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윈 머신...책의 제목만으로도 판타지란 감이 온다.
타임 머신은 알지만, 과연 다윈 머신은 어떤 기계일까 하는 궁금증이 절로 든다.

다윈 머신은 그 이름에서 알 수 있듯 진화론을 주장한 찰스 다윈에서 따 온 이름이다.
거기에 기계를 뜻하는 머신을 붙인 것이다.
즉, 다윈 머신을 이용해 과거나 미래로 가서 진화를 경험해 볼 수 있게 해 주는 것을 말한다.
과연, 상상속에서나 있을 법한 이야기가 어떻게 전개될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한참을 기다려 도착한 책.
책 속 삽화를 보니 산만하다.
만화에 길들여진 아이들이라면 별 거부감없이 보겠지만, 이런 삽화에 익숙치않은 나로서는 오히려 산만한 기분이 들었다.
그래서 어른된 입장에서는 삽화에는 눈이 가지 않고 글줄로만 향했다.

그렇게 이 책을 한 번 읽고, 다시 한 번 읽고.
보통의 경우 한 번으로 내용 파악 끝이겠지만, 이 책은 적어도 내게 한 번만 읽고 한 번만으로 작가가 의도한 바를 모두 알 수 있는 그런 책이 아니었다.

작가의 전개가 내게는 다소 낯설었다.
그래서 다시 읽기를 할 수 밖에 없었다.

큰 줄기는 ’다윈 머신’이 네 글자 속에 모두 포함되어 있다.
단지, 이 큰 줄기에 가지를 쳤을 뿐인데, 그 방식이 판타지형식이라는 거다.
모험과 사건, 사고가 곁들여지며 짧은 시간에 일어난 일들을 빠르게 전개한다 싶기도 하고, 어찌보면 참 늘어진다는 생각도 들었다.
반면, 책 속에 담긴 다양한 정보는 아이들에게 또 하나의 새로운 지식을 쌓아주는 역할을 하리란 생각도 들었다.
더불어, 이 책이 주는 메시지가 와 닿았다.

"인간은 자신의 환경을 그러니까 자신의 미래를 변화시킬 수 있는 유일한 동물이다."

본문 내용 중 파스트로키박사(다윈 머신을 발명한 박사)가 한 말이다.

지금 인간들이 오염시킨 환경, 아니 지구...이 지구의 미래 환경을 바꿀 수 있는 것 또한 우리 인간이란 점을 시사해 주고 있다.

인간이 지금 어떻게 오염에 대처하느냐에 따라, 다윈 머신이 보여주는 대변화(건물이 커졌다가 곧 가루가 되고, 바다가 만들어졌다가 물이 다 말라 버리고, 초원은 숲이 되었다가 사막으로 변해버리는)가 실제로 일어날 수도 있고, 그와 달리 현재 지구의 자연환경을 잘 지켜 대대로 아름답고 푸른 지구로 후대에 남겨 줄 수 있음을 잘 말해 주고 있다.

진화...
어려운 의미를 포함하고 있는 용어임에는 틀림없다.
하지만,  찰스 다윈의 진화론을 가지고 풀어낸 미래의 우리 모습은 상상하기 싫을 정도였다.

초등 1학년 아이가 이해하기에는 다소 어려운 내용이지만, 초등 3~4학년 쯤이면 충분히 그 깊이를 이해하리라 생각되었다.

엄마인 나도 작가의 깊은 뜻을 이해하려 다시 읽기를 했듯, 아이도 이런 과정을 통해 많은 생각을 하게 될 것이고, 작가가 주는 메시지를 알게 되리라 본다.

인간에 대해, 우리가 지금 행하는 모든 것에 대해 다시금 생각하게 하고, 미래를 걱정하게 하는, 그리고 그 미래를 바꿀 수 있는 유일한 존재 또한 바로 우리 인간이라는 점을 강하게 인식시켜주었다.

처음에 재미있는 판타지일 거라는 선입견에서 출발했는데, 그 끝은 작가의 깊이 있는 메시지가 장식하며 생각에 생각을 하게 하는 작품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