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야구를 부탁해.

 

 

고양이를 부탁해, 엄마를 부탁해, 아가씨를 부탁해.

이제는 야구까지  부탁하네?

부탁을 한다는 것은, 맡기고 어디로 간다는 말인데.

이 책 읽어보니, 히데오 어디로 많이 쏘다니더라.

 

오쿠타 히데오가 쓴 산문집이다.

기행문도 있고, 견학문도 있고,

야구 이야기도 있고.

그냥 있기만 하고.

 

야구를 부탁해란 말에 솔깃해서 이벤트 신청해서

운좋게 당첨이 되서

받아서

읽어드랬는데.

 

뭐, 야구 이야기는 조금 나오고 대부분 히데오가

어디 가서 보고 놀고 먹고 즐기고 느낀점을 쓴 책이다.

 

그리하여

이 책은 100프로 야구책이 아니다.

 

오, 이 허망한 마음이여.

마치 붕어빵의 단팥이 좋아 한 입을 물었는데

단팥이 코딱지만큼 들어 있을때의 기분이랄까.

 

 거금 만 이천 팔백원의 책을 공짜로 받고,

서평을 쓰기로 약속을 했으니 감사한 마음으로 쓰자.

 

 

 

책 표지를 일단 살펴보자.

 

 

빨간 모자를 쓴 녹색의 까마귀?

야구 배트를 든 일본 원숭이

(원숭이란 말은 서양인들이 동양인 놀릴때 즐겨 쓰지만,

우리가 일본인 비하할때도 즐겨 쓴다. 뭐야, 인정하는거야? )

 

밑에 토끼는 오쿠다 히데오인가?

맥주와 소세지가 있는걸 보니.

 

여기서 주목할 점은 출판사가 왜 책 제목과 이런 그림을

표지로 삼아냐는 것이다.

 

일본은 야구가 국기인 나라이다.

(물론 스모도 국기에 들어간다.)

고등학교 야구팀만 4000개가 넘는다.

매년 4월에는 고시엔에서 전국고등학교 야구 대회를 한다.

한신은 그 기간 홈을 사용하지 못한다.

(우리나라 고등학교 야구팀은 50~60개로 알고 있다.)

 

즉, 일본에서 책 장사를 하려면 '야구를 부탁해'란 제목이

적합하다는 것이다.

(설마 한국에서 정하지는 않아 겠지?)

 

까마귀, 원숭이, 토끼.

이 그림들은 대체 정체가 뭐야?

 

제대로 책 제목을 정한다면

 '히데오의 탐방문'이 옳지 않을까?

 

2.

 

또다시 헤엄쳐 돌아가.

 

베이징 올림픽에서 호시노가 이끄는 일본 야구팀은 자업자득으로 4위를 한다.

 

그 당시 미국과의 경기에서 일부려 졌다.

왜냐구?

 

쿠바를 피하고 한국과 경기를 하는 것이 수월하다고 생각했으니까.

쉽게 말하면 지는 팀이 한국하고 한다.

이기면 쿠바하고 한다.

 

아마최강 쿠바보다는 한국이 더 낫다는 판단은

미국과 일본이 똑같이 한다.

그래서

서로 지려고 쇼를 했다.

 

에이, 설마.....

믿기지 않으면 그 당시 야구경기를 보라.

 

패배후에 웃으면서 나가는 감독이 세상에 있는가?

당시 경기 화면을 보면 알 것이다.

선수들의 불성의한 태도를.

 

이건 뭐, 한국 야구팬이라면 그때 일본과 미국의 쿠바 피하기  시합은

다 아는 일이다.

 

한국의 9전 전승, 우승으로 막을 내린 베이징 올림픽 야구는

히데오의 단, 몇줄로 끝이 났다.

뭐, 당연히 길게 쓸 이유가 없겠지.

 

3.

 

뉴욕 만세!

 

야구의 본고장 미국.

우리나라는 질레트라는 선교사에 의해서 야구가 인천을 통해 들어왔다.

그래서

인천을 구도라 하기도 하고 미친팬이 많은 부산을 구도라 하기도 한다.

 

아.

10회 한국시리즈 우승을 한 광주 호랑이와

통산 최고 승률을 자랑하는 대구 사자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든다.

그들에게도 구도라는 명예로운 호칭을 붙여도 전혀 이상할 것은 없다.

 

히데오, 미국가서  마쓰이도 보고 양키즈 구장 구경도 하고

툭 하면

"왜 일본은 이렇게 못 해"

라는 말을 지껄이며, 메이저리그 팬이었다고 자부한다.

 

"왜 우리는 그렇게 못해"

이 말 굉장히 싫어한다.

 

"우리도 저렇게 할 수 있어"

이 말 굉장히 좋아한다.

 

전자는 비관적이고 후자는 낙관적이다.

비관은 미래를 어둡게 하고 낙관은 미래를 밝게 한다.

히데오 당신, 일본 야구팬에게 욕 무지 먹겠는데.

 

개인적으로 히데오가 자주적인 야구팬이라면

월드시리즈란 단어에 거부감이 들어야 한다.

 

미국만 하는 시리즈를 왜 월드란 표현을 써야 하는 것인가.

미국에 뻔뻔함이 싫지도 않단 말인가.

그저 상대가 강하면 뭐든지 인정한다는 말인가.

 

월드시리즈란 말은 오래전 미국기자가 처음으로 쓴 말이다.

그것이 유래가 되서 지금까지 당돌하게 쓰고 있다.

 

지들이 무슨 세계를 대표한다는 말인가.

가당치도 않게 월드시리즈라니,

자국리그에 월드라고 붙이는 나라는 미국밖에 없다.

미국은 그저 유에스에이 시리즈라 하는 것이 옳다.

 

 

 

4.

 

야구를 부탁해.

 

주니치 드레곤즈의 팬이라 밝히는 히데오.

이 팀에는 우리나라 이종범과 이상훈, 선동렬이 함께 뛰어던 팀이다.

그 당시 감독이 호시노였다.

 

이때 리그 우승은 했으나, 일본시리즈 우승은 하지 못했다.

 

이 산문에서는 기업 명칭에 관한 것이 나온다.

이 부분은 마음에 든다.

 

미국에 좋은 점이라면 명칭이 그 도시의 이름으로 되어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애석하게도 우리나라는 기업명이 앞에 붙어있다.

 

재밌는 것은 일본 롯데나 한국롯데나

팬을 우롱하고 무시하는 것에 일가견이 있다는 것이다.

 

아,

히데오, 일본 롯데를 향한 따끔한 충고는 정말 좋았어.

나, 한국 자이언츠 팬이거든.

 

덤으로 세계 3대 광적인 야구팬이 있다.

- 한국의 롯데 자이언츠 팬

- 일본의 한신 타이거즈 팬

- 미국의 시카고 컵스 팬

(미국은 의견차가 있기도 하다)

 

 

5.

아저씨 록 페스티벌에 가다.

 

- 히데오 가서 춤추고 놀았다.

 

 

6.

작열하는 만국 박람회 관람 행렬 르포

 

- 히데오 가서 줄 서다가 안해도 될 구경만 했다.

 

 

 

7.

세계 최고의 롤러코스터 '좋잖아요' 절규 체험기

 

- 히데오 놀이기구 좋아한다.

 

 

 

8.

시코쿠 섬 88사찰 순례, 그리고 우동

 

- 히데오 우동 무지 좋아한다.

 

 

9.

 

이 책은 앞서 말해듯이 제목만 야구가 들어가 있을뿐

야구를 위한 책은 아니다.

고로, 책의 제목을 이따위로 삼아서

순진무구한 야구팬을 희롱하는 일은 삼가야 할 것이다.

 

온 몸에서 욕을 하고 싶은 마음이 범람 했으나

어차피 세상은 돈을 벌기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으니

그리하여

그들의 이런 행태를 이해하는바

앞으로 책 제목의 신중을 기해 달라고 말해도 소용없다는 걸 알지만

입은 삐뚤어져도 말은 바로해야 하지 않겠는가.

 

그나마

히데오가 야구를 로데오로 생각지 않고

신성시 하고 있다는 점은 마음에 든다.

 

 

 

10.

 

히데오의 문체는 쉬이 읽힌다.

공중 그네도 그랬다.

왜냐면

형용사가 거의 없다.

마치 헤밍웨이 같다.

 

히데오, 팬이라면 이 책 읽을 것이고

산문 좋아하면 읽을 것이고

야구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예수와 같은 포용력으로 읽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