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Q정전]은 1923년 노신의 첫번째 소설집 [납합]에 수록된 14편의 작품 중 하나로 중국인의 이중적인 허위의식과 열등감이란 치부를 날카롭게 비판한 작품입니다. 학창시절 문학시간에 꼭 한 번은 들어보게 되는 작가와 작품이지만, 그리 길지않은 중편소설이지만 완독한 사람은 그리 많지 않은 작품 중 하나인 것 같습니다.  최근 영화로 개봉되어 많은 주목을 끌고 있는 [위대한 개츠비]의 개츠비처럼 아Q역시 중국의 한 시대상을 대표하는 인물이기에, 생각이 나 다시 읽게 되었습니다.

 그는 집이 없이 마을 신주를 모시는 사당에 살고 있으며 남의 집에서 날품을 팔아 생계를 꾸려가는 천민이지만 자존심은 무척 강한 30대의 남자입니다. 평소 얕보던 왕호와 이잡이를 하다 자신이 질 것 같자 시비를 걸고, 술집 앞 어린 비구니의 볼을 꼬집어 야유를 받기도 하죠. 그리고 마을 유지인 자오어르신댁의 식모에게 "같이 자자"며 말하다 마을에서 쫓겨납니다. 도시에서 도둑질하며 많은 돈과 장물을 갖고 마을로 돌아온 아Q는 잠시 사람들의 경외의 대상이 되지만 이내 좀도둑임을 들켜버려 무시당하죠. 그러다 혁명이 일어납니다. 혁명이 일어나자, 그는 평소 위세높던 자오 나으리 집안도 전전긍긍하는 것을 보며 혁명가가 되려고 하는데, 그 이유가 남의 물건을 자기 마음대로 소유할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그가 그렇게 혁명가가 되어 위세높은 집안의 물건을 빼앗아 올 생각을 하는 어느날, 자오어르신 집이 도난을 당하자 아Q는 영문도 모른 채 관아로 끌려갑니다. 그리고 도둑으로 몰려 처형장으로 가는 중에도 아Q는 혁명가 한 곡을 폼나게 부르지 못하는 것을 부끄럽게 생각할 뿐이죠.

  아Q라는 인물은 약자에게 강하고 강자에겐 약한 행동을 하지만 어느경우라도 결국 손해보는 어눌한 사람입니다. 그리고 그런 그에겐 자기가 받은 모욕을 쉽게 망각하는  "정신승리법" 이란 자신만의 자기방어기제가 있습니다.  소위 그의 정신승리법이라는 것은, 그가 노름판에서 많은 돈을 따고 있는 순간 싸움이 일어나 돈을 모두 잃고 몸은 여기저기 아프로 쑤시는 상황인데도, 그저 자기 뺨을 때리며 분풀이 하고 홀가분해하며 모든 것을 잊어버리는 그만의 행동양식입니다. 이런 어처구니 없는 상황에서도 화를 내기는 커녕 스스로 승리자라고 자처하는 그는,  문학사에서는 퇴폐적인고 무력한 봉건적 중국인의 삶을 신랄하게 풍자했다란 해석을 할 수 있지만, 요즘 나오는 심리학책 서적의 내용을 빌리자면 그가 외상기억을 잘하지 못하고 잘못된 신체반응을 하는 것은 분명 시냅스의 연결이 원활하지 못하며 지속적으로 코티솔이 분비되는 상황에 의해 해마의 기능이 억제되었기 때문이란 생각도 듭니다.

 우매하고 나약한 그에게 그 누구도 도움의 손길을 내밀지 않고 방치했던 사회, 그 사회와 지금 오늘날의 사회가 그리 다르지 않기에 안타까움을 자아냅니다.

  대화체가 거의 없는 긴 서술방식이라 톡톡 튀는 대화나 간결한 문장을 좋아하는 요즘 학생들에겐 조금 지루할 수 있지만, 읽을만한 작품이란 말씀드리고 싶네요~ ^^