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

 

위풍당당

 

성석제의 소설이다.

우리 나라 소설가 중에서 '구라'를 제일 잘 친다는 작가로 알고 있다.

 

그의 단편은 읽은 기억이 난다.

강인한 인상이 있지는 않았다.

 

이번에 그의 장편을 처음으로 접했다.

그 전에 어디에서 단편으로 본 기억이 난다.

아마 이 소설 어느 문학잡지에 연재를 했을 것이다.

내 기억으로는 그렇다.

 

1.

이 소설에 등장하는 인물은 일곱 여덥 되는 걸로 기억한다.

그 중에서 뚜렷하게 주인공 역할을 하는 인물은 없다.

각자가 주인공이라고 보면 된다.

 

시골 길을 가다가 조폭들이 이쁜 여자를 본다.

순간 어떻게 낼름 하고 싶어서 차를 천천히 몬다.

이에 여자 세미는 본능적으로 위협을 느끼고 도망친다.

여기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세미의 동생 준호가 조폭을 때려 눕히면서

조폭 두목이 발끈한다.

 

세미가 사는 동네는 산골 깊숙한 곳이다.

찾는이가 거의 없다.

 

그곳에 거주하는 사람들은

세상살이에 치여 모인 사람들이다.

 

폭력적인 남편을 피해서

무정한 남편을 피해서

의붓아버지를 피해서

 

저 마다 말 못할 사정들......

 

그것들을 잊기 위해

마지막으로 찾은 곳이 바로 그들의 보금자리였다.

 

그 보금자리에 조폭들이 보복을 한다고 찾아왔다.

여기서 싸움이 시작된다.

 

기상천외한 방법들로

 

2.

 

이 소설은 무수한 소제목들로 되어 있다.

무엇보다 각 인물들의 사연을 세세하게 다루고 있다.

어느 인물들 하나 소홀히 하지 않았다.

 

세상에 버려진 이들의 삶은

누구나 다 소중하다고 말하는 것 같다.

 

간혹 튀어 나오는 욕석은 글의 재미를 더해 주었고

무엇보다 소설이 질리지 않았던 것은

그의 장문과 단문을 번갈아 쓰는 노하우가 아닐까.

 

짧은 단문 뒤에 장문을 쓰거나 아님 그 반대거나

극이 긴박할 때는 연속적인 단문으로 이루어지거나

 

 

3.

 

조폭들이 쳐들어 왔을 때

남자들은 도망치자고 했다.

 

소희라는 여인만이 그렇게하지 못하겠다고 했다.

 

마지막 남은 그 무엇을 위해

그들은 조폭들과 맞선다.

 

가진 것 없어도 어떨때는 우리는 저런 모습을 보여야 하지 않을까.

위풍당당한 모습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