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

 

왜 나는 사진을 찍으면 이렇게 흐리기 나오지.

폰이라서 그런가.

자꾸 손이 떨리네.

 

올해 7편의 소설들은 대부분 재미가 있었다.

지루하거나 나른한 작품이 없었다.

 

1.

대상은 손보미의 '폭우'라는 작품이 차지했는데

읽다가 어디서 읽은 기억이 나는거였다.

그래서 어디서 읽었더라 하고 곰곰히 생각해 보니

작년 문학동네 가을호에서 읽었던 기억이 났다.

 

그때 읽고 오늘도 읽었지만

내게는 감흥이 오지 않았지만,

심사위원들에게는 감흥이 왔나 보다.

 

김미월의 '프라자 호텔'은 현재의 아내와 

남자의 첫사랑이 연관 지어지는 작품이다.

이 작품의 남자 주인공의 낭만은 여성들이 원하는 남성상이 아닐까 하고 생각해 보았다.

아마도 작가가 원하는 남성이 아닐까.

남자의 일편단심 같은 뭐 그런거.

아니면 말구.

 

황정은의 '양산 펴기'

이 작가의 경장편을 읽은 터라 어느 정도의 패턴을 예상했었다.

그 범위내에서 다소 현실적이게 이야기를 그려내고 있었다.

 

 

김이설의 '부고'란 작품은 재밌게 읽었다.

소재가 진부하다고 할 수 있지만

마치 아줌마들이 뻔한 드라마의 줄거리를 알고도 보는 재미처럼

나는 그렇게 읽었다.

 

정소현의 '너를 닮은 사람' 이 작품이 제일 맘에 들었다.

읽는 내내 스릴러를 생각하게 만들었다.

남자친구를 유부녀에게 빼앗긴 여자의 사소한 복수랄까.

사랑이란 감정은 정말 어찌하지 못하는 것일수도 있겠구나 하는 생각과

용서에 대한 고뇌와 관찰이 돋보인 작품이었다.

 

정소현이란 작가의 작가 노트가 인상적이었다.

어떤 사람을 상대로 쓴 글인 거 같은데

감정이 물씬 묻어 나고 마치 한을 품은 여인이

곡조를 읊는 것 같기도 했다.

잘은 모르지만 하여튼 그 사람은 이 소설 꼭 읽기 바란다.

 

 

김성중의 '국경시장'은 환상특급이라는 80년대 미국 드라마를 생각하게 만들었다.

물고기의 비늘이 화폐가 되고 그 화폐를 얻기 위해

자신의 기억을 판다는 소설의 줄거리가 그랬다.

 

유일하게 남자의 소설이 뽑혔다.

바로 이영훈의 '모두가 소녀시대를 좋아해'란 작품인데

위 6작품 보다 지루했다.

한 남자가 대변을 참고 화장실을 찾아 헤메는 과정인데

마지막에 경찰이 왜 소리를 지르는지 모르겠다.

개인적인 생각인데 그 경찰은 가짜같다.

쉽게 말하면 미친 놈이 아닐까.

 

그 외 다른 장면도 유머인지 아닌지 모르게 애매하지 않았나 생각했다.

웃음에 관대한 사람은 웃을지 모르겠지만.

 

2.

7편의 작품 모두 일정 수준을 보여줬다.

읽는 내내 큰 지루함을 느끼지 못했으니까.

 

아, 잊을 뻔 했는데 작품 해설이 재미었다.

p 83부터 시작하는 '황예인'의 해설이 독특했다.

마치 애인에게 편지를 쓰는 듯한 말투였다.

 

그리고 다른 해설도 편안하게 사람을 빨아 들였다.

물론 딱딱하고 지루한 해설도 있었지만

그렇지 않은 해설이 있어 태어나서 처음으로 해설에 만족했다.

 

이 책은 단편이라 틈틈이 읽어야 할 사람에게 좋을 것 같다.

또 여성들이 좋아할 만한 소재가 많아

여성들이 좋아할 것 같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