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와 도서관을 이용한지는 몇 년 되지 않았어요.
아이에게 아이만의 책을 느끼게 해 주고 싶었던 것도 있고, 도서관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 같은 것도 있었던 것 같아요.

그러다 '기적의 도서관 학습법'을 읽고, 나도 한 번 해보자하는 도전의식(?)이 생겼어요.
그렇게 약간의 두려움과 약간의 도전정신을 갖고 시작한 도서관 나들이.
지금은 생활이 되어 있습니다.

우리 아이가 이용하는 도서관이라 할 수 있는 곳은 모두 4곳입니다.

첫째는 학교 도서실입니다.
초등학교에 입학을 하고, 아이가 집에 없는 시간을 이용해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는데, 가끔 아이 하교 시간을 못 맞춰 낭패를 본 경험이 있어요.
그런데, 조금 시간이 지나니 학교 도서실이 오후 4시까지 개방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죠.
그 이후 부터는 등교하는 아이에게 엄마가 데리러 갈 때까지 도서실에서 놀고 있으라고 해요.
그러면 아이는 책도 읽고, 놀기도 하고, 책도 빌리고 그렇게 이용하고 있어요.
한 여름에는 에어컨 빵빵해서 좋고, 한 겨울에는 따뜻한 난방이 되어 좋고, 딱딱한 의자도 있고, 편한 쿠션도 넉넉하게 있고, 마음대로 누워서도 볼 수 있는 공간도 있고, 게다가 아이만의 비밀장소도 있고...
그렇게 아이는 학교 도서실을 좋아하게 되었어요.
그런데, 단점은 학교에 있는 책은 거의 아이가 집에 있거나 읽은 책이라 흥미를 끌만한 책을 찾기가 좀 힘들더라고요.  저학년 아이들이 재미있게 읽을 만한 책 보다는 3학년 이상의 아이들이 볼만한 책이 더 많이 갖춰져 있어 아쉬어요.
그래도 아이가 그 속에서도 옥석을 찾아내는 걸 보면, 책을 좋아하는 아이에게 좋은 책이 눈에 띄나보다 싶어요.

둘째는 마을문고,
주민자치센터(구, 동사무소)에서 운영을 하고 있는데, 아주 많은 책은 아니지만, 알차게 구비가 되어 있어요.
일주일에 3권을 빌릴 수 있는데, 이 곳에서는 주로 단행본을 빌려 읽어요.
요즘은 단행본보다는 학습만화를 더 빌리는 추세지만, 나름 작은 공간의 아늑함이 있는 장소라, 갈 때마다 1시간은 책을 읽어야 아이가 집에 가자고 하더라고요.

셋째는 평생학습관.
이곳은 예전 전집이 많이 구비가 되어 있어요.
유명 전집이 많이 낡긴 했지만, 구비가 되어 있어 좋아요.
하지만, 워낙 오래되고 이용자가 많다보니 책 상태는 아주 안 좋아요.
그래도 손때묻은 책의 맛이 있기에 아이도 그러고 저도 그렇게 즐겁게 이용을 하고 있어요.
계단을 올라가면 2층 다락방처럼 꾸며진 모자열람실이 분위기가 있어 더욱 아이가 좋아하는 것 같아요.

넷째는 정보도서관.
작년 년말에 집근처에 정보도서관이 새로 생겼어요.
그 전에는 좀 멀리 있는 정보도서관을 다녔는데, 가까이에 생기다보니 뭐든지 새거라는 장점이 있어요.
게다가 알찬 프로그램들이 많아 좋고요.
요즘 정보도서관은 특화 사업으로 영어를 내세우고 있는데, ERC(English Reading Club)와 ETC(English Talking Club)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어요.
각 회원에 가입을 하면 그 회원만 누릴 수 있는 공간이 도서관내에 별도로 마련이 되어 있어요.
저렴한 비용으로 이용할 수 있어 좋아요.
저는 아이와 ERC 프로그램만 하고 있는데, 아이가 영어에 대한 자신감을 많이 갖게 되었어요.

매주 수요일은 학교 도서실을 거쳐, 정보도서관, 평생학습관을 함께 도는 날이라 정말 강행군이에요.

그래서인지 아이가 일찍 잠이 들었답니다.

그래도 보람을 많이 느껴요.

아, 그렇다고 책을 아이에게 전혀 사주지 않고 빌려만 읽히는 쪽은 아니에요.
이렇게 빌려서 읽고 좋아하는 책은 꼭 사주고 있어요.

책을 좋아하는 아이라면 도서관도 좋아하고 빌려 읽는 책도 좋아하고 그런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