찰리와 롤라 시리즈는 아이와 빠짐없이 읽고 있다.

그 만큼 아이가 찰리와 롤라 책을 좋아하기 때문이고, 나 또한 찰리와 롤라 책에서 만날 수 있는 번뜩이는 재치에 감탄이 절로 나온다.

이 책 또한 역시나 하는 생각으로 주문했고, 아이 또한 책이 도착하길 가슴 설레며 기다렸다.  그리고 책이 도착한 순간 바로 읽어보며 웃음으로 답을 했다.

사실, 이 책을 읽는 동안 웃음이 날 상황은 없었다.  단지 마지막 장을 제외하면 말이다.

그런데도 그 웃음은 단순한 웃음이 아닌 재미와 감동, 그리고 작가적 반전이 함께 만들어낸 그런 웃음이었다.

이 웃음의 코드는 찰리와 롤라 시리즈 내내 만나게 되지만, 알면서도 감탄하면 웃을 수 밖에 없는 건 그만큼 상상을 초월한 반전을 제시하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한다.

또 하나는 바로 형제애를 느낄 수 있다는 점이다.

찰리와 롤라는 남매 사이로 밀고 당기고 티격태격 하지만, 그 모습은 재치가 넘쳐나기에 언제난 기대를 하게 만든다.

찰리는 오빠로서 오빠다운 재치를 롤라는 동생으로서 천진난만한 재기발랄을 느낄 수 있다.

이 부분은 우리 아이에게도 있었으면 하는 부분 중 하나이고, 나 또한 이런 재치를 가졌다면 인생이 바뀌었을 거라는 생각이 저절로 들게 한다.

아픈 동생 롤라의 투정을 받아주는 착한 오빠 찰리, 마냥 편한 오빠에게 투정부리며 기대는 귀여운 여동생 롤라, 그런 여동생을 두고 축구시합을 갈 수 없는 오빠 찰리, 그런 상황을 모르며 축구시합에 올 것을 다그치는 마브.

이런 상황은 이야기 책에서 뿐만 아니라 일상 생활에서 충분히 만날 수 있는 상황이라 생각된다.  그리고, 우리가 이 이야기에 공감하는 것은 바로 찰리의 여동생을 생각하는 마음 때문이리라 생각한다.

어른 된 입장에서는 과거의 추억을 되새기며, 찰리와 비슷한 경험을 떠올리게 되고, 아이된 입장에선 나라면 어떠했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한다.

우리 아이는 혼자 크고 있어 이런 따뜻한 형제애를 느끼지는 못한다.

단지, 아이는 그 감정을 엄마와 아빠에게 표현한다.

엄마가 아빠 누워있으면, 물수건을 만들어 와 엄마나 아빠 이마에 물수건을 얹어 놓고, 체온계를 꺼내와 체온을 재고, 이불을 턱 밑까지 덮어주며 걱정말고 빨리 나으라고 따뜻하게 말하는 아이.  열이 올라 입술이 마르는 것 같으면 조용히 컵에 물을 따라 쟁반에 받쳐다가 주는 아이.  식사 시간인데도 쉽게 일어나지 못하는 엄마를 위해 손수 식사를 차려 내 오는 아이.

아이는 혼자지만, 찰리와 롤라, 두 사람의 역할을 하고 있었다.

아마도 아이도 이랬던 자신을 돌아보았을지도 모르겠다.

찰리와 롤라는 좋아하는 아이라면 이 책 또한 반갑게 읽을 것이다.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 찰리와 롤라.

찰리와 롤라에 대한 우리 아이의 사랑 또한 계속 될 듯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