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로부터 이 책을 받은지도 한 달이 넘었다.
물론 도착하자마자 책을 읽었다.
금새 읽을 수 있는 그림책이라 이렇게 오랜시간 서평을 쓰지 않았다는 것이 오히려 문제라 생각되어질 정도다.
하지만, 나는 이 책에 대한 서평을 시작하기까지 긴 고민을 해야했다.
서평이라고 해서 책에 대한 좋은 점만 늘어놓는 것은 기본적으로 체질에 맞지 않을뿐더러, 그렇다고 무조건적인 비판만을 하지도 않는다. 단지, 책을 읽고 그에 대한 느낌을 솔직하게 적으려 할 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짧은 그림책을 두고 장시간의 고민 끝에 글을 올리는 이유는 무엇일까?
첫째는 출판사에 신간 서평을 신청해 당첨이 되었기에 의무감이 컸다.
둘째는 이 책의 지은이에 대한 사연을 읽고 과연 내가 글을 어떻게 써야 할 지 막막했졌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책에 대한 느낌, 생각을 늘어놓기에 앞서 이 세상을 떠난 지은이와 그 가족의 마음을 해아려야 했다.
만약 지은이에 대한 정보가 없었다면 나는 잘난체하며 책을 비판하였을지도 모른다.
왜냐하면, 그림책의 완성도에 있어 부족함이 보이기 때문이다.
또한, 불특정인의 작품에 대한 공격을 받을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출판을 결정한 부모의 마음을 헤아리는 것을 빼놓아서는 안된다.
그렇다고 동정을 바라는 것은 아니다. 이는 지은이의 부모도 마찬가지 생각이었을 것이다.

순수함...바로 어린이의 순수함으로 돌아가 아이의 시선으로 이 책을 읽어야 한다.
그렇기에 내가 첫번째로 한 일은 지은이의 부모 마음을 헤아리는 것이였고, 두번째 한 일이 마음 비우기였다.
마음을 비우기란 쉽지 않았다. 이 때 도움을 준 이가 11살 딸아이다.
딸아이에게 조심스럽게 책을 권했다.
처음에는 눈을 찡그리며 어쩔 수 없이 받아 들더니, 금새 읽고 나서는 자기의 마음과 같다며 공감을 표시했다.

역시, 아이들의 순수함은 더 빨리 더 쉽게 공감을 하게 만드는 것 같다.
딸아아의 말에 용기 내어 다시 한 번 책을 읽었다.
확실히 처음과 다른 느낌이었다.

다른 느낌에도 불구하고 이 책의 제목에 대한 의구심은 더욱 깊어갔다.
왜, <절대 보지 마세요! 절대 듣지 마세요!>라는 제목을 택했을까?
이 질문에 답을 찾는 것이 이 책을 제대로 읽었다 말 할 수 있으리라....

이 책을 읽은 독자부터 이 책을 읽을 독자까지 책의 제목이 담고 있는 뜻을 찾았는지, 찾았다면 그 뜻이 내가 생각하는 뜻과 같을지 아니면 다를지 광범위한 질문을 끝으로 이 책에 대한 정리를 마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