 말의 의미를 알기위해 찾아보았다.

하악하악을 읽다보면 내가 모르는 인터넷 용어들이 많이 등장한다.
인터넷 채팅이나 댓글 문화에 익숙치 않은 나로서는 그런 문장과 만날 때마다, 내가 이렇게 늙었나? 싶은 생각이 들었다.
이외수 작가보다도 한~참이나 어린데, 내가 더 모르다니...
너무 소통없이 살고 있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마저 들었다.

하악하악....이 말은 '거친 숨소리'를 뜻하는 인터넷 어휘라고 한다.

팍팍한 인생을 거침없이 팔팔하게 살아보자는 이외수 작가의 메시지가 담기며 신나고 흥겨운 에세이 '하악하악'이 탄생되었다고 소개가 되어 있다.

그리고, 이 책에 수록된 원고들은 지난해 3월에 개설한 이외수 작가 플레이톡 홈페이지(www.playtalk.net/oisoo)에 매일 1~10회 써서 올린 원고 중 네티즌의 뜨거운 댓글로 인정받은 수작들만을 엄선, 개작했다라고도 되어 있다.

이러니, 내가 모르는 인터넷 어휘에서 멈칫할 수 밖에 없었던 거다.

그래도 읽는 내내 즐거웠다.
짧은 시간 동안 손에서 이 작품을 떼어놓을 수 없었다.

개인적으로 이외수 작가의 작품을 좋아하고, 모두는 아니지만 그래도 몇 작품은 읽었기에 그 느낌이 전혀 다른 에세이 '하악하악'을 읽으며, 이외수 작가에 대해 가지고 있던 편견을 한 번에 날려버렸다.
이 분도 인간이구나...우리랑 같은 사람이구나....
사람냄새 풀풀 나는 그런 분이였구나.
그래서 더 정겹고, 더 끌렸던 거구나.

또 하나, 눈길을 사로잡는 삽화.
사실, 그림을 그린 정태련이란 분은 아이 책을 통해 이미 만나보았다.
그래서 작가의 약력을 읽으면서, 역시 그래서 눈에 익숙했구나라고 혼자 중얼거렸다.
아주 익숙한 그림...익숙하기에 더 편안했다.

글도 편하게, 그림도 편하게 그렇게 그렇게 읽어 내려갔다.

불안한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 모두에게 즐거움과 편안함, 그리고 정신적 스트레스를 풀어주는 그런 글들로 가득한 에세이였다.

나도 좀 더 인터넷 용어에 눈을 떠야겠구나하는 생각을 하며, 웃으며 책을 내려놓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