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살 딸 아이가 붙여준 제목이다.

아이는 아직 이 책의 추천의 글만 읽은 상태다.

난 8살 아이에게 이 책의 이야기를 해 주었을 뿐이고, 아이는 엄마가 해 주는 줄거리를 듣고 이 책을 읽기 시작했다.   그리고 아이는 아픔을 감싸는 책이란 제목을 붙여주었다.

사실 8살 아이에게 집단 광기(?)나 마녀사냥(?)과 같은 말은 이해하기 힘든 단어들이다.

또한, 화형을 당하는 엄마를 어떻게 설명해 주어야 하나 많이 고민이 되었다.

아이는 그래도 잘 받아들였고, 많이 놀래고, 아파하는 눈빛이었다.

자, 마녀사냥...이 책은 여전히 계속되는 집단 이기주의에 대해 극단적 사건을 예로 들며 그것의 위험성과 그것을 어떻게 극복해 나가야 하는지에 대해 이야기해 주고 있다.

회피하기보다 맞서 싸우고, 싸우기 전에 먼저 인간이 무엇이고, 그 인간을 움직이는 것은 무엇인지에 대해 생각해 보라고 말하고 있다.

집단 이기주의를 패러디한 광고 문구가 진하게 생각나는 책이기도 했다.  ’모두가 Yes라고 할 때, No라고 말 할 수 있는 사람’ 과연 이 세상에 그런 사람이 과연 몇이나 될까?

아마, 집단에 속해 있다면 그리 쉽게 No라고 말 할 수 없을 것이다. 

그러면서, 나를 돌아보았다.

과연 난 어떻게 사회 생활을 했고, 지금은 어떻게 내 자식을 키우고 있는가를.  그래도 아직까지는 집단에 휩쓸리지 않고 잘 내 의지대로 사회 생활도 했고, 아이도 키우고 있다는 자부심이 생겼다.

어찌 보면 독불장군으로 비춰지지만, 사실은 훨씬 여린 사람이 바로 나다.

약자이기에 강한 척 하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내가 받아온 교육의 테두리에서 생각해 본다면 난 지극히 그 교육대로 생활하고 있다.  그 생활의 주제는 바로 착하게 살자이다.

집단에서 내가 손해를 보더라도, 바보라고 놀림을 당하더라도 착하게 살자.  그리고 내 아이에게도 착하게 살아야 한다고 가르치고 있다.

이 책의 주인공 에스벤의 엄마도 그리고 에스벤을 구해준 한스도 모두 너무도 착하게 사는 사람들이다.  하지만, 이 착하게 사는 사람들을 다수가 가만히 두질 않는다.

조용히 살고 싶은 착한 사람들...그들을 다수는 마녀니 악마와 손을 잡았느니 하며 벗어날 수 없는 곳으로 밀어붙인다.

그렇다.  한스가 말하는 것처럼 아마도 우리 모두의 마음속에 마녀 사냥꾼이 숨어 있는지도 모른다.

그러기에 집단 이기주의가 끊임없이 일어나는 것이라 생각된다.

에스벤처럼 한때는 나도 몸의 병을 얻어 그 병에서 무던히 벗어나고 싶었던 적이 있었다.  벗어나려 발버둥쳤지만, 결국 마음의 치유가 되지 않은 상태에서 몸의 병의 전혀 진전이 없었다.  마음이 편안해지자 계속 되던 병은 말끔히 사라져버렸다.  물론, 아무런 도움없이 마음먹기에 따라 병이 나은 것은 아니다.  마음을 편안히 하고 치료에 집중하자 좋은 결과로 돌아온 것이다.

도망치는 에스벤....아마도 에시벤은 그런 마음의 상처를 한스를 통해 치료받지만, 또다시 한스라는 치명적 상처를 받는다.  하지만, 이번에 에스벤 스스로 그 치명적 상처를 극복해 낼 것이다.  물론, 한스의 이야기가 약이 되겠지만 말이다.

자, 이제 우리 아이 이야기를 해야할 차례다.

우리 아이는 지금 8살이다.  하지만, 아이는 6살부터 7살까지 유치원 집단에서 마음의 상처를 깊이 받은 아이다.  아이가 발음이 부정확했는데, 또레 아이들은 아이를 말을 못한다고 말하며 아이의 말할 기회를 박탈해 갔고, 아이는 점점 자신감을 잃어 가면서 그 집단에서 혼자 겉돌게 되었다.  겉도는 아이를 보며 유치원에 부탁도 하고 일부러 동네 엄마들과 만나며 아이들 같은 반 아이들과 조금씩 어울리게도 했다.  하지만, 아이는 늘 주변인이었다.  그리고 아이와 난 천천히 발음연습도 하며 책이란 친구를 통해 아이의 상처를 어루만져 주었다.

아이는 6살 후반에서야 서서히 극복해 가기 시작했다.  그리고 7살이 되어서도 스스로 부단히 노력하며 친구들 무리 속으로 서서히 들어가기 시작했다.

아이가 극복해 낼 수 있었던 힘은 바로 긍정의 힘이다.  그리고 그 상황을 회피하기 보다 맞서기 시작한 것이다.  맞선다고 해서 주먹이 먼저인 것이 아니라 자기 생각을 상대방에게 펼쳐 보이기 시작한 것이다.  단순히 목소리 큰 사람이 이기는 식이 아닌 논리적으로 말하며 상대방을 이해시키기 시작한 것이다.

그리고, 지금...아이는 밝게 자라고 있다.  아직도 그 상처가 온전히 회복된 것은 아니지만, 아이는 이제는 자신의 감정도 드러내며 억눌려 있던 슬픔을 쏟아내고 있다. 

하지만, 이게 끝이 아니다.  아이는 또 다시 사교육을 받지 않는다는 이유로 또 다른 집단과 개인으로서 맞서있는 상태다.  아이는 말한다.  자신도 그 집단에 들어가고 싶다고.  그러나 엄마는 그런 아이를 설득했다.  아이는 알고 있다.  이제 집단과 어떻게 맞서야 하는지를...

이 책을 다 읽으면 아이는 에스벤을 이해하게 될 것이고, 자신이 서 있는 자리에 대해서도 생각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무조건 도망칠지 아니면 배움의 힘으로 맞설지 정하게 될 것이다.

지금의 난 책 속의 한스이고 아이에게 한스처럼 가르치고 있다. 우리 아이는 에스벤이고 그 가르침을 따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