_'있었다.'라는 말은 현재진행 과거형?

제목이 참 쓸쓸하다고 생각했다. '두 사람이 있었다'? 처음부터 한쪽 귀퉁이가 떨어져 나간 상실감을 주는 단어라니! 그리고 생각했다. 헤어지고 만나고 아파하고 그리워하는것에 이유란것이 지극히 단순해. 지극히 평범해. 지극히 일률적이야. 그럼에도 똑같은 코스를 밟고 똑같이 내달리고 똑같이 후회해. 어쩜 우리의 삶에 이별이란것은 본래 그래왔고 그래야 한다는듯, 그렇게 말이다.

책은 part one 보고싶다 보고싶다 보고싶다 part two 그와 그녀가 헤어진 이유 part three 기억이란 결국 지나가는 걸까 part four 시작에는 용기가 필요하다로 구성되어 있다. 보는바와 같이 part별 구분은 뚜렷한 주제를 갖지 못한다. 통합된 주제 '이별'을 가질 뿐이다. 물론 그 전제에는 사랑했던, 사랑한, 사랑할 순간이 함께한다.

개인적으로 정말 좋아하는 드라마 작가가 노희경씨다. 그 분의 드라마를 볼때면 늘 가슴치는 대사들이 많은데 그 이유는 작가님 드라마속에 녹아있는 우리네 삶, 소소한 상황들이 우리와 멀지 않기에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몇년전 작가님의 드라마 '굿바이 솔로'에서 탤런트 이재룡(분) "인생, 혼자 가는 돛대야!"는 여전히 잊을수 없는 대사중에 하나다. 이 책을 읽는내내 왜 그 대사가 유독 많이 떠 올랐는지는 모를일이지만 적어도 '아직' 내겐 이별이란 단어가 주는 느낌이란 슬프고 힘들고 아프기만 하진 않은것 같다. 쉬운말로 이별은 또다른 시작! 물론, 지금 내가 말하는 '아직'이란 말의 기한이 지금이 '다' 일지도 모를 일이지만.

이별은 매순간 공통의 주제를 가진다. 그래서 우린 직접 간접을 떠나 이별을 이야기할때 같은 기억에 공감하고 같은 노래에 추억삼고 같은 흔적에 아파하는지도 모르겠다. 그럼에도 우린 또다시 사랑이란걸 한다. 언제 아파봤냐는듯 언제 울어봤냐는듯 말이다. 그래서 이별은 슬픔인 동시에 새로운 시작! 그 기대란걸 품게 만드는게 아닐까? 책을 덮으며 '기억은 모두 추억할수 없지만, 추억은 모두 기억할 수 있다'라는 말과 함께 책 제목을 유심히 들여다봤다. 그리고 느낀점! 두사람이 있었다_ 그리고 다시 한사람 .. 뒤에 유독히 쓸쓸하던 말줄임표 뒤엔 '또다시 두사람'이란 말이 들어가야 할 자리일꺼라고, 반드시 그럴꺼라고! 그럼으로 이별은 슬픔을 대변하는 단어가 절대 아니라는 사실을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