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트리샤 폴라코의 작품 중 아이와 가장 먼저 만난 작품은 '선생님 우리 선생님'이었다.
그 작품을 읽으며 아이와 함께 감동을 받았고, 실제 이야기를 그렸다는 점에 더 많은 공감과 교육의 밝은 미래를 보는 듯해 즐겁웠었다.  아이는 감동적이라며 몇 번을 다시 읽고 내게도 읽을 때 마다 느끼는 새로운 감정을 이야기해 주었다.

그러다 같은 작가의 또 다른 작품을 찾게 되었다.
그리고 발견한 것이 바로 '고맙습니다 선생님'이다.

두 작품의 공통점은 모두 교육의 힘을 엿볼 수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둘 다 선생님이란 존재가 얼마나 위대한 지를 보여준다.

누가 보아도 문제아인 아이.
그런데, 어떤 선생님을 만나느냐에 따라 변화될 수 있다는 것을 잘 보여주고 있는 작품.
거기에 사실에 덧붙여졌다는 점 등이 큰 감동을 선사한다.

이 작품은 작가의 실제 이야기를 다루었다는 점이 더 큰 감동으로 와 닿는다.

아이는 몇 번이고, 작가의 실제 이야기라며 내게 빨리 읽어보기를 재촉했다.
그리고, 이 책 이전에 읽었던 작품과 비교도 해 가며 내게 이야기를 해 주었다.
하지만, 감동적 결말에 대해서는 함구를 하며, 궁금하면 꼭 읽어보세요라며 은근히 나의 호기심을 자극했다.

아이의 이야기만으로도 어떤 내용일지 짐작이 갖다.  그래서 감동이 덜하지 않을까 했는데, 그렇지 않았다.

또한, 문제가 있는 아이에 대한 일반적 아이들의 반응이 아주 잘 그려져 있다는 점 또한 내가 놓칠 수 없는 부분이었다.
주인공 여자아이는 숨는 것을 택했고, 선생님의 도움으로 세상 밖으로 나오게 되었다.

이 여자 아이와 비슷한 경험을 한 딸.
아마도 아이는 자신이 겪었던 지난 일이 생각났었을 것이다.
어쩜 그래서 더욱 감동적으로, 본인의 이야기인양 다가왔는지도 모르겠다.

주인공 아이는 책을 못 읽는다.  그래서 늘 친구들에게 놀림을 당한다.
우리 아이는 발음이 부정확하다며 친구들이 말못한다고 놀리고, 유치원 발표시간에도 우리아이가 발표할 때는 무슨 말하는지 모르겠어요 라며 서슴없이 우리 아이의 말하는 시간을 끊으며 자신감에 상처를 받는 말을 2년 동안 들었다.
유치원에서는 작년 이맘때 내게 최후 통첩을 했다.
이제는 더 늦기 전에 언어치료를 받아보라고....소아정신과에 가서 언어발달정도를 검사받아보라고.
정말 청천벽력같은 이야기였다.
물론, 그 전에 2년 동안 내게 발음교정을 받으라고 원장선생님이 권했지만, 난 아이에게 스트레스를 주지 않기 위해 내가 하겠다고 고집을 했다.
그리고 아이와 즐겁게 했다.
아이는 유치원에서 받는 스트레스를 내게 어느 정도인지 말하며, 가슴에 안겨 많이 울었다.
하지만, 아이가 받은 상처 정도는 엄마가 다 알기에는 부족함이 많았다.
아이는 왠만한 일은 내게 이야기하지 않고 혼자 감당하고 있었다.
그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되었을 때, 아이에게 참으로 많이 미안했다.

결국, 아이와 함께 언어치교센터를 찾았다.
아이에게 그곳에 가기 전, 어떤 곳이고, 왜 가는지를 자세히 이야기해 주었다.
아이 또한 그곳에 가는 것에 대해 싫어하고 거부감을 나타내기보다는 한 번 확인받고 싶어하는 듯 했다.

그리고...상담과 아이 상태 확인 등을 거쳐 담당자가 결과를 이야기해주었다.
'왜 오셨어요.  아이 발음 이상없습니다.  이중모음도 정확하고, 혀의 위치도 정확하고, 단지 ㅅ과 ㅆ의 발음이 약하지만, 이 발음은 8살 이후에 정확하게 낼 수 있는 발음이고, 아이의 나이대로 보면 정확한 정도에 속합니다.  그런데, 왜 아이가 이 정도로 자신감을 잃게 되었는지 모르겠네요.  잃어버린 자신감을 회복하려면, 엄마가 아닌 전혀 몰랐던 다른 누군가에 말을 잘한다는 칭찬을 들어야 회복이 가능할 것 같아요.  어머니께서 잘 해주셨고, 앞으로 더 칭찬 많이 해 주세요.  제 소견으로는 아이에게 아무런 문제도 없고, 발음교정 굳이 받지 않으셔도 됩니다.  정 불안해서 받으신다고 해도 한 2달 안으로 끝낼 수는 있지만, 하지 않으시는 것도 더 나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유치원에서는 이 달을 Dad Line을 잡고 학교에 진학해서 문제가 될 법한 아이들 부모에게 연락을 해서 검사를 받아보라고 권합니다.  그래서 요즘 많이 찾아오고 있는데, 문제가 있어 교정과 치료가 필요한 아이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가 더 많아요.  그러니 너무 신경쓰지 않으셔도 됩니다.'

이 이야기를 들으며 눈물이 나는 것을 한참 참았다.
그리고, 아이에게 사실 그대로를 이야기해 주었다.
아이들이 놀릴 때 당당히 맞설 수 있는 말을 생각해 내어 대처하게 했다.

그렇게 힘든 유치원생활을 끝내고 초등학교에 입학한 아이.
발표 시간, 책읽는 시간이 가장 두려운 시간으로 다가왔을 텐데, 아이는 즐겁게 생활을 했다.
발표도 재미있다고, 그리고 누구도 자신을 말 못한다고 놀리지 않았다고.
그러던 어느날 아이는 환한 얼굴로 뛰어와 이야기를 했다.
담임 선생님께서 "유경이는 발음도 정확하고, 또박또박 아주 잘 읽는구나."라고 칭찬을 해 주셨다고.
이 후 아이는 발음에 대한 어떠한 두려움도 없어졌다.
친구들과도 아무런 문제없이 지내고 있다.
그 누구도 아이의 발음을 가지고 놀리거나 흉보는 사람이 없어졌다.

학기 초 선생님의 칭찬 한마디에 아이는 그동안 받은 모든 상처와 잃어버렸던 자신감을 회복하게 되었다.

그래서 더욱 지금의 담임 선생님이 고맙기만 하다.
아이 또한 참 많이도 담임 선생님을 좋아한다.

이런 일이 있어서 일까, 아이의 꿈이 바뀌었다.
그 전까지는 화가를 꿈꿨던 아이가 커서 선생님이 되고 싶다고 했다.

고맙습니다. 선생님은 작가의 실제 이야기이기도 했지만, 우리 아이에게는 아이의 이야기이기도 했다.

그래서 더 큰 감동을 받았다고 생각한다.

교육계에 이런 훌륭하신 선생님이 더욱 더 많아졌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