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 윌리엄 스타이그는 작가 의식이 매우 강한 작가라 생각한다.
그의 작품은 인간에 대한 풍자를 넘어 교훈까지 새겨준다.
하지만, 그의 작품 속 등장인물은 대부분이 동물이다.
그 중에서도 생쥐와 같은 작고 약한 동물이 자주 등장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이 작품에서 인간을 대신한 동물로는 거위와 생쥐, 곰을 들 수 있다.
정직하면서 맡은 일에 최선을 다하는 강직한 거위 가윈, 가윈이 사랑한 어리석은 배질 왕은 곰, 작아서 다른이의 눈에 잘 띄지도 않으며 남의 물건을 훔치는 것이 아닌 그저 빌려온다고 생각하며 사건을 일으킨 생쥐 데릭.
등장인물 모두 여러 인간군상 중 대표적인 세부류의 인간을 대표하고 있다.

그 중 억울한 누명을 쓰고 달아난 거위 가윈은 굽힐 줄 모르는 강직한 성품을 가진 인물의 상징이다.
여러 정황으로 미루어 충신 가윈을 범인으로 오해한 배질 왕은 우유부단한 인물의 상징이다.
이 두 인물 사이에서 깨달음을 얻는 작은 쥐 데릭은 자라나는 아이들의 상징이라 생각한다.

작가는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깨달음을 심어줌으로써 더 나은 세상을 꿈꾼 것은 아닐까?
미래의 주역인 아이들이 산업화를 지나 다양한 미디어와의 접촉빈도가 높아지면서 점점 파괴되어 가는 인성을 어릴때부터 읽는 책을 통해 하나 둘 깨달음을 얻고 바른 가치관을 형성하며 자라나 더 밝은 세상을 만들기를 바란 것은 아닐까?
어쩌면 이 생각은 윌리엄 스타이그 작가의 생각이 아닌 이런 생각으로 작품을 썼기 바라는 나의 욕심이 빚어낸 결과물일 지도 모른다. 어찌되었든 분명한 사실은 윌리엄 스타이그는 이 시대가 낳은 뛰어난 그림책 작가라는 것이다.

그의 작품에 철학적 사고가 담길 수 있었던 것도 그의 나이 60이 넘어 작품 활동을 본격적으로 시작했기에 가능했을런지도 모른다.
인간의 삶을 충분히 살았기에 그 삶을 통해 깨달은 바를 십분 살려 담아낼 수 있었고, 그러한 깨달음을 아이들에게 유머러스하면서도 재치있는 글솜씨로 전달할 수 있었으리라. 게다가 만화의 장점을 살려 과괌한 생략과 결정적 순간을 잡아내는 예리한 그림컷이 모여 오랜 시간 사랑받는 여러 작품을 남길 수 있었으리라.

이 작품을 통해 정직의 중요성도 알려주면서, 인간의 이중적인 면모를 대조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게다가 이 작품은 뛰어난 구성력도 빼놓을 수 없다.
사건의 발달을 첫 에피소드로 하여, 각 인물을 중심으로 한 심리 묘사를 통해 극의 긴장감을 주면서, 작품에 더욱 몰입하게 된다.

윌리암 스타이그.
그의 작품은 갈수록 마력을 발휘하며 작품 세계로 독자를 끌어들인다.
이 작품이 그의 그림책과 장편동화의 가교 역할을 해 주는 작품이라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