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서점 인터파크도서

참으로 오랜만에 읽어 보는 에세이다.

아이를 키우면서 아이와 함께 생각을 공유하기 위해

아니면 아이의 학습에 도움이 되는 책 위주로

책을 접하고 있는게 사실이다.

그래서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내 생각을 들여다 볼 일도 점점 없어지고

남의 사생활을 엿볼 수 있는 에세이또한

손에 들기 겁이 난다고 해야 할까?

"집에만 있긴 싫고"...

유난히 제목이 끌렸다.

왜 일까?

집순이인 나는 왜만하면 집밖을 나서지 않는다.

아이가 어렸을때는 아이를 핑계로

여행도 참 많이 나섰는데...

깔끔한 주황색 표지 중간에 있는

어디론가 떠나는 듯한 자동차...

그리고

"항상 지금처럼 가볍게 생각해.

뭐든 깊이 생각하니가 괴로웠던 거야."

이 말 한마디가 요즘 힘든 마음을 위로해 주는 듯했다.

겉표지를 넘기는 순간 작가의 친필 사인이 눈에 들어왔다.

나만 그런지 모르겠지만

작가의 사인을 보니

마치 작가로부터 선물 받은 느낌이랄까?

말캉한 죽움에 대한 기억으로 부터 출발하여

사랑,과거,그리고 현재까지...

마치 작가의 유년시절부터 현재까지

친구의 이야기를 듣는 듯한 느낌이었다.

상실의 궤적

한 권의 책을 완성한다는 것은

아름다운 풍경을 바라보는 것과 닮았다.

순간 이후부터 상실이 따라온다는 점이

풍경은 지나간 순간부터 눈앞에서 사라지고

책은 츨판되는 순간부터 정동과 끈이 끊어진다.

그리고 완전히 소멸되면 곧바로 울임이 커져 나온다는 점까지

결국 나의 모든 걸음은 상실의 만들어 낸 흔적이다.

p. 110

작가는 자신의 이야기를 책으로 만들면서

위로를 받는 듯 했다.

아무리 주변에서 나를 생각해 준다지만

내 스스로가 받아들이고 인정하지 않으면

아무 소용이 없다는 걸 안다.

어딘가 나만의 소통창구가 있다는건

정말 부러운 일이다.

여행이란

그동안 내 안에 잠복해 있던 고통들어게

연고를 발라주는 일이다.

그렇게 마음이 곯지 않도록 내 안을 치유하는 일이다.

p. 133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여행을 떠나는 걸까?

여행이 끝날 쯤 집을 제일 그리워하면서도 말이다.

나역시 방학이 되면 딸아이와 단 둘이 떠나는

여행이 가다려진다.

활동량이 많은 아이라 따라다니기도 벅찬대고 말이다.

그때 그랬다면 어땠을까? 하고

종종 떠올릴 ' 때' 가 있습니다.

모든 일들은 지나고 나서야 알 수 있느니,

어쩔 수 없었다지만 그래도 다시금

'그때 그랬다면...'하고, 떠올리는 날은

주로 어린 시절일 때가 많았습니다.

누구에게나 후회없는 삶은 없겠죠.

지금 이 순간도 시간이 흘러 돌이켜 볼 때

안타까운 후회로 남을지

좋은 기억으로 떠올릴지 모릅니다.

하지만 이 책과 함께한 시간은 적어도

저에게는 좋은 기억으로 남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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