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실언니를 드이어 읽었다.
정말 부끄러운 일이었다.
그 만큼 나와 책이 멀어졌던, 암울한 시기가 있었기에 지금에 다시 독서의 즐거움에 쉬이 빠져들 수 있었는지도 모른다.
하여간, 오랜시간동안 몽실언니는 나와 그렇게 평행선을 긋고 있었고, 뒤늦게 이렇게 만났다.

이 책의 표지그림을 몇 년 전 우연히 보게 되었다.
잠깐 소개된 이야기글을 읽으며 떠오른 책은 바로 공지영 작가의 '봉순이 언니'였다.

다루고 있는 시대적 배경이 다른 두 작품.
몽실언니를 읽기 전 봉순이 언니를 먼저 읽었기에 이 작품이 먼저 떠올랐겠지만, 두 작품이 비슷한 점도 있었다.
느낌일 수도 있겠지만, 공통적인 느낌이 든다는 그 자체만으로도 '몽실언니'를 꼭 읽어봐야겠다 생각을 했다.

그런데, 꼭 이라는 단어를 붙여가며 읽고 싶은 목록 1번에 올려놓았지만, 정작 내가 읽게 된 것은 2년이나 지난 뒤다.

몽실언니를 몇 시간만에 뚝딱 읽으며, 다시 한 번 권정생 작가의 따뜻함에 젖었다.
어린이들을 위한 그림책에 통해 먼저 만났지만, 늘 작품속에서 공통적으로 느낄 수 있는 따뜻함에 나도 그렇고 아이도 그렇고 늘 작품을 찾아 읽을 정도였다.

그러했기에 손에서 책을 놓을 수 없었던 것 같다.

결코 웃을 수 없는 이야기, 어린 몽실의 눈에 비친 현실은 참으로 혹독했다.
그런데, 그 현실을 힘겹지만 헤쳐나가는 모습을 보며 삶에 대한 강한 의지를 엿볼 수 있었다.

세상에 태어나자마자 엄마를 잃은 이복동생 난남이를 암죽을 끓여먹이며 키워내는 어린 몽실이의 모습은, 힘겨운 시대를 이겨낸 우리 어른들의 그 모습과 같았다.
든든한 맏언니의 모습.

그런데, 이 책이 요즘 초등학교 필독서라는 사실에 다시 한 번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얼만큼 우리 아이들이 이 책을 가슴으로 느낄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계속 떠나지 않았다.

이 책을 다 읽고, 며칠이 지난 지금도, 그 의문은 여전하다.

아마도 내가 보는 시각과 아이들이 보는 시각이 다름에서 오는 차이이겠지만, 이 책을 필독서로 읽고 있는 우리 아이들을 생각해서 많은 부분 함께 이야기하며 대화로 공감대를 형성해 줘야 하지않나 생각되었다.

따뜻함과 강한 삶의 의지를 보여주는 몽실언니.
잔잔한 감동과 여운이 참으로 오래 기억될 듯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