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사람이 인격함양을 위하여 재산,소유물,명예등을 무시하고 생활을 할수는 없다. 이러한 것들이 부족할 경우에는 "궁핍"으로 인하여 고통받을 것이고, 넘쳐날 경우에는 "무료함"으로 고통받을 것이다. 지적인 삶에 대한 욕구를 갖지 않으면 항상 궁핍과 무료함 사이를 오가는 행복하지 못한 삶을 맞이하게 될것이다. 따라서 삶의 진정한 행복은 자신을 이루는 것을 추구하는 지적 활동에 기인하며, 이는 우리의 "일체유심조"와 일맥 상통하는 의미로 다가온다.

   염세주의자로 더 널리 알려진 쇼펜하우어 답게 대중의 대부분을 우매하다고 정의하고 이러한 지적활동에 행복을 찾을 수 있는 사람은 극소수에 불구하다고 또 역설하고 있다. 또한 삶의 행복은 쾌락추구가 아니라 고통 회피에서 비롯된다고 한다. 온몸이 건강하고 작은 상처가 있다면 모든 신경이 작은 상처에 집중하고 다른 부분의 건강함이 묻히는 것과 같이 고통을 가능한 회피하는 것이 전체적인 행복에 이르는 길이라고 이야기한다. 현재의 물질문명에 타락하지 않도록 경종을 울리는 말처럼 다가온다.

   연륜이 쌓이면서 경험을 통한 결실을 얻는 경우에 있어서는 비록 보통의 지적능력을 가졌다고 하여도 살아온 삶을 조망할수 있으며, 인간이 지니는것, 남에게 드러나 보이는 것에 흔들리지 않고서 자신을 이루는 것에 집중하여 행복을 즐길수 있음을 이야기한다. 결국 인생의 행복은 모든 사람이 훌륭한 정신세계를 이루지는 못하지만 나에게서 사라져버리는 것에 집착하는 허영심을 버리고 나에게서 떠나가지 않는 내적 자아를 만족시키는 명랑함을 추구하는것에 있다.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행복의 기준을 다시금 생각하게 한다. 멋진 자동차와 멋진 아파트가 과연 우리에게 얼마나 행복을 가져다 줄까? 이러한 비교가능한 것에서는 삶의 편리함은 있을지 몰라도 진정 행복을 찾기에는 뭔가 부족해 보인다. 나이가 들어 은퇴를 하면 많은 사람들이 귀촌하는 이유를 생각해보게 한다. 편리하지도 않고 훌륭한 아파트가 있는 것도 아닌데,, 진정 행복의 이유가 자신의 마음속에 내재하고 있음을 뒤늦게 깨닿는 것은 아닐까?

   우리는 많은 부분 미래를 위하여 오늘을 희생하는 삶을 살아가려고 하는데, 오늘의 중요성을 간과하고 있다. 쇼펜하우어는 늘 새로운 오늘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수 많은 오늘이 모여서 현재의 자신을 구성하고 그 쌓여진 오늘이 내일의 방향을 제시하므로 현재에 충실해야한다. "내일 죽는다면 오늘 무엇을 할 것인가?"라는 경구가 떠오를 만큼.. 다시금 오늘 하루의 중요성을 생각해본다.

   하지만 현재의 기준으로 조금은 어려운 두가지가 있다. 하나는 여성에 대한 비하이고 다른 하나는 라틴어에 대한 숭배이다. 여성은 남성에 비하여 지적능력의 차이가 커 미래의 설계나 철학적 성찰이 불가능하다는 것인데, 현대 사회는 동등한 인간개체로서 남녀의 차이가 없음이 현실에서 입증되고 있다. 라틴어에 대한 숭배는 양서들이 자국어로 번역이 되어 일반인들이 읽게 되는 점을 개탄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쇼펜하우어의 기본 사상인 지적능력이 뛰어난 자들은 소수라는 사실에 입각하고 있으며, 그 사람들이 동일 언어로 소통되지 않을 경우 시대의 차이를 넘나들어 고전의 이해에 어려움이 있을거라는 것이다. 물론 번역을 함으로써 의미의 전달은 가능하나 행간의 느낌을 전달하는데 제한이 있을수는 있지만 전세계가 라틴어를 사용해야한다는 것은 협소한 세계관에서 비롯된 것이리라. 그가 동양의 더 오랜 역사와 문화를 깊이 이해했다면 아마도 다르지 않았을까?

    모든 사람의 생각은 다를수 있지만 행복한 인생은 물질적인 것, 다른사람에 과시하거나 타인에 의하여 평가받는 것에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개개인을 구성하는 내적인 것을 향유하는 삶이란 것을 다시금 느끼게 해준다. 어쩌면 조금 느리게 보일지 몰라도 우둔하게 보일지 몰라도 현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삶의 진정한 의미가 무엇인지 다시금 생각해 볼 기회를 만들어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